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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tic Monkeys – Favourite Worst Nightmare – EMI Korea, 2007

 

 

Life On Dance?

악틱 멍키스(Arctic Monkeys)와 그들의 데뷔작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 Am Not](2006)은 [태양의 서커스]에 버금가는 2006년 최고의 미디어 서커스 중 하나였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이 음반이 즐겁게 들리는 것은 그때보다는 지금일텐데, 어쨌거나 이 음반은 신인이 아니고서는 만들 수 없는 거칠고 성긴, 재미있는 로큰롤 음반인 것이다. 그게 기묘할 정도로 때를 잘 탔고, 밴드는 마치 인터넷 시대의 섹스 피스톨스(The Sex Pistols)라도 된 것 같은 환호를 받았다.

그리고 정말 섹스 피스톨스의 선례를 따르고 싶었던 것인지, 베이시스트 앤디 니콜슨(Andy Nicholson)은 2006년 5월에 북미 투어를 따라가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누적된 피로’가 공식적인 이유였다) 투어 도중 탈퇴했다. 밴드는 새 베이시스트로 동향 출신의 닉 오말리(Nick O’Malley)를 영입했고, 그와 함께 2006년 8월 새 싱글 “Leave Before The Lights Come On”을 발표했다(이 싱글에 대한 반응은 그리 좋지 않았다).

그리고 투어를 마친 뒤 곧바로 스튜디오로 들어간 밴드는 두 번째 정규 음반 [Favourite Worst Nightmare]를 녹음했다. 데뷔 음반을 낸 지 겨우 석 달 만인 그해 4월에 EP [Who The Fuck Are Arctic Monkeys]를 발매했을 때 그것이 ‘상업적 의도’에 기인한 행동이 아닌가에 대한 비판에 대해, 자신들은 돈을 벌기 위해서가 아니라 “음반 한 장으로 3년 동안 투어를 도는 지루함을 피하기 위해” 꾸준히 음악을 만든다고 했던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것을 충분히 입증하는 품질의 음반으로 말이다.

신보에 대한 첫인상은 ‘더 커졌다’는 것이다. 이는 데뷔작이 거둔 과분할 만큼의 성공에 눌린 신인들이 흔히 취하는 전략이며, 이는 종종 ‘(무모한) 예술적 비전과 상업적 야심을 드러내고자 했다’는 외교적인 반응과 함께 별 소득 없이 끝나곤 한다. 그러나 [Favourite Worst Nightmare]에서 밴드가 감행하고 있는 ‘아레나(arena)-록-밴드-되기’ 시도는 상당히 설득력 있다.

이는 음반의 첫 싱글이자 첫 곡이기도 한 “Brainstorm”에서부터 드러난다. 스래시 메틀처럼 밀어붙이는 도입부에서 전형적인 악틱 멍키스 스타일의 로큰롤(잘게 쪼갠 리듬 패턴과 단순한 패턴을 격렬하게 흔들어대는 트윈 기타 시스템, ‘멈췄다 전진하는(stop-and-start)’ 곡 구성, 반쯤은 취한 듯 빠르게 주절거리는 가사, 은근히 발견되는 팝 멜로디)로 매끈하게 넘어가고 3분이 되기 전 그것을 똑같이 마무리하는 이 싱글은 댄스 그루브로 충만하다. 이는 밴드의 야심이 ‘예술적 성취’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에너제틱한 로큰롤’의 영역에 남아 있음을 뜻한다(밴드는 신보에서 클럽 댄스 음악계의 유명 프로듀서인 제임스 포드(James Ford)를 프로듀서로 초빙했다). 즉 악틱 멍키스는 ‘아레나-에서-사람들을-미친 듯 흔드는-춤추기 좋은(danceable)-록-밴드-되기’를 꿈꾼다. ‘예술적 비전’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훌륭한 야심 아닌가?

음반의 다른 곡들도 이러한 밴드의 꿈에 딱히 부끄럽지 않은 곡들이다. 전반부의 “Teddy Picker”와 “D Is For Dangerous”, 후반부의 “This House Is A Circus”와 “The Bad Thing”, “Old Yellow Bricks” 같은 곡들은 바싹 말라붙은, 휘발성 강한 로큰롤 넘버들이다. 더하여 전작보다는 구성의 측면에서 밀고 당기는 맛을 깨우친 흔적이 역력하다. 리듬 섹션의 비중 또한 좀 더 강화되었고 예민해졌다(“Teddy Picker”와 “D Is For Dangerous”, “Balaclava”, 출렁거리는 “Do Me A Favour”).

그런데 아예 ‘예술적 비전’이 드러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 ‘비전’은 4분을 넘는(!) 두 곡 “If You Were There, Beware”와 “505”에서 살짝 드러난다. “If You Were There, Beware”의 중반부는 제법 알딸딸한 울림을 만들어낸다. 점층적 구성을 취하면서 ‘진짜’ 싸이키델릭 록을 시험해 보고 있는 “505”야말로 악틱 멍키스의 ‘예술적 야심’을 드러내는 곡일텐데, 밴드는 이 노선을 전면에 채택하는 무(모)한 도전을 감행하는 대신 아직은 자신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결과는 만족스럽다. 어쨌거나 이들의 이상하리만치 거대한 성공(내지는 미디어 하이프)을 납득하지 못했던 이들이라 하더라도 이 음반에서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전작보다 더 큰 성공이 눈앞에 온 것인가? 설마. 전작의 성공이 이들이 감당하기엔 너무 컸다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이 음반에서 그들이 거두는 성공이야말로 진짜 성공이라고 본다. 그리고 밴드는 그런 성공을 기대할 자격이 충분한 음반을 만들었다. 이제 지켜 볼 일이다. 20070509 | 최민우 [email protected]

8/10

* 위 내용은 라이선스 해설지의 글을 윤색한 것임.

수록곡
1. Brianstorm
2. Teddy Picker
3. D Is For Dangerous
4. Balaclava
5. Fluorescent Adolescent
6. Only Ones Who Know
7. Do Me A Favour
8. This House Is A Circus
9. If You Were There, Beware
10. The Bad Thing
11. Old Yellow Bricks
12. 505

관련 글
Arctic Monkeys [Whatever People Say I Am, That`s What I Am Not] 리뷰 – vol.8/no.8 [20060401]

관련 영상

“Brainstorm”

관련 사이트
Arctic Monkeys 공식 사이트
http://www.arcticmonkey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