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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dest Mouse – We Were Dead Before The Ship Even Sank – SONYBMG Korea, 2007

 

 

인디 록 거물의 세 번째 전환

2007년 4월 7일자 빌보드 앨범 차트 맨 위에 오른 음반은 머디스트 마우스(Modest Mouse)의 신보 [We Were Dead Before The Ship Even Sank]였다. 전작 [Good News For People Who Love Bad News]가 제법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고는 해도 이 음반이 ‘빌보드 데뷔 1위 음반’이 될 것이라 예상한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았을 것이다(정작 나부터도 별로 믿기지 않았다). 그리고 아마 이 음반은, 밴드의 15년에 이르는 기나긴 경력에서 세 번째 전환기를 상징하는 음반이 될지 모른다.

그런데 세 번째 전환기가 있다면 첫 번째와 두 번째 전환기가 있어야 할 것이다. 첫 번째 전환기는 1993년 아이작 브록(Issac Brock, 기타/보컬)과 그 친구들이 시애틀 근교 소도시 이사콰(Issaquah)에서 밴드를 결성하고 지역 레이블에서 데뷔 음반까지 냈지만 일이 꼬이는 바람에 다른 레이블인 업 레코드(Up Record)로 옮겨 활동하던 시기일 것이다. 1997년에 발매된 [The Lonesome Crowded West]는 이 시기의 대표작으로서, 밴드는 이 음반을 통해 자신들의 독특한 음악적 어법 ― 어둡게 뒤틀린 사운드, ‘징징거리는(whining)’ 보컬, ‘백인 낙오자(white trash)’의 정서를 담은 막 나가는 가사 등 ― 을 확립시키면서 ‘컬트적’ 유명세를 타게 된다.

그럼 두 번째 전환기는? 당연히 메이저 레이블인 에픽(Epic)으로 진출하면서부터일 것이다. 밴드의 메이저 데뷔 음반 [The Moon And Antarctica]는 “3rd Planet”과 “Gravity Rides Everything” 등의 히트곡을 낳으면서 짭짤한 성공을 거두었다. 사람들은 메이저 레이블에서도 죽음과 신과 자아 정체성 등의 심각하고 울적한 문제를 (역시) 심각하고 울적한 사운드와 함께 강단 있게 다루는, 그러면서도 장사도 잘 하는 밴드의 수완에 찬사를 보냈다. 밴드의 이런 자세는 2004년의 [Good News For People Who Love Bad News]에서 더 큰 성공으로 보답 받는다. 플레밍 립스(The Flaming Lips)가 참여하기도 한 이 음반에서는 “Float On”, “Ocean Breathes Salty” 등의 히트곡이 터졌고, 음반은 150만 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런데 신보의 첫 싱글로 공개된 “Dashboard”는 예전과 약간 달랐다. 허풍인지 냉소인지 애매한 가사와 브록의 쥐어짜는 듯한 보컬은 예전과 크게 다를 게 없었지만 예리하고 날카로운 맛은 남아 있는데 뭔가 ‘쫀득’해졌다. 달리 말해 정말로 ‘파퓰러’해졌던 것이다. 이런 식의 노래로 승부를 거는 밴드는 아니었다는 것이 내 기억이었는데, 자니 마(Johnny Marr)가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그 의문이 반쯤은 풀렸다.

마가 머디스트 마우스에 (객원이 아니라 정식으로) 합류했다는 뉴스는 사실 작년 초에 이미 알려진 사실이긴 했다. 그러나 실제적인 결과에 맞닥뜨렸을 때 느끼는 감정은 좀 다르다. 자니 마의 머디스트 마우스 합류는, 이를테면 소닉 유스(Sonic Youth)에 합류했던 짐 오루크(Jim O’Rouke)가 밴드에 미친 영향과 비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 신보를 처음 듣고 난 뒤 들었던 생각이다. 밴드의 정체성을 뒤집는 게 아니라 그것을 ‘갱신’시키는 것.

물론 그가 음반의 창작 과정에 실질적으로 끼친 영향력에 대해서는 좀 더 많은 증거들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그가 합류함으로써 밴드의 소리가 달라졌다는 점은 여러 군데서 감지된다. 특히 “Dashboard”와 “Missed The Boat”, “People As Places As People”처럼 명징한 팝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로큰롤 넘버들이 그렇다. “Fire It Up”이나 “Florida”, “We’ve Got Everything”처럼 간결하게 첨벙거리는 곡들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적인 움직임 역시 신보의 변화다. 더불어 “Fly Trapped In A Jar”나 “Education”, 떠들썩한 축제 같은 “Parting Of The Sensory”, 밴드의 장기 중 하나인 ‘서사적 싸이키델릭’이 빛을 발하는 “Spitting Venom”과 같은 곡의 긴장감은 밴드 고유의 것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요약하면 ‘전에 비해 상당히 대중적인 노선을 취한 음반이다’ 정도가 아닐까. 확실히 밴드는 좀 더 많은 청중을 얻을 수 있는 동시에 경력 관리도 가능한 음반을 꿈꾸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훌륭한 밴드에게는 그런 음반이 한 장씩은 있다. R.E.M.에게는 [Automatic For The People](1992)이 있고, 윌코(Wilco)에게는 [Yankee Hotel Foxtrot](2002)이, 화이트 스트라잎스(White Stripes)에게는 [Elephant](2003)가 있다. 이 목록에 머디스트 마우스의 [We Were Dead Before The Ship Even Sank]가 끼지 말란 법은 없다. 이 음반이 훗날 위에 언급한 음반들과 동등한 평가를 얻게 될 지는 모를 일이지만, 적어도 상업적 결과로만 보자면 밴드는 꿈을 이뤘다. 20070509 | 최민우 [email protected]

8/10

* 위 리뷰는 라이선스 해설지를 리믹스했음.

수록곡
1. March Into The Sea
2. Dashboard
3. Fire It Up
4. Florida
5. Parting Of The Sensory
6. Missed The Boat
7. We’ve Got Everything
8. Fly Trapped In A Jar
9. Education
10. Little Motel
11. Steam Engenius
12. Spitting Venom
13. People As Places As People
14. Invisible

관련 글
Modest Mouse [The Moon & Antarctica] 리뷰 – vol.2/no.17 [20000901]

관련 영상

“Dashboard”

관련 사이트
Modest Mouse 공식 사이트
http://www.modestmousemusi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