FKA twigs – Papi Pacify | EP2 (2013)

 

영국 출신 아티스트 에프케이에이 트윅스(FKA Twigs)의 두 번째 앨범 [EP2] 수록곡 중 가장 먼저 뮤직비디오와 함께 공개된 싱글이다. 지난해 내놓은 첫 번째 앨범 [EP1]과 마찬가지로, 칸예 웨스트의 [Yeezus] 앨범에 참여하기도 했던 프로듀서 아르카(Arca)가 힘을 보탰다.

뒤엉겨 있는 두 남녀(여자는 아티스트 본인이다)가 움직이는 장면이 되풀이되며 시작하는 뮤직비디오는 위태로우면서도 관능적이다. 오로지 인물에만 초점을 맞춘 영상은 둔탁하게 울리는 소리를 탁월하게 시각적으로 구현한다. 무겁게 내려앉는 전자음과 억지로 힘을 주지 않아도 중심을 잡고 곡을 이끌어가는 목소리가 조화롭다. 후렴에 이르러 비트가 바뀌고 전자음과 뒤섞인 목소리가 퍼져나가며 어떤 정념의 분출마저 느껴지는데, 이는 후반부 온몸에 반짝이를 바른 트윅스가 등장하며 정점에 이른다.

솔직히 말하자면 미인이 트립합을 한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전혀 없겠지만, 아직까지는 프로듀서 아르카의 공이 더 크지 않나 싶다. 언젠가는 아르카가 아닌 다른 누군가와 혹은 그녀 스스로 작업해야 할 날이 올 텐데, 그때도 이같이 짜임새 있게 잘 만들어진 소리를 들려줄진 모르겠다. 일단 어두운 가운데 반짝이는 그녀를 좀 더 지켜보려 한다. | 이다혜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