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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mb Of God – Ashes of the Wake – Epic, 2004

 

 

메틀코어의 원투펀치

최근 몇 년 간 각종 잡지와 웹진들이 떠들어 대던 메틀코어(Metal Core)와 이모코어(Emo Core) 계열의 밴드들이 2004년 드디어 공식적으로 차트 위에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킬스위치 인게이지(Killswitch Engage), 섀도우스 폴(Shadows Fall), 램 오브 갓(Lamb Of God) 메틀코어의 우두머리 격 밴드들 모두 올해 신보를 빌보드 앨범차트 30위권 안에 진입시키는 놀라운 약진을 이룬 것이다. 메틀코어 밴드로는 처음으로 메이저 레이블인 Epic과 계약을 성사시킨 램 오브 갓의 신보는 뚜껑을 열기 전부터 수많은 의심(?)과 기대의 눈초리를 받고 있었다.

마침내 지난 8월 31일 뚜껑이 열렸다. 그리고 지난 9월 17일 섀도우스 폴마저 신작을 내놓았다. 이들의 음반을 듣게되는 순간, 떠오르는 것은 바로 1984년 쓰래쉬(Thrash) 메틀씬이다. 섀도우스 폴의 [The War Within](2004)이 20년 전의 메틀리카(Metallica)의 [Ride The Lighting](1984)를 떠올리게 했다면 램 오브 갓의 신보는 슬레이어(Slayer)의 [Hell Awaits](1984)의 이미지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메틀리카와 슬레이어의 두 음반이 1984년 발매되면서 비로스 쓰래쉬 메틀은 음악계에서 발언권을 갖게 되었다. 이제 이 섀도우스 폴과 램 오브 갓의 2004년 신작 음반을 통해 메틀코어 역시 음악계의 중요한 흐름으로 자리잡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물론 킬스위치 인게이지의 [The End Of Heartache]도 포함해서).

램 오브 갓은 초기부터 슬레이어의 냄새를 많이 풍겼다. 특히나 마크 모튼(Mark Morton)과 윌리 애들러(Willie Adler)가 만드는 기타 리프는 거의 대부분 슬레이어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왔다. 2000년 [New American Gospel]에서는 하드코어와 데쓰(Death) 메틀에 가까운 저음 위주의 리프도 간간히 선보이긴 했지만 2003년의 [As The Palaces Burn]이후 확고하게 자리 잡은 밴드의 리프는 슬레이어의 직계자손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신보 역시도 리프의 구조에서 있어서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속도감을 줄이고 헤비함에 중점을 둔 것이나 놀랍도록 단단하게 경직된 톤은 자신만의 색채로 가득하다. 2003년 데빈 타운센드(Devin Townsend)와의 작업 이후 밴드는 톤 만들기에 있어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신보의 “Hourglass”와 “Now You’ve Got Something to Die For”는 이를 단적으로 증명한다. 두툼하면서도 날카로운(건조할 정도로 울림마저 적다) 기타 톤은 직선적인 리프에 스타카토와 같은 역할을 하면서 의외의 그루브를 제공한다.

이러한 리듬감에는 크리스 애들러(Chris Adler) 드럼도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계열 드럼의 핵심이라할 두툼한 투 베이스가 거의 모든 곡에서 연타를 날리며 묵직한 무게감을 드러낸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적당한(이 이상 표현할 방법이 없다) 톤으로 조율된 스네어의 선명함이다. 예상가능한 구조의 리듬 임에도 탄력넘치는 스네어 소리는 밴드의 음악에 그루브를 살려내는 핵심이다. 빛나는 드럼과 함께 리듬을 만드는 존 캠벨(John Campbell)의 베이스는 느린(?) 곡에서 더욱 톡톡히 제몫을 해낸다. 미드 템포의 “One Gun”이나 연주곡인 “Ashes Of The Wake”에서 베이스는 드럼과의 조화 뿐 아니라 풍부한 울림의 비브라토로 곡의 음산한 분위기를 배가시키고 있다.

램 오브 갓 음악색의 반 이상을 완성하고 있는 것은 랜디 블리셰(Randy Blythe)의 보컬이다. 개성넘치는 허스키 그로울링과 피를 토하는 듯한 스크리밍, 그리고 묵직한 읇조림까지. 첫곡 “Laid To Rest”의 시작은 격렬한 리프 위로 읇조리는 대사이다. 곧 이어지는 허스키한 그로울링, 단순한 데쓰 메틀 보컬과 달리 분명한 멜로디를 전달한다. 노래하는(!?) 그로울러 랜디는 클린 보컬 라인을 통해 멜로디를 강조하는 많은 메틀 코어 밴드과 램 오브 갓을 확연히 구분시켜주는 개성의 핵이다.

메틀 코어가 기본적으로 쓰래쉬와 하드코어(특히 올드스쿨 뉴욕 하드코어)의 결합으로 인식되지만 현재의 음악에는 북유럽 멜로딕 데쓰(Melodic Death) 밴드들의 영향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램 오브 갓은 완전한 미국 메틀 밴드이다. 이들의 음악은 무겁지만 북유럽 메틀의 암울함은 보이지 않는다. 대신 슬레이어, 판테라(Pantera)로 이어지는 근육질의 힘이 느껴지는 통쾌한 음악이다. 탄력넘치는 쓰래쉬 넘버라고 해도 손색없는 “What I`ve Become”은 이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메가데쓰(Megadeth)와 테스타먼트(Testament) 출신의 크리스 폴란드(Chris Poland)와 알렉스 스콜닉(Alex Scolnick)이 솔로배틀에 참가하고 있는 “Ashes Of The Wake” 역시 밴드 정체성의 표현이다.

분명 램 오브 갓, 섀도우스 폴, 킬스위치 인게이지, 헤이트브리드(Hatebreed) 등은 메틀코어를 오버그라운드까지 끌어올렸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이 과연 낙관적으로만 볼 수 있을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같다. 새로운 트랜드의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올해 각종 메틀 잡지들은 2, 3년 전 랩-코어(Rap-Core)에 대해 떠들어 대던 것과 같이 메틀 코어를 이야기하고 있다. 메틀 코어 음반들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신인 중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는 밴드는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분명 격렬한 극한의 헤비 메틀이 다시금 부상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좋은 음반들이 나오고 있음에도 일각에선 자기복제가 서서히 시작되는 우를 범하게 될지 않을까 우려스럽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쉼 없이 진화한 램 오브 갓의 이번 음반은(메이저의 상업적 입김 속에서도)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그들의 다음 작품은 밴드의 운명 뿐 아니라 씬 전체에게도 중요하다. 만족과 동시에 다음을 생각하게 만드는 음반. 20041118 | 조일동 [email protected]

8/10

수록곡
1 Laid to Rest
2 Hourglass
3 Now You’ve Got Something to Die For
4 The Faded Line
5 Omerta
6 Blood of the Scribe
7 One Gun
8 Break You
9 What I’ve Become
10 Ashes of the Wake
11 Remorse Is for the Dead

관련 사이트
Lamb Of God 공식사이트
http://www.lamb-of-go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