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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u Reed – Ecstasy – Reprise, 2000

 

 

영원한 주변인이자 전위주의자인 루 리드의 17번째 음악 여행

루 리드(Lou Reed)의 출생년도는 1942년, 올해로 58세이다. 벨벳 언더그라운드(Velvet Underground)의 첫 앨범이 1967년에 나왔으니 거의 30여 년 동안 음악 활동을 해온 셈이다. 하지만 정작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활동 기간은 불과 5년으로, 1965년에 결성되어 1970년 해산까지 정규 앨범 네 장을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미 알고 있을 테지만, 그 5년 동안 발매한 네 장의 스튜디오 앨범은 차트 100위에도 오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뒤의 두 앨범은 차트에 오르지조차 못했다. 때문에 당시의 그들을 두고 ‘가장 주목할 만한 실패(most remarkable failure)’라고 적고 있다.

그러나, 루 리드를 설명할 때 벨벳 언더그라운드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것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또 다른 멤버인 존 케일(John Cale)도 예외는 아닌데, 5년간의 밴드 생활이 30여 년의 솔로 활동을 상쇄할 만큼 밴드의 ‘대단한’ 영향력을 거두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그들의 음악적 뿌리는 벨벳에 있으며 그 음악에서 벨벳의 흔적 찾기는 계속된다. 평론가 마빈(Marvin)이 루 리드의 신보를 듣고 수록곡 “Tatters”의 시작이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Candy Says”(밴드의 세 번째 셀프타이틀 앨범 수록곡)와 비슷하다고 했듯이, 이번에도 예외는 아닌 듯 싶다.

[Ecstasy]는 1972년 루 리드의 첫 번째 솔로 앨범 이후 열 일곱 번째로 발매되는 스튜디오 정규 음반이다. 모두 열 네 곡이 77분의 분량으로 채워져 있는 본 앨범은 엑스터시한 표정의 루 리드가 앨범 커버를 장식하고 있다. (속지에는 엑스터시의 오르가즘 단계를 나타내는 듯한 루 리드의 얼굴이 순서대로 실려있다) 하지만 음악을 들었을 때 객체도 이와 같은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모호한 가사는 변함없지만 세월 속의 여정을 과시하듯 음악은 두텁고 다양한 텍스트를 보여준다. 루 리드는 노래와 읊조림의 어정쩡한 줄타기가 여전하며 때로는 박자를 무시하는 등의 매력적인 보컬을 들려주지만, 관습 탓인지 그다지 새롭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 적어도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비교하자면, 선입견 없이 듣기엔 그의 과거가 ‘화려한’ 탓이다. 하지만 요즘 음악에 비교할 때 간과할 수 없는 이상성(異常性)을 갖고 있다.

첫 곡 “Paranoia Key of E”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에서 흔히 듣던 음향의 팬(pan) 현상을 떠오르게 해준다(이것이 의도적이었는지 4트랙 녹음의 단점이었는지 모르겠지만). 극단적인 팬 효과는 벨벳 시절 두 번째 앨범의 “The Gift”라는 곡에서 나타났는데, 오른쪽에는 아방가르드적 기타 연주가 왼쪽에는 단편 소설 낭송이 완연하게 분리되었다. 이러한 좌우 분리는 이번 곡에서도 보여지는데, 각기 다른 기타는 왼쪽과 오른쪽에서 독자적으로 연주된다. 아울러 음의 텐션은 선명한 음질과 다양한 관악 세션과 더불어 풍성하게 전달된다. 반복적인 연주는 단조로움을 주지만 자유분방한 보컬은 여기에 즉흥적인 분위기를 가중시키는데, 엑스타시로 전이시키기 위한 이런 식의 환각요법은 “Heroin” 이래로 꾸준히 이용되어 왔음을 기억하자. 본 앨범에서는 18분에 달하는 “Like a Possum”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절제인지 한계인지 “Like a Possum”은 일정한 수위를 유지할 뿐, 과거처럼 폭발하여 얽히는 난삽함과 혼탁을 연출하지는 않는다. 요지부동의 연주 앞에서 절규하는 루 리드가 안쓰러울 정도로 뻣뻣함을 과시하는데, ‘혹시’하면서도 ‘역시’이다(해시시에서 LSD로의 버전업일까). “Mad”와 “Ecstasy”에서는 솔로 성향의 루 리드를 느낄 수 있다. ‘원숙’이라는 말이 어울리는데, 일정한 거리감에 따른 공감각적 확장은 동양화의 ‘여백의 미’와 상통한다.

결국 본 앨범은 세 가지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다. (떨칠 수 없는) 벨벳 언더그라운드와 솔로 활동 시절, 그리고 현재형으로 평가하는 것이다. 먼저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비하면 태작이다. 비틀즈와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처럼. 솔로 앨범 중에서는 범작+α에 속하지만, 요즘 나온 앨범들과 비교하면 수작이다. 하지만 이번 앨범으로 산타나(Santana)처럼 회춘하기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는 여전히 대중성과 거리가 먼 주변인이자 뉴욕 아방가르드의 역사이며 상징이 아닌가. 20000629 | 신주희 [email protected]

7/10

수록곡
1. Paranoia Key of E
2. Mystic Child
3. Mad
4. Ecstasy
5. Modern Dance
6. Tatters
7. Future Farmers of America
8. Turning Time Around
9. White Prism
10. Rock Minuet
11. Baton Rouge
12. Like a Possum
13. Rouge Company
14. Big Sky

관련 사이트
루 리드 공식 홈페이지
http://www.loureed.org

루 리드의 소속 음반사 사이트
http://www.repriserec.com/lour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