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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Dynamite – A Little Deeper – ISLAND, 2002

 

 

밉지 않은 변절, 시작된 성공 가도

데뷔한 지 몇 달 안된 신인에게 퍼부어 준 상을 보고 있자니 ‘영국에서는 그녀에게 기대하는 바가 크구나’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2002년 머큐리 뮤직 프라이즈(Mercury Music Prize)에서 흑인 여성 최초로 ‘올해의 앨범’ 부문을 수상하였고, 흑인 음악 시상식인 모보 프라이즈(Mobo Prize)에서는 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어 그 중 ‘최우수 신인상’, ‘올해의 UK 아티스트’, ‘최우수 싱글’을 쓸어 갔다. 2003년 브릿 어워드(Brit Award)에서는 4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는데 그 중에 ‘여성 솔로 아티스트(British Female Solo Artist)’와 ‘어반 액트(British Urban Act)’ 부문을 수상하였다.

영국뿐이 아니다. 미국에서도 그녀에게 거는 기대는 크다. 미국의 평단에서는 메리 제이 블라이즈(Mary J. Blige)에 미시 엘리엇(Missy Elliott)에 로린 힐(Lauryn Hill)은 물론이요 심지어는 메이시 그레이(Macy Gray)까지, 좋은 것 다 갖다 붙여 가며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허나 그녀가 마치 메리 제이 블라이즈처럼 랩과 소울을 넘나들기는 하지만 지금으로선 메리 제이의 깊고 풍부한 보컬과 대적하기에는 무리가 있고, 그녀의 까실까실한 목소리가 종종 메이시 그레이와 비교되지만 이 또한 메이시의 꺼끌하면서도 두터운 보컬에는 훨씬 못 미친다. 게다가 “Sick ‘N’ Tried나 “Seed Will Grow”에서 보여 준 ‘레게리듬을 타는 래핑’의 기원을 로린 힐에서 찾는 것도 무리가 있다. 이는 근본적으로는 댄스홀(Dancehall)의 잔재이며 푸지스(The Fugees)의 [The Score]를 작업했던 살람 레미(Salaam Remi), 섀기(Shaggy)의 앨범을 함께 했던 펀치(Punch)가 프로듀싱에 참여하여 그녀를 조력하였다. 그들은 거라지 랩 특유의 ‘굴곡이 심하지 않은 음’에 굴곡을 넣고 절룩거리는 다리를 재촉하여 걷는 듯한 급박한 래핑을 길게 늘어뜨려 느슨하게 만들었다.

물론 그녀에게서 로린 힐과의 공통점을 찾을 수도 있다. 그것은 그들의 음악에서 나타나는 세상을 향한 시선이다. “It Takes More”에서 ‘너는 섹스에 대해서는 많은 이야기하면서 에이즈에 관해서는 말하지 않아. 너는 그것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아.’라고 말하는 것이나 “Watch Over Them”에서 갱들과 약물 중독자들에게 자신을 파괴하지 말고 보호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신에게 그들을 보호해 달라고 기도하며 노래를 마치는 것을 보면 시상식에서 시상소감으로 성경구절을 읽어주는 로린 힐이 떠오른다. 하지만 그녀는 위에서 언급된 여성 싱어들의 농축액이 아니며 전혀 새로운 물질이다. 그러므로 미즈 다이너마이트를 미국의 성공한 힙합/소울 내지는 여성 소울 싱어들과 비교하는 미국의 평가는 아귀가 맞지 않는다.

따지고 보면 이런 식의 평가도 그녀가 자처한 것일지 모르겠다. 미즈 다이너마이트는 미국의 주류 힙합/소울을 노골적으로 받아들이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냈기 때문이다. 거라지 특유의 무거운 베이스라인과 드럼 프로그래밍은 차가운 일렉트로니카의 맹렬한 비트 대신 물 흐르듯 흐르는 유연한 그루브를 선택했다. 예를 들어 “Dy-Na-Mi-Tee”같은 경우, 둔중한 베이스가 만들어내는 차가운 울림은 거라지 랩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를 조장하지만 큰 곡선을 그리는 드럼과 그 곡선에 맞춰 ‘DyNa-Mi-Tee-Tee∼’를 연발하는 코러스는 귀에 착 들러붙어 머릿속을 맴돈다. 그녀는 UK 거라지 랩 특유의 지껄이는 듯한 랩 대신 ‘(따라 부르기 쉬운) 훅이 있는 멜로디’와 ‘(멜로디로 인해 더욱 강조하기 쉬워진) 그루브를 이용한 래핑’과 같은 미국식 작법을 적극 이용하였다. 이것은 투스텝/거라지의 기대주였던 그녀에겐 좀 특별한 선택이었으며 다행히도 이러한 컨셉은 성공을 거두었다.

그녀가 노래할 때나 랩을 할 때의 목소리는 아직 안정적이지 못하다. 목소리의 굵기를 조절할 수 있는 낮은 음과 일정 수준의 기량이 되어야만 톤 조절이 가능한 고음에서의 음성차이가 많이 나는 걸 보면 아직 싱어로의 자질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산타나의 기타로 시작하는 라틴풍의 “Put Him Out”이나 탱고리듬을 차용하여 이색적인 기분을 주는 “It Takes More” 같은 곡을 들어보면 여러 가지 소스를 종합하는 능력이 아주 탁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특히 앨범 전면에 투스텝/거라지의 느낌을 놓치지 않으면서도 미국의 주류 흑인음악을 기용하여 황금비율로 혼합한 것은 이 앨범이 대중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적인 요인이었다. 이런 식으로 친근한 인상을 주어 사람들이 낯을 가리기도 전에 사람들에게 투스텝/거라지의 요소를 주입시켰으며 앞으로도 이 비율이 어떻게 조절되느냐가 그녀의 (음악적/상업적) 성공을 결정해줄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20030901 | 홍마녀 [email protected]

8/10

수록곡
1. Natural High (Interlude)
2. Dy-Na-Mi-Tee
3. Anyway U Want It (Feat. Keon Bryce)
4. Put Him Out
5. Brother
6. It Takes More (Bloodshy Main Mix)
7. Sick ‘N’ Tired
8. Afraid 2 Fly
9. Watch Over Them
10. Seed Will Grow (Feat. Kymani Marley)
11. Krazy Krush
12. Now U Want My Love
13. Gotta Let U Know
14. All I Ever
15. A Little Dee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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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sdynamite.co.u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