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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rissey – Ringleader of the Tormentors – Attack/Sanctuary, 2006

 

 

모리씨, 아이콘.

모리씨(Morrissey)는 팝 역사상 특정 성격을 나타내는 아이콘의 지위를 획득하는 데 가장 성공한 사람 중 하나이다. 이를 위한 그의 주된 수단은 ‘가사’였다. 그 가사는 견딜 수 없이 불행하지만, 그것이 불완전한 시기의 젊은이로서 지독하게 평범하기 때문이라는 은유를 통해 많은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래서 모리씨의 음악은 항상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정서가 그의 진정성을 표현하는 큰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새 앨범 [Ringleader of the Tormentors](2006)는 그 진정성이 이제 옅어지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쉽게 포착할 수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 역시 모리씨를 줄곧 보조해온 멤버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구성으로 만들어졌다. 달라진 면은 작곡에서 보즈 부어러(Boz Boorer)가 빠지고 제시 토비아스(Jesse Tobias)가 추가되었다는 점이다. 토비아스가 레드 핫 칠리 페퍼스(Red Hot Chili Peppers)에서 존 프루시안테(John Frusciante)와 데이브 나바로(Dave Navarro) 사이의 공백을 메운 세션 기타리스트로 더 잘 알려져 있어 그의 등장이 뜬금없게 생각되기도 하지만, 그는 프란떼!(Frente!)의 보컬 엔지 하트(Angie Hart)와 스플렌디드(Splendid)라는 밴드를 결성해 멜랑꼴리한 기타팝을 들려준바 있다. 그와 앨레인 화이트(Alain Whyte)가 만들어낸 곡들에서 신선함을 찾아볼 순 없지만, 1990년대 후반 모리씨의 곡들과 같은 맥락에서 새 음반의 곡들은 익숙하고 안정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매 앨범마다 각각의 프로듀서가 해당 앨범의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데에 있어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사실 때문에, 글램 록(glam rock) 스타일로 유명한 토니 비스콘티(Tony Visconti)가 모리씨의 새 앨범을 맡았다는 소식은 대박앨범 [Your Arsenal](1992)과 연관해 이번 앨범의 성격을 유추하게 만들었다. [Your Arsenal]이 이전의 모리씨 앨범들이 가진 사운드에서 크게 벗어나는 앨범이었다면, 이번 앨범은 조금은 김빠지게도 그저 ‘모리씨 자체’를 나타내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고 있다. 전작에서 펑크록 프로듀서 제리 핀(Jerry Finn)에 의해 보다 ‘날(raw)’하게 만들어졌던 사운드 질감은 토니 비스콘티에 의해 매끈하게 가공되었고, 사운드보다 보컬의 비중이 최대치로 높여졌다.

모리씨의 가사는, 모리씨를 생각하면 떠올리게 되는 가사가 그대로 담겨있다. 어쩌면 모리씨가 쓴 가사의 종합판과도 같다. “The Youngest Was the Most Loved”, “I’ll Never Be Anybody’s Hero Now”, “The Father Who Must Be Killed”에서 느껴지는 감성은 전작보다 더 직설적이다. 이번 앨범은 그의 메타포가 갖고 있는 상투성이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앨범이 아닐까 한다. 스미쓰의 보컬로서 등장한 이후, 모리씨의 가사는 인칭의 변화나 상황에 대한 은유들로 진짜 나타내고 싶은 것들을 가리는 전략을 취해왔다. 이러한 매력이 신보에서 많이 감소된 점은 매우 아쉽다. 하지만 발가벗겨진 그것이라도 여전히 반길 사람은 있는 것 같다.

그는 오랫동안 음악 활동을 해왔고 그가 뿌린 씨에 대한 대가를 지난 10년간 받아왔고, 요즘 들어 더욱 많이 받고 있다. 그의 복귀에 대한 서구평단의 환대는 단순히 우호수준을 넘어서, 호산나라도 품 안에 한 아름 안고 있는 것 같다. ‘모리씨는 불행한 사춘기적 내면을 가사로 쓰고 우리는 그것에 공감한다’는 공식이 만들어낸 ‘모리씨’라는 아이콘은, 1980년대와 1990년대 브릿팝의 시대를 거쳐 지금에 오자 음악 산업의 정치학과 교묘히 엮여버렸고, ‘브릿팝의 아버지’격으로 추앙받은 폴 웰러(Paul Weller)는 저리가라 할 정도로 매우 비대해졌다. 이것이 사람들로 하여금 모리씨라는 아이콘의 의미에 더 열광하게 만들었고, 이러한 외부상황에 모리씨는 ‘적합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 적합한 반응이란 이 앨범 안의 모리씨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그는 변하기는 커녕 이상할 정도로 예전 그대로이고 사람들이 그에게 원하는 가사 그대로를 전달한다. 부끄러운(shy) 줄도 모르고. 20060622 | 프시초 [email protected]

6/10

수록곡
1. I Will See You In Far Off Places
2. Dear God Please Help Me
3. You Have Killed Me
4. The Youngest Was The Most Loved
5. In The Future When All’s Well
6. The Father Who Must Be Killed
7. Life Is A Pigsty
8. I’ll Never Be Anybody’s Hero Now
9. On The Streets I Ran
10. To Me You Are A Work Of Art
11. I Just Want To See The Boy Happy
12. At Last I Am Born

관련 영상

“You Have Killed Me”

관련 사이트
모리씨의 새 앨범 공식 사이트
http://www.ringleaderofthetormentors.com
스미쓰와 모리씨의 포털사이트
http://www.shopliftersunion.com
모리씨의 팬 사이트
http://www.morrissey-sol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