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5015343-CUR_strokessmallThe Strokes – Angles – RCA/Sony Music, 2011

 

주춤하는 드라이브

닉 발렌시(Nick Valensi)와 앨버트 해먼드 주니어(Albert Hammond Jr.)의 트윈 기타가 짧은 호흡의 날렵한 리프를 주고받으며 재기를 부린다. 그 곁으로 줄리언 카사블랑카스(Julian Casablancas)의 심드렁한 목소리가 단선적이지만 관습적이지 않은 선율을 타고 흐른다. 두 기타는 상호보완적이고, 보컬은 위트 있는 멜로디를 머금었다. 이는 스트록스(The Strokes)가 지난 앨범들을 통해 구축한 전형성이다. 그렇게 차곡차곡 히트곡들이 쌓이는 동안, 이들은 캐치한 거라지록과 샤프한 포스트펑크를 감각 있게 구사하는 대중적 밴드로 각인됐다.

세 번째 앨범 [First Impressions of Earth](2006)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정규작 [Angles](2011)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공명 없이 선명한 악기들의 음색이나 단순하고 직선적인 코드 진행 방식은 여전하지만, 핵심적인 것이 빠져 있다. 느긋하면서도 강렬한 드라이브의 쾌감이 그것이다. 다만 첫 싱글 “Under Cover of Darkness”는 완벽한 예외다. 이 곡은 이전의 전형성에 무리 없이 부합한다. 데뷔앨범 [Is This It](2001)이 발표된 10년 전을 상기시킨다. 철저히 기타 두 대와 보컬을 중심에 배치하여 내달리는, 타격감(stroke) 있는 음향이 전면에 나선다. “Someday”나 “Last Night”의 경쾌한 2/4박 드러밍과 낙차 큰 기타 피킹으로 찍어 누르는 로큰롤이 새로운 느낌으로 옛 감흥을 재현한다.

한편 나머지 곡들은 대체로 조금씩 다른 성질을 띤다. 보컬과 리듬 파트를 압도하는, 발림성 강한 기타 연주가 드물다. 신선한 멜로디는 더 드물다. 이러한 변화는 매우 뚜렷하다. 하지만 개별적으로 볼 때 괜찮은 곡들도 있다. “Taken for a Fool”은 그들 특유의 쨍하고 발랄한 기타와 살짝 뒤트는 코러스 파트, 재미있는 곡조를 가진 곡이다. 이어지는 “Games”는 샘플러로 엮은 촘촘한 비트와 엷은 선율이 카사블랑카 특유의 늘어지는 보컬과 어우러져 역설적 조화를 이루어낸다. “Life Is Simple in the Moonlight”은 예전에 보여준 적 없는 나긋나긋한 댄서블 트랙이다.

두 기타리스트가 작편곡에 비중 있게 참여했다는 [Angles]는, 전반적으로 안일하게 들리지만 그렇다고 뜬금없는 길을 걷지는 않는다. 스트록스가 만든 휘황한 역사를 고려한다면 미적지근한 21세기 인디록의 언저리 사운드 같은 인상을 지우기 어렵지만, 평가의 기준을 밴드의 정형으로만 보는 것도 촌스러운 방법일 테다. 나쁘지 않은 범작이기에, 다음 앨범에 대한 기대를 슬며시 가져보게 된다. | 김영진 [email protected]

6/10

수록곡
1. Machu Picchu
2. Under Cover of Darkness
3. Two Kinds of Happiness
4. You’re So Right
5. Taken For A Fool
6. Games
7. Call Me Back
8. Gratisfaction
9. Metabolism
10. Life Is Simple In The Moonlight

관련 사이트
The Strokes 공식 사이트
http://www.thestrok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