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 금요일 오후 8시 반, 코엑스에서 유니버설 뮤직이 마련한 킨(KEANE)과의 심야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검은색의 블레이저 자켓에 핑크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던 보컬, 톰 채플린이 제일 먼저 눈에 띠었다(그는 통통한 뺨 색깔과 똑같은 색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8월 15일 ETP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방한한 킨의 기자회견에는 수많은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내는 바람에 전혀 여유롭지 않았다. 그 분주함 속에서 킨은 성심성의껏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했다. 다음은 전체 기자회견 질문과 [weiv]의 단독 질문과 답을 정리한 인터뷰다.

일시: 2009년 8월 14일 금요일 오후 8시 반
장소: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알레그로 홀
질문&정리: 김민영
사진: 유니버셜 뮤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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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v]: 한국은 킨에게 어떤 이미지의 나라인가?
KEANE: (솔직히 너무 옛날이긴 하지만) 제일 먼저 한국을 떠올리면 88서울올림픽이 생각난다.

[weiv]: 킨의 음악은 변해왔다. 이번 3집[Perfect Symmetry]는 댄스록 요소가 강하다. 의외의 변화다. 어떤 계기로 그런 변화를 꾀했는지 궁금하다.
KEANE: 음악은 계속 변한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 변화를 의도했다. 물론 현재의 음악에 만족하면서 같은 형식을 고집하는 밴드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다른 변화를 추구한다. 평소에 비틀즈(Beatles), 유투(U2) 등 다양한 음악을 듣는다. 특히, 이번앨범은 데이빗 보위(David Bowie)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우리는 그의 혁신적인 모습을 본받고 이에 우리의 음악성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weiv]: 너무 어린나이에 일찍 성공한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나 ‘더 쿡스(The Kooks)’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KEANE: 질투 난다. 솔직히 질투가 나는 건 사실이나, 그들이 우리보다 더 나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들은 조금 다르다. 우리는 무명을 7~8년 겪었고, 그 이후에 빛을 발했기 때문에 그들과 비교가 안 될 수도 있다. 글쎄, 따지고 보면 우리도 뒤늦게 행운아가 되지 않았는가? 어쩌면 이것도 기회이니 앞으로 열심히 하겠다.

서태지에 대해선 정확히 모르지만 명성은 들어 알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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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v]: 킨은 언더에서 오랫동안 활동했다. 그럼에도 세계적 명성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KEANE: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열정만 있었다. 솔직히 우리는 음악과 관련한 사업적 부분은 잘 알지 못했다. 만약 우리에게 성공비결이 있다면, 예전에 비해 이제는 조금 더 많은 사업적인 부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행운이 우리에게 시기적절했었던 것뿐이다. 성공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음악에 대한 열정 때문이 아니지 않을까 생각한다.

[weiv]: 첫 번째 앨범 타이틀은 [Everybody’s Changing], 두 번째 앨범 타이틀은 [Is It Any Wonder]였다. 뿐만 아니라 킨은 앨범 제목도 세련되게 짓는다. 하지만 세 번째 앨범은 싱글 제목인 “Perfect Symmetry”로 이게 그대로 앨범 명이 되었다. 전작들과 달리 새로운 방식을 취한 까닭은 뭔가?
KEANE: 솔직히 앨범 제목을 짓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우리는 가사에서 꼭 따와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감정과 앨범을 잘 소개할 수 있는 문장을 찾을 뿐이다. 그러다보니 첫 번째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은 타이틀에서 앨범 제목을 따왔다. 특히 첫 번째 앨범명인 [Hopes And Fears]는 첫 시도였다. 두 번째 앨범 또한 “Crystal Ball”의 가사에서 앨범 명을 따왔다. 세 번째 앨범은 다양한 음악적 실험과 그에 따른 균형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에 “Perfect Symmetry”라 지었다. 그러나 ‘완벽’이라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 이중적인 의미가 맘에 들어서 “Perfect Symmetry”라 지었다. 제목 짓는 일에 대해선 항상 고민한다.

[weiv]: 한국의 노래를 접해 본 적이 있나? 만약 있다면 인상 깊은 노래는 무엇인가? 그리고 서태지의 음악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KEANE: 음. (몇 초간 침묵)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한국의 음악에 대해선 잘 모른다. 그렇다보니 서태지가 정확히 누구이며 그의 노래가 어떤지 모른다. 그러나 서태지의 명성은 익히 들었다. 이번 ETP 페스티벌을 통해 그의 음악을 들어보고 싶다. 우리는 ‘한국’이라는 새로운 곳에 온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의 음악을 많이 접해보고 싶다. 괜찮은 뮤지션이 있다면 추천해 달라. (웃음)

[weiv]: 킨의 음악은 멜로디가 개성 있고 아름답다. 작곡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최근 킨의 음악에는 키보드 이외의 다른 악기로 작곡하기도 하는가?
KEANE: 우리의 차후 곡 제작 과정에 대해선 답하기 곤란하다. 우리는 일상으로부터 얻는 영감을 통해 다양한 계기를 얻어 곡을 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우리가 건방지다는 오해는 하지 말라. 우리는 이런 감정 등을 바탕으로 우리의 음악을 보다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음악은 일종의 강력한 문화적 도구이자 메세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작곡에 더욱 더 심혈을 기울인다. 작곡에는 주로 피아노를 활용한다. 물론, 기타도 작곡에 주로 쓰인다.

모두가 사랑하는 세상에 대해 노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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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iv]: 퀸(Queen)의 곡인 “Under Pressure” 커버에 참여했다고 들었다. 그 작업에 어떻게 참여했으며, 그 곡을 선택한 이유와 작업과정이 궁금하다. 혹시 내일 공연에서 불러줄 수 있나?
KEANE: “Under Pressure”의 작업을 하게 된 계기는 BBC 라디오의 40주년 앨범 때문이었다. 각 연도에 따라 유행했던 히트곡을 리메이크 해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마침 그 곡이 눈에 띠었다. 평소 퀸과 프레디 머큐리를 좋아했기 때문에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그 곡을 골랐다. 만약, 우리의 리메이크 곡을 듣고 프레디와 비슷한 이미지를 받았다면 우리야 영광이다. 그들의 노래처럼, 살면서 느끼는 인생의 압박과 삭막한 감정을 초월하고 모두가 사랑하는 세상에 대해 노래하고 싶다. 글쎄, 내일 이 곡을 연주할지 안할지는 와서 확인하길 바란다.

[weiv]: 한국 팬들에게 인생에서 최고의 공연을 선사하고 싶다고 했다. 혹시 내일 특별히 준비한 노래가 있는가?
KEANE: 장담한다. 내일 반드시 모두에게 평생 기억될 최고의 공연을 약속하겠다. 그러니 내일 우리의 공연을 와봐야 알 것이다. 구체적인 사항은 얘기할 수 없다. 하지만 내일 공연은 우리의 음악 스타일보다 좀 더 거칠고 신날 것이다. 내일 무대에서 우리들의 열정과 재미, 그리고 거친 사운드를 직접 듣길 바란다.

[weiv]: 한국에서의 단독 내한 공연에 관한 일정이 있는가?
KEANE: 아직까지 구체적 계획은 없다. 그러나 항상 한국에서의 내한공연에 대한 꿈을 가지고 있다. 당장 영국에서 펼치는 공연만큼 한국 팬들에게 우리의 공연을 선보이고 싶다. 우리도 간절하다. 우선, 우리는 이번에 한국에 발을 디뎠다는 것에 의미를 두겠다. 기다려라. 반드시 단독 공연의 기회를 만들도록 하겠다.

[weiv]: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KEANE: 모두에게 다시 한 번 우리 일에 관심과 사랑을 가져줘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내일 공연의 관람객들에게도 미리 감사한다고 전하고 싶다. 우리의 공연에 많은 팬들이 호응에 주어 감격스럽다. 이런 감격을 안고 멋진 공연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내일 공연은 반드시 최고의 공연이 될 것이다. 20090814 | 김민영 [email protected]

* 다음날 8월 15일은 전국이 뜨거웠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내 보조경기장에서 열린 ETP FEST 현장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전국에 폭염 주의보가 내렸음에도 2만명에 달하는 관중들 누구도 더위에 굴하지 않았다. 킨을 포함해 나인 인치 네일즈(Nine Inch Nails), 림프 비즈킷(Limp Bizkit) 등 세계적인 록 그룹이 ETP 무대에 올랐다.

킨의 공연은 무더위가 최고조에 달한 오후 2시 30분부터 시작됐다. 킨은 80여분 동안 “Everybody’s Changing”, “Crystal Ball”, “Somewhere Only We Know”등의 히트곡들을 노래했다. 두 번째 음반인 [Under The Iron Sea]의 수록곡이 “Nothing In My Way”와 “Crystal Ball”만 연주된 것은 아쉽지만 대신 밴드는 세 번째 음반 [Perfect Symmetry] 수록곡들의 비중을 높여 “Spiralling”, “The Lovers Are Losing”, “Perfect Symmetry”등을 연주했다.

또한 킨은 인터뷰에서 언급했던 퀸의 “Under Pressure”도 선보여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으며, 보컬 톰 채플린은 관객들에게 ‘곧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기도 했다. (“See you ‘Very Very’ soon!”) 무더위 속에서도 최고의 공연을 선보인 킨은 ETP의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