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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트리오 – 연안부두 – 안타/현대 LA 020, 1979 (재발매: 비트볼, 2010)

 

 

연안부두에서의 마지막 훵크

이 앨범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억은 앞면 세 번째 트랙인 “연안부두”에 집중될 것이다. 안타 프로덕션의 수장 안치행이 작곡한 ‘트로트 고고’ 넘버로, 도시 인천을 상징하는 노래가 되어 지금도 프로야구 SK와이번스나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 때마다 ‘떼창’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안부두”밖에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훵크-퓨전의 느낌이 완연한 “낙서”와 감각적인 팝 발라드 “저 하늘 끝까지”를 접하면 놀라게 될 것이다. 실제로 이 두 곡은 “연안부두” 앞에 포진되어 있어서 아티스트의 취향의 위계가 어떤 것이었는지를 보여 준다. 그 뒤로 “낙서”의 스타일은 “살짜기 말하겠어요”와 “꿈속의 님아”로 이어지고, “저 하늘 끝까지”의 감성은 “난 믿어”나 “옛 추억”과 같이 하며 징검다리식으로 배치되어 있다.

김트리오는 한국에서 재즈의 선구자들이자 ‘미8군 무대’ 제도화의 주역인 김영순(베니 김)과 그의 부인인 이해연 사이에서 태어난 김파, 김단, 김선 3남매로 구성된 밴드다. 이들은 부모가 미국으로 이주함에 따라 그곳에서 음악 활동을 전개하다 한국으로 돌아온 귀국파 혹은 해외파에 속한다. 이 음반의 사운드에 ‘빠다끼’가 느껴진다면 그 때문이다. 또한 미8군 무대에 뿌리를 둔 음악인들과 그 후예들이 대개 그렇듯이, 출중한 연주력에 비해 창작력은 부족하다는 점을 간파할 수 있다.

하지만 김트리오의 창작력이 마냥 빈약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그대 모습”과 “난 믿어” 등 두 번안곡, 안치행의 곡인 “연안부두”와 김기표가 만든 “꿈속의 님아”를 제외한 나머지 절반은 밴드 멤버들의 자작곡들이다. 하지만 국내 작곡가들의 곡을 제외한 다른 곡들은 시장에서 묻혀 버리고 말았다. 실제로 이들이 자신들의 스타일대로 나이트클럽에서 연주할 때 댄스플로어에서는 ‘춤추기 힘들다’는 항의가 종종 들어왔다고 한다. ‘수준 높은 음악을 한국인 팬들의 수준이 따라가지 못했다’고 주장할 생각은 없다. 단지 탈영토화된 음악인들이 재영토화하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것이 아니었고, 이 시기 국내의 음악인들 가운데 몇몇은 한국에도 미국에도 완전히 문화적으로 동화하지 못하는 운명을 살아갔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을 뿐이다. 30년이 지나서 ‘와, 이 그루브는 대단하다’는 감탄이 나오는 건 다행일까, 불행일까. 20110301 | 신호미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Side A
1. 낙서
2. 저하늘 끝까지
3. 연안부두
4. 살짜기 말하겠어요
5. 그대 모습

Side B
1. 난 믿어
2. 꿈속의 님아
3. 옛추억
4. 가버린 님

재발매 CD
1. 낙서
2. 저하늘 끝까지
3. 연안부두
4. 살짜기 말하겠어요
5. 그대 모습
6. 난 믿어
7. 꿈속의 님아
8. 옛추억
9. 가버린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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