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216120347-1004-moonshiners

문샤이너스(The Moonshiners)-The Moonshiners Uprising (EP)-루비살롱, 2007

 

 

진부한 세상에서 로큰롤하기

문샤이너스는 보컬, 기타의 차승우를 주축으로 베이시스트 최창우(버튼, 3호선 버터플라이), 기타리스트 백준영(게토밤즈), 드러머 손경호(외인부대, 원더버드)가 모여 결성된 밴드로 모든 멤버들이 어느 정도 알려진 밴드의 구성원들이다. 특히 차승우가 한국 인디에서 큰 유명세를 가진 덕분인지 결성 초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왔고 공연 내용도 기대에 부합한다는 평이 많았다. 인천의 라이브 공연장이기도 한 루비살롱에서 발표된 [The Moonshiners Uprising](2007)은 이들의 첫번째 ep이다.

문샤이너스는 복고주의 로큰롤을 밴드의 스타일로 내세웠고 머리도 올백으로 넘겼으며 이 앨범 [The Moonshiners Uprising]에서도 복고적인 감각이 물씬 풍기는 리듬감으로 청자를 흥겹게 만들어주고 있다. 곡의 진행은 뒤를 알만하고 특별한 훅이 없는데도 듣기에 지루하거나 부담되지 않기 때문에 리듬 사이사이를 파고드는 기타간주가 끝나기 전에 청자들이 다음 곡으로 서둘러 넘겨버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만 모든 곡이 고른 수준이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첫 트랙인 ‘유령의 숲’에서 3번째 트랙 ‘열대야’까지 들으면 앨범이 하려는 얘기는 다 들은 셈이다. 각각의 곡이 개성을 가졌어도 앨범을 듣고 난 후엔 초기의 몇 곡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모든 곡들이 청자에게 주는 느낌이 비슷하기 때문인데 녹음 상에서 연출을 조금만 했다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평소에 했던 연주 이상을 5곡의 ep앨범에서 나타내려 한 것 같지는 않다.

그 점에서 [The Moonshiners Uprising]은 즐길만한 앨범이다. 앞서 말했지만 로큰롤 앨범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있으니까. 청자들은 음반을 듣다가 흥겨워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사운드가 자극적이지 않고 특정 파트보다 전체 리듬을 강조하면서 알맹이를 들려준다. 완숙하고 세밀한 연주는 제 할일을 하고 있다. 보컬도 기교 없이 멜로디에 충실하다. 그들은 과거의 로큰롤로부터 ‘머리를 넘길 때는 포마드 기름을 사용 한다’라는 거 말고도 ‘니 할일만 제대로 하라’는 경언을 배웠을 것이다.

문샤이너스의 로큰롤은 과거 스타일을 재현하거나 재가공했다기보다는 그 자신들의 원형을 들려준다. 새 해석이나 과거에서 특정 부분을 발췌한 것이 아니라 그냥 그것을 했다. 락타이거즈가 일부러 복고에게 찾아갔다면 문샤이너스의 경우엔 어느 날 차승우가 집에 와서 불을 켜보니 복고가 침대 위에 누워 있었을 것이다. 요즘은 어떤 밴드가 복고주의를 컨셉으로 들고 나온다고 해서 그게 별로 특이할 것이 없는 시기인데 [The Moonshiners Uprising]은 복고로 회귀한 차원에서가 아니라 한국적 로큰롤 앨범 자체에 집중한 것에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리고 가사 면에서 문샤이너스는 명확한 발음은 아니지만 보컬이 가사를 잘 전달하는 편이다. 그런데 문샤이너스의 가사는 뻔하고 과장된 어휘로 꾸며졌는데도 들을 때 조금도 어색하지 않다는 점이 놀랍다.

“명멸하는 불빛처럼 짧은 숲속의 밤/ 타다남은 담배 한개피같은.. 마치.. 젊은생의.. 여름날이어라…”(‘유령의 숲’)
“담담히 귀를 기울여 저 소리를/교차로에 서있는 나의 영혼을/다시 타오르게 하리라../8비트 락앤롤에 주술을 거네 Yeah~”(‘열대야’)

열혈청춘이라는 컨셉 하에 단어가 나열됐고 이미지만 전달하는 가사는 과장됐지만 정작 음악을 들을 때는 청자에게 자연스럽게 들린다. 리듬과 기타사운드에 노래가 찰싹 달라붙어 있기 때문이다. 과거 차승우의 가사에서 패배주의를 없애자 자의식도 함께 사라지고 스타일만 남았다. 감상주의나 전달하려는 메세지가 없이 로큰롤 에너지만 전달하는 이들의 태도는 그런 것을 전달하려는 자체가 진부하게 느껴지는 최근 경향이 반영된 것 같다. 하지만 이들의 가사가 ‘깨는’ 가사로서 진보적이기보다 새로운 점은 없는 펑크가사라는 걸 생각해보면 이런 점이 앞으로 이들에게 장점으로 작용할지 아니면 로큰롤 바보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The Moonshiners Uprising]은 로큰롤을 들려주고 있고 문샤이너스가 얼마나 그걸 잘 다룰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앨범이다. 자기 영역을 가진 연주는 단단한 뼈를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조금만 더 상상력을 발휘해 어떤 방식으로든 살을 붙여줬으면 좋겠다. 20080130 | 프시초 [email protected]

6/10

수록곡
1.유령의 숲
2.Lonely Lonely
3.열대야
4.한밤의 히치하이커
5.목요일의 연인

관련 사이트
문샤이너스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themoonlovers/

루비살롱 레코드 홈페이지
“http://cafe.naver.com/themoonlov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