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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프(I.F.) – We Are Music – Master Plan/YBM Seoul Records, 2005

 

 

시원하고 기분 좋은 음악

인피니트 플로우(Infinite Flow)에서 아이에프(I.F.)로 개명 아닌 개명을 한 이 랩 그룹의 앨범 프로듀서는 라운지 뮤직을 구사하는 디제이 소울스케이프(DJ Soulscape)이다. 앨범 분류상 아이에프의 이름으로 분류가 될 뿐이지 실상은 아티스트 이름에 둘의 이름이 함께 올라도 무방한 앨범이다.

요즘 대다수의 랩 뮤지션들이 그렇듯이 이들 역시 현세의 쾌락에 대한 추구가 앨범 전면에서 느껴진다. 하지만 이들의 차별성은 거창하지 않다는 점에서 일단 두드러진다. 갱스터 음악 등으로부터의 영향이 느껴지는 거드름이나 공허한 무게 잡기, 뻐기기같은 면도 없고 위악적인 전사적 모습도 찾아보기 힘들다. 주류 가요에 대한 반감과 비아냥거림이 없지는 않으나 자기 음악의 필요조건은 “음악, 영혼, 펜과 공책”(“Nu Music”)이라며 가볍게 갈등을 피한다.

이들은 얽매여 있는 문제들을 털어 버리고 잠시나마 어디론가 훌쩍 떠나볼 것을 권한다. “Dialogue Part 2″는 바캉스에 어울리는 최고의 곡으로 뽑기에 주저할 필요가 없는 곡이다. 톡 튀는 라운지 뮤직 위에 “자 이 지긋지긋한 도시를 벗어나 볼까나. 자동차나 전화기는 집에 두고 말야. (중략) 일에 치어 사람에 치어 하늘 보길 잊었던 나 색깔조차 기억 안나”라는 가사와 함께 시원하게 날리는 전제덕의 하모니카 연주와 지선의 코러스는 이 앨범에서 최고의 순간을 선사한다. 출퇴근길 또는 어디 가는 길에 이 곡을 듣는 것은 기분 전환에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표지의 무배경 속 헤드폰을 쓴 여성의 모습이 암시하듯이 모든 생각거리들을 잠시 비우고 음악에 몰입해보는 것도 무더운 여름을 잠시 잊는 훌륭한 방법이 아닌가.

현재의 쾌락에 초점은 맞춰져 있지만 중요한 점은 그것이 맹목적인 현실 도피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를 테면 클럽의 현란하고 몽환적이며 도피적인 그리고 말초적인 쾌락에의 집착 같은 것 말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최근의 랩 음악이 싫어진 이들이라면 이 음반으로 갈증 해소에 도움을 받을 것이다. 그 점은 “20’s”과 “선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20’s”는 한국 사회를 살아가는 지금 20대의 일반적인 여정과 각 순간들의 심정을 가볍지만 적절하게 그려낸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들.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들. 구분하는 것이 어려웠던 거지”라며 핵심을 짚어낸다. 다음 곡 “선물”이 재생될 때면 디제이 소울스케이프의 나긋나긋한 분위기의 음악과 함께 과거와 어린 시절을 잠시 회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각박한 세상사에 얽혀서 살아가는 광경을 “주소는 ‘텅빈’시 ‘당신’구 ‘마음’동 ‘속’번지”라고 꼬집으며 기쁨을 상실한 ‘지금 이 순간’을 다시 바라 볼 것을 설파한다. ‘현재’와 ‘선물’은 같은 말(present)이었다고 하며…

조금은 재지(jazzy)한 “설레임”과 “굿모닝 서울” 등이 흘러나오며 앨범은 끝으로 향한다. 앞 부분에 배치된 곡이 낮에 듣기에 어울린다면 뒷 부분의 곡은 밤에 듣기에 더 어울린다. 프로듀서의 조율도 놀랍지만 1979년, 1982년에 출생한 두 청년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길 바란다. 적절한 속도와 소리의 질감, 의미 분명한 내용으로 인해 랩은 명징하게 들린다. 영어와 한국어의 난데없는 혼용만 없었더라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무의미한 겉멋도 없으며 도피보다도 긍정적인 의욕과 의지가 엿보인다. 이 앨범이 담백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 때문이다. 20050730 | 송창훈 [email protected]

9/10

수록곡
1. Fantastic Two
2. 즐기세요
3. Nu Music
4. Nu Soundways
5. Dialogue Part 2
6. Be Free
7. 20’s
8. 선물
9. Porque?
10. 어느 토요일
11. 해피쏭
12. 설레임
13. 굿모닝 서울
14. Ontology
15. Definition of …

관련 사이트
I.F. 공식 사이트
http://www.infiniteflow.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