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224025635-0029

 

2009년 제 51회 그래미 시상식(Grammy Awards)는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한 경쟁으로 볼거리도 많았고 시청률도 높아, 말 그대로 ‘흥행’을 기록한 시상식이었지만 그 명성에 걸맞는 이름값을 못한 행사로 평가되기도 했다.

지난 8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스테이플스 센터에서 열린 2009 그래미 시상식에는 우선 미국 아티스트의 경연장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영국 아티스트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영국 록밴드 레드 제플린(Led Zepplin)의 전 보컬인 로버트 플랜트(Robert Plant)와 컨트리 가수 엘리슨 크라우즈(Alison Krauss)가 공동으로 작업한 곡 “Please Read The Letter”가 올해의 레코드(Record of the Year)부문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이 곡이 수록된 앨범 [Raising Sand] 또한 올해의 앨범(Album of The Year)부문을 수상했으며, 베스트 팝 콜라보레이션 보컬(Best Pop Collaboration With Vocals)과 베스트 컨트리 콜라보레이션 보컬(Best Country Collaboration With Vocal) 부문 등 총 5개 부문을 수상한 영예를 안았다.

또한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아델(Adele)은 “Chasing Pavements“로 최우수 신인 아티스트(Best New Artist)와 최우수 여성 솔로 팝 보컬(Best Female Pop Vocal Performance)부문을 동시에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한편, 지난 4일 기타리스트 조 새트리아니에 의해 표절 소송을 당하며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콜드플레이(Coldplay)의 “Viva la vida”는 올해의 노래(Best Song of The Year)부문을, [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2008)는 최우수 록 앨범(Best Rock Album) 상을 수상하며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이들은 시상식 다음날인 9일까지 표절에 관해 대응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이 밖에도 올해 그래미 어워즈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았다. 지난해에 비해 11%의 시청률이 상승하며 흥행에는 성공했지만, 2개 부문 후부에 올랐던 크리스 브라운(Chris Brown)이 폭행 사건으로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여자 친구 리한나(Rihanna)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크리스 브라운은 현재 LA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으며, 이 사건에 관련된 리한나 또한 시상식에 불참하자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와 알 그린(Al Green), 그리고 보이즈 투 멘(Boyz II Men)등이 그 빈자리를 메우기도 한 것이다.

이날 공연에는 폴 맥카트니(Paul McCartney), U2,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라디오헤드(Radiohead),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등의 무대가 이어졌다. 그러나 시상식의 축하무대가 유난히 랩과 컨트리 음악에 치중된 것을 지적하며 불만을 토로한 시청자와 관객 또한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폭넓은 시청자들이 보는 TV쇼이기 때문에 그래미 어워즈의 정체성과 더불어 대중성을 고려하여 구성하였다.’라고 밝혔지만, 시상식을 지켜보는 이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수동적인 느낌이 들었다는 지적도 많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그래미 시상식은 그 인기와 명성, 권위에 비해 완성도마저 낮았다. 창조적인 무대나 새로운 스타일의 무대는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며, 앞서 언급한대로 미국의 ‘브릿 어워드’라는 조롱 섞인 평가를 내려도 좋을 만큼 그래미 시상식의 정체성이 위협받은 해였다. 어떤 점에서 올해 그래미 시상식은 새로운 트렌드와 강력한 슈퍼스타가 부재한 미국 팝 음악 시장의 침체된 분위기를 강력하게 반영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20090222 | 김민영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