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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rious Artists – Rock Against Bush vol.1/2 – Fat Wreck Chords, 2004

 

Rock Save the USA?

“…머리가 긴 사내가 고달프게 걷고 있네 / 그는 남은 삶을 뉴욕시의 거리를 떠돌며 보낼 거라네 / 그는 오염된 공기를 마시며 거의 죽어가고 있지 / 투표는 하겠지만 그에게 해답이란 없네 / 도시의 삶은 그것으로 족한 것 / … / 여기만큼 차갑고 잔인한 곳은 없지…” –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의 “Living For The City” 중에서

스티비 원더는 명반 [Innervisions](1973)에 수록된 “Living For The City”에서 1960년대의 경제적 호황과 히피즘의 낭만주의, 반전과 인권을 향한 사회운동의 폭발을 통해 형성되었던 미국의 꿈이 허망하게 사라져 버린 황폐한 도시의 풍경을 고발했다. 그리고 실업과 패전의 그늘 아래서 미국인들은 정치적 무관심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그러나 밥 딜런(Bob Dylan) 이래 미국의 진보적 뮤지션들은 양당구조의 제도권 정치 내에서, 혹은 그 외곽과 틈새에서 끊임없이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고 크고 작은 운동을 이끌었다. 그들은 마이너리티 인권운동, 반전평화운동, 환경운동, 제3세계 독립운동 등 다양한 신사회운동의 영역에 뛰어들었고 미국 대중음악의 사회적 영향력과 지위는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도 강화되었다.

이라크와의 전쟁이 장기화되고 테러의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치러질 미국 대선에 대한 관심은 사실 하나로 모아진다. ‘부시와 극우보수세력에게 또 다시 악마의 총칼을 쥐어줄 것이냐 아니냐’라는 최악의 상황만은 피하고 싶은 절박한 물음 말이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그 해답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지만은 않은 뮤지션들이 있다는 사실이다. NOFX의 리더 팻 마이크(Fat Mike)의 주도로 만들어진 반 부시 진영의 펑크/인디 록 밴드들의 편집음반인 [Rock Against Bush vol.1/2]는 명확한 이념적 지향과 확고한 정체성이 없는 느슨한 연대로 보이지만 제목처럼 목표는 확실하고 목소리는 화끈하다. 강렬한 펑크 리프에 실린 이들의 고발은 “사자와 양들 모두 사라졌지 / 우리들의 집을 위해 그들 모두를 도살했지”(The Get Up Kids, “Lion And The Lamb”)라는 비유로 드러나기도 하며, “늙은 미국에는 농담만 가득하지 / … / 신이여 미국을 구원하소서 / 대통령을 꾸짖고 당신에게 기도하는 자들에게 말하소서 / 자유의 아이러니는 아무도 진정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지”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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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 Against Bush vol.2]의 앨범 재킷

이런 성격의 앨범에 대해 음악적 성과를 깐깐하게 따지는 비평적 태도는 부질없어 보인다. 물론 걸출한 밴드들의 미발표곡과 조금은 낯선 밴드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고 네오 펑크, 이모 코어, 스카, 레게, 인더스트리얼, 포크 등 다양한 스타일이 포진된 점도 만족스럽다. 먼저 vol.1의 경우 [Houses of the Mole](2004)에 수록된 곡으로서 부시의 목소리 샘플링이 등장한 뒤 강렬한 헤비 리프가 난사되는 미니스트리(Ministry)의 인더스트리얼 코어 넘버 “No W”와 흥분도 만점의 네오 펑크 넘버인 NOFX의 “Jaw, Knee, Music”이 압권이고, vol.2에서는 빠른 펑크 리프에 특이하게도 바이올린과 밴조 기타 연주가 곁들여진 L.A 출신 7인조 펑크 팝 밴드 플로깅 몰리(Flogging Molly)의 “Drunken Lullabies”와 짧지만 거칠고 강렬한 푸 파이터스(Foo Fighters)의 55초 짜리 거라지 펑크 넘버 “Gas Chamber”를 주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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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mocracy와 ‘조롱하다’, ‘가짜’라는 뜻의 mock를 조합하여 미국 민주주의의 허상을 꼬집는 Punkvoter의 로고

미국 대중음악계의 반 부시 운동은 펑크 록 밴드들이 주도하고 있다. 물론 존 케리 캠프에 참여한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이나 런던 공연에서 나탈리 마인스(Natalie Maines)가 부시와 고향이 같은 것이 부끄럽다고 말해 텍사스의 열혈 부시 지지자들로부터 테러 협박을 당한 딕시 칙스(Dixie Chicks)와 같은 주류 뮤지션들만큼 주목을 받고 있지는 못하지만, 부시와 보수진영의 이데올로기를 보다 본질적인 측면에서 고발하고 록 음악 팬들을 결집시켜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이들의 운동은 보다 전략적이고 조직적이다. 실제로 이 앨범에 참여한 밴드들 다수는 앨범 발표 이후로도 1990년대 초반 아버지 부시 행정부의 2기 집권을 저지하는 데 기여한 ‘Rock The Vote’ 운동을 계승한 ‘Punkvoter’ 캠페인에 참여하는 등 정치적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이래저래 2004년 말의 최대 관심은 미국 대선의 결과가 될 것 같다.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대선 결과를 점치기는 어렵고, 국수주의와 패권주의의 허상에 빠진 미국의 보수세력에 대해 진보성향의 록 음악이 얼마나 힘을 가진 존재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만일 또 다시 부시 행정부가 집권하게 된다하더라도 대중음악계의 반전, 반 부시 운동은 오히려 확대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어쨌든 미국의 양심이 그들 자신을 구원할지 지켜볼 일이다. 20041030 | 장육 [email protected]

7/10

P.S. 각 앨범에는 참여 밴드들의 공연 모습과 부시의 연설 장면 등 다양한 볼거리를 담은 DVD가 포함되어 있다.

수록곡
[Rock Against Bush vol.1] 1. Nothing To Do When You’re Locked Away In A Vacancy – None More Black
2. Moron – Sum 41
3. Warbrain – Alkaline Trio
4. Need More Time – Epoxies
5. The School Of Assassins – Anti-Flag
6. Sink, Florida, Sink (Electric) – Against Me!
7. Baghdad – The Offspring
8. Lion And The Lamb – The Get Up Kids
9. Give It All – Rise Against
10. No W – Ministry
11. Sad State Of Affairs – Descendents
12. Revolution – Authority Zero
13. Paranoia! Cha-Cha-Cha – The Soviettes
14. That’s Progress – Jello Biafra, D.O.A.
15. Overcome (The Recapitulation) – RX Bandits
16. No Voice Of Mine – Strung Out
17. To The World – Strike Anywhere
18. Heaven Is Falling – The Ataris
19. God Save The USA – Pennywise
20. Normal Days – Denali
21. The Expatriate Act – The World, Inferno Friendship Society
22. No News Is Good News – New Found Glory
23. Basket Of Snakes – The Frisk
24. Jaw, Knee, Music – NOFX
25. It’s The Law – Social Distortion
26. The Brightest Bulb Has Burned Out Less Than Jake, Billy Bragg

[Rock Against Bush vol.2] 1. Favorite Son – Green Day
2. Let Them Eat War – Bad Religion
3. Unity – Operation Ivy
4. Necrotism: Decanting The Insalubrious (Cyborg Midnight) Part 7 – The Lawrence Arms
5. We Got The Power – Dropkick Murphys
6. Drunken Lullabies – Flogging Molly
7. Doomsday Breach – Only Crime
8. Gas Chamber – Foo Fighters
9. Status Pools – Lagwagon
10. What You Say – Sugarcult
11. 7 Years Down – Rancid
12. Off With Your Head – Sleater Kinney
13. Scream Out – The Unseen
14. Violins – Yellowcard
15. Like Spewells On A Wheelchair – Dillinger Four
16. Chesterfield King (Live) – Jawbreaker
17. Born Free (Live) – Bouncing Souls
18. No Hope (Live) – Mad Caddies
19. Kids Today – The Dwarves
20. Can’t Wait To Quit – Sick Of It All
21. Comforting Lie – No Doubt
22. State Of Fear – Useless Id
23. I’m Thinking – Autopilot Off
24. My Star – The (International) Noise Conspiracy
25. Time’s Up – Donots
26. Kill The Night – Hot Water Music
27. You’re Gonna Die – Thought Riot
28. Fields Of Agony (Acoustic) – No Use For A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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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Fat Wreck Chords의 [Rock Against Bush vol.1/2] 페이지
http://www.fatwreck.com/junk/rab.html
http://www.fatwreck.com/junk/rab2.html
Punkvoter 공식 사이트
http://www.punkvot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