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826124601-imagesCAWYNNEMCults – Cults – Sony Music Korea, 2011

 

빈티지 알콜

만약 지금 밀림닷컴(millim.com)이 서비스를 시작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상상을 한번 해볼 수도 있겠다. 밴드캠프(Bandcamp)가 낳은 최초의 스타급 뮤지션일 컬츠(Cults)의 성공을 보면 그런 생각이 아무래도 들게 마련이다. 물론 한국에는 남의 노래를 부르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비제도권’ 스타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래서 제도권이건 비제도권이건 결국 스타는 TV에서 나오지만 아무튼 상상 정도야 해 볼 수 있지 않겠나? 뉴욕대 재학생 두 명이 결성한 이 밴드는 밴드캠프 페이지에 올린 싱글 “Go Outside”로 피치포크미디어의 주목을 받았고, 릴리 앨런의 레이블과 계약하면서 활동을 시작한지 1년여 만에 메이저행 티켓을 따냈다.

블론드 레드헤드(Blonde Redhead)나 슬라이 벨스(Sleigh Bells) 등의 ‘빈티지’하고 ‘노이지’한 팝 음악에 애정을 기울였던 이들에게, 그도 아니면 야광토끼 등의 음악에 익숙한 이들에게 컬츠의 음악이 뒤통수를 후려치는 어떤 것을 안겨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뉴웨이브와 모타운, 1950-60년대 버블팝의 추억을 로파이한 에코와 리버브 사이로 명료한 훅을 통해 회상하는 컬츠의 음악은 거의 즉각적으로 사람들을 자극하는 종류의 것이다.

사교 교주 짐 존스의 내레이션과 반짝이는 철금으로 시작하는 “Go Outside”, 느긋하게 흐르다 펑 터지는 두왑 “You Know What I Mean”, 굵은 체로 걸러낸 50년대 걸 그룹 팝 같은 “Most Wanted” 등 초반부가 비교적 특별한 순간이지만 전체적으로 곡들의 편차가 큰 편은 아니다. 음반에는 35분 남짓한 시간에 열한 곡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버스와 코러스만 던지기도 바쁜 시간이다.

그래서? 나보고 걸라면 ‘원 히트 원더’ 쪽에 칩을 던지겠다. 장점만큼이나 한계도 명확한 스타일인데, 바로 그 한계가 장점의 원천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음반이 연말에 기억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확신이 없다. 그러나 당장의 청량감만은 인상적이다. 손등에 바른 알콜 같은 음반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 그 때문일 것이다. | 최민우 [email protected]

6/10

수록곡
1. Abducted
2. Go Outside
3. You Know What I Mean
4. Most Wanted
5. Walk At Night
6. Never Heal Myself
7. Oh My God
8. Never Saw The Point
9. Bad Things
10. Bumper
11. Rave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