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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니 스컹크 – Reggae muffin – YG Entertainment, 2005

 

 

레게의 에너지

“트랜스 클럽인줄 알고 엑스를 때리고 왔는데 이거 힙합 클럽이네요. 힙합 클럽인줄 알았어야 떠(thur)를 때리고 왔을 텐데…”

몇 달 전, 짖궂은 농담과 함께 무대에 오른 스토니 스컹크를 볼 기회가 있었다. 앨범이 나오기 이전이라 정식 공연이 아닌 일종의 게스트 출연 같은 공연이었지만, 풀린 눈동자로 쏟아내는 정신없는 레게 토스팅(toasting)은 그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데뷔앨범 [Bestseller]는 레게와 힙합이 불안하게 뒤섞인 채로 “To Myself” 같은 몇몇 곡들이 강렬한 에너지를 뿜고 있었다. 노골적으로 자메이카를 외치면서 레게를 어필하려는 곡들은 어색했으나 소래눈보이 a.k.a. S-Kush)의 멜로딕한 랩과 스컬(Skull)의 거친 보컬은 잠재력이 충분해 보였다.

1집을 끝으로 스토니 스컹크는 대부분의 비트를 만들어 그들을 데뷔시켜준 MC 스나이퍼와 결별한다. 인터넷을 통해 살벌한 디스(diss)곡 “Buffalo”와 무수한 뒷얘기를 남기고. 그 후 그들이 찾아간 곳은 YG 엔터테인먼트. 양사장은 “제발 음악만 열심히 하게 해달라”는 그들과 계약하고 자메이카까지 보내주면서 적극 지원한다.

이렇게 세상에 나온 스토니 스컹크의 2집 [Reggae Muffin]은 “레게 힙합”에서 힙합을 빼버린 레게 음악이다. 랩은 대부분 사라져버렸고, 그 자리를 스컬의 토스팅과 스쿠시의 노래가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메운다. 진득하게 늘어지는 느린 복고풍 레게부터 빠른 댄스홀까지, 앨범 전체를 레게의 당김음과 엇박 비트로 채워놓았다. 밥 말리(Bob Marely)와 지미 클리프(Jimi Cliff), 섀기(Shaggy)와 숀 폴(Sean Paul), 김건모의 “핑계”와 룰라의 “백일째 만남”이 떠오른다. TV에 나오는 “Boom Di Boom Di”만 들으면 여름 한 철 노린 댄스곡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들만하지만, 정작 앨범 속에는 다양한 감정들을 밀도 있게 채워놓은 트랙들이 많다. 특히 앨범 후반부로 갈수록 애잔함과 흥겨움을 섞어내면서, 1집에서 언뜻 보였던 강렬한 에너지를 구체적으로 풀어내고 있다.

앨범 전체에 힘있는 멜로디와 솔직한 이미지들이 가득하다. 레게를 겉치장으로 사용하지도 않았고, 현란한 프로듀싱이나 다양한 피처링에 기대지도 않았다. 레게 비트와 약간의 브라스, 기타 멜로디와 두 멤버의 보컬로 만들어진 간단한 음악이지만 곡마다 개성이 있다. 첫 곡 “Ragga Muffin”은 선동적인 댄스홀 비트로 주의를 끌고, “Boom Di Boom Di”에서는 이중으로 복잡하게 꼬인 리듬을 선보인다. “강아지”에서는 농담삼아 대마초를 다루는가 하면 “No No Rush”는 보컬톤을 통해 직설적으로 감정에 호소한다. 앨범 전체를 통해 슬프면서도 흥겹고 화가 나면서도 마냥 신나는 감정의 이상한 흐름이 연기처럼 스물스물 피어오른다. 확실히, 신나면서도 이렇게 감정적인 깊이를 갖춘 음악은 흔치 않다.

한국에 레게음악을 전면에 들고나온 뮤지션은 드물다. 비교대상이 없는데 스토니 스컹크의 음악을 두고 레게를 “제대로” 했다, 못했다고 따지는 것도 우스운 일일 것이다. [Ragga Muffin]은 일종의 절대평가를 요구한다. 단순하면서 흥겨운 비트와 솔직한 가사, 진짜 감정이 실린 목소리. 셋이 만나면 레게든 힙합이든 언더그라운드든 메이저든 경계를 넘어 좋은 음악이 될 수 있다. [Ragga Muffin]이 그 증명이다. 20050715 | 선민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1. Intro
2. Ragga Muffin
3. Irie
4. Boom Di Boom Di
5. 강아지
6. Time Has Come
7. No No Rush
8. 이 세계의 이방인
9. Pass Da India
10. The Boy
11. Don’t Fogget Your Past
12. I Don’t Know Why
13. 밤바밤바
14. To Zion
15. 어제는… 어제는..

관련 사이트
스토니 스컹크 홈페이지
www.stony-sku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