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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a And The Diamonds – The Family Jewels – 679 Records/Warner Music Korea, 2010

 

 

당당함 그리고 솔직함

본명이 ‘마리나 람브리니 디아만디스(Marina Lambrini Diamandis)’인 마리나 앤 더 다이아몬즈(Marina and The Diamonds; 이하 마리나)는 영국 웨일즈 출신의 싱어송라이터이다(다이아몬즈는 그녀의 그리스 성 ‘디아만디스(Diamandis)’에서 따왔으며 이는 마리나가 그녀의 팬들을 부르는 애칭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녀는 자신의 마이스페이스(MySpace)를 통해 직접 작곡하고 프로듀싱한 곡들을 담은 CD를 팔기도 했으며, 이를 계기로 메이저 레이블에 스카우트되어 정식으로 데뷔를 했다. 그녀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된 것은 2009년 10월 BBC에서 조사한 2010년의 사운드(BBC Sound Of 2010 Poll)에서 2위에 오른 이후였다.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Glastonbury Festival), 레딩 앤 리즈 페스티벌(Reading And Leeds Festival)의 무대에 오르며 인지도를 확보한 그녀는 데뷔 음반 [The Family Jewels]를 통하여 영국 여성 싱어송라이터 라이벌 구도에 뛰어들었다.

[The Family Jewels]는 당당한 마리나의 목소리와 박력 있는 업템포 비트, 피아노 선율이 절묘하게 배합된 웡키 팝(wonky pop) 스타일의 음반이다. 음반에 수록된 14곡은 모두 마리나의 자작곡으로 여기에는 그녀의 솔직 담백한 인생관이 드러나는 신랄하고 위트 있는 가사는 물론, 보컬로서의 풍부한 감성 또한 짙게 배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음반의 첫 곡인 “Are You Satisfied?”는 좋은 예가 된다. 풍부한 보컬과 록 사운드에 입혀진 ‘자신의 삶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느냐’라는 철학적인 질문의 가사는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외치는 마리나의 음악적 포부의 메시지를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I Am Not A Robot”에서도 마찬가지로 강조되는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인생’에 대한 가사 또한 인상적이다. 이어서 유쾌한 분위기와 코러스가 매력적인 뉴 웨이브 스타일의 “Shampain”, 미래의 자신에게 자문하는 내용과 중독적인 훅을 지닌 “Mowgil’s Road”, ‘사회에서 요구하는 전형적인 여성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동시에 곡의 안정적인 리듬감을 보여주는 “Girls”, 피아노 발라드의 반주와 함께 깊은 음역의 보컬을 보여주는 “Obsessions” 등 마리나의 곡들은 대체로 깔끔한 멜로디와 댄서블한 비트 사운드의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트랙의 중반부에 들어설수록 그녀의 음악적 카리스마는 절정에 이른다. 2010년 2월, 발매하자마자 여유롭게 영국 싱글 차트 12위에 오른 “Hollywood”는 아메리칸 드림으로 대표되는 할리우드의 허상을 호소력 짙은 보컬을 통해 비판하는 곡이다. 경쾌한 곡 분위기와 사회 비판적인 가사가 멋진 조합을 이루고 있는 이 곡은 마리나의 저음 보컬로 시작하지만 곧바로 킨(Keane)의 피아노 반주와 레이디 가가(Lady Gaga)의 음악을 연상하는 곡이기도 하다. 활기찬 분위기의 반주와 희망찬 기운의 코러스로 이뤄진 “The Outsider”와 “Hermit The Frog”, 강렬한 비트와 팝 멜로디 라인의 “Oh, No!”와”Guilty”, 애절한 보컬로 실연의 아픔을 표현한 “Numb”등 마리나는 ‘삶’이라는 일상의 소재부터 사회 가치관에 대한 고찰까지 폭넓은 주제들을 여러 감성으로 진솔하게 표현하였다. 또한 반복 청취할수록 강한 중독성을 느낄 수 있는 곡들로 채워넣음으로써 음악성과 대중성의 경계에서 어느 한 편으로도 치우치지 않은 음반을 완성해냈다.

첫 EP음반 [Mermaid Vs Sailor]을 발표한 이후, 마리나는 줄곧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 가능성이 있음을 스스로 증명해 보였다. 우선, 그녀의 트레이드 마크인 당당한 목소리는 수줍은 소녀의 이미지를 동시에 발산하며 전반적으로 음악에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게다가 그녀는 자신의 음악에 뚜렷한 자의식을 부여했다. 반복되는 일상생활 속에서 살아가는 자아를 표현했던, 즉 반항적인 동시에 연약하고, 자신감 넘치면서도 상처받기 쉬운 현실 속의 모순적인 존재들에 대해 주목했다는 것이다. 그래서일까? 그녀의 음악은 마치 가수와 청중이 사적으로 만나는 듯 한 느낌을 준다. 그리고 마리나 그녀 역시 자신의 음악에 대해 “저는 제 음악을 통해 사람들을 좀 더 기분 좋게 만들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그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 또한 알려주고 싶어요.”라며 긍정적으로 설명했다. 음악이라는 대화를 통해 진실이 소통된다는 점, 그리고 마리나 자신의 내면적 감정을 충실하게 실은 점에서 [The Family Jewels]는 확실히 주목할 만한 음반이다. 그리고 이 음반을 계기로 인디팝 씬에 단지 마리나 자신뿐만 아니라 향후 발매될 모든 라이벌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움직임에 대해서도 중요한 음반으로 남을 것이다. 20100303 | 김민영 [email protected]

7/10

* 위 글은 [The Family Jewels]의 해설지를 수정한 글임.

수록곡
1. Are You Satisfied?
2. Shampain
3. I Am Not A Robot
4. Girls
5. Mowgli’s Road
6. Obsessions
7. Hollywood
8. The Outsider
9. Hermit The Frog
10. Oh No!
11. Rootless
12. Numb
13. Guilty

관련 사이트
마리나 앤 더 다이아몬즈 (Marina And The Diamonds) 공식 홈페이지
http://www.marinaandthediamonds.com/
마리나 앤 더 다이아몬즈(Marina And The Diamonds) 마이스페이스(My space)
http://www.myspace.com/marinaandthediamon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