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oushka Shankar – Flight | Traces Of You (2013)

 

아누쉬카 샹카(Anoushka Shankar)는 라비 샹카(Ravi Shankar)의 딸이자, 노라 존스(Norah Jones)의 동생, <안나 카레리나>와 <한나>, <어톤먼트>같은 영화를 연출한 조 라이트(Joe Wright) 감독의 아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는 무엇보다 훌륭한 시타르 연주자다. 이 곡은 2013년 10월에 발매된 앨범 [Traces Of You]의 수록곡으로 개인적으로 최근 들은 것들 중에 가장 아름다운 곡이라 생각한다. 앨범에 앞서 소개된 싱글 “Traces Of You”는 2012년 12월에 세상을 떠난 라비 샹카를 기리는 곡이고, 노라 존스는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짐작대로 “Trace Of You”는 큰 관심을 받았지만 아누쉬카 샹카의 존재감은 명백히 다른 연주곡들에서 돋보인다. 특히 “Flight”는 몽롱한 음색의 시타르 외에 항(hang – ‘행’으로 발음하기도 하는데, 항/행드럼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이라는 타악기의 신비한 소리가 어울려 만드는 비현실적인 분위기로 청자를 유혹한다(앨범에 실린 곡이 영상보다 조금 더 길다). 아닌 게 아니라 이 앨범은 곳곳에서 동양과 서양, 고전과 현대, 이성과 신비가 섞이며 독특한 사운드스케이프를 만드는데, “Flight”에 있어서는 이 악기의 존재감이 압도적이다. 2000년 정도에 개발된 항 드럼은 철판으로 만들어진 곡면을 두드리거나 어루만지면서 연주하는데, 아프리카나 중앙아시아 지역의 전통적인 타악기들보다 훨씬 따뜻하고 부드러운 음색을 풍부하게 발생시킨다. 이 오묘한 소리가 곡을 지배하는데, 성층권 정도 높이에서 평화롭게 비행하며 지긋이 세상을 내려다보는 어떤 존재를 묘사하듯 곡조는 ‘외롭고 높고 쓸쓸’하다. 후반부에 이르러 시타르와 항 드럼이 힘껏 도약하는 순간도 멋지다. 감정이 고양되며 뭐라 말하기 어려운, 저릿한 감각에 사로잡히게 된다. 아름답고 우아한 동시에 어쩔 수 없이 슬픈 곡이다. | 차우진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