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 Make Say Think – & Yet & Yet – Constellation, 2002 새롭지 않지만 사려 깊은 음반 ‘독창성’은 현재 록 비평에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코럴(The Coral)같은 밴드는 음반의 완성도에 앞서 사운드의 ‘독특함’만으로도 존재가치를 증명하고 있으며, 모과이(Mogwai)같은 밴드를 보면 참 오래도 우려먹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련만 누구 하나 불평하지 않는다. 어쩌면 록 씬에 (대한민국 교육부가 그렇게 바라던) 평범한 우등생보다 개성 있는 열등생이 우대 받는 시절이 도래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기, 1998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결성된 두 메이크 세이 띵크(Do Make Say Think)는 독특함을 배제하는 밴드다. 시카고 포스트 록의 영향 하에 셀프타이틀 데뷔음반(1998)을 발표했고, [Goodbye Enemy Airship the Landlord Is Dead](2000) 에 이르러선 ‘긴장감’을 직선적인 흐름으로 지속시키는 데 성공하며 밴드의 이름을 청중에게 각인시키는 게 성공했다. 그러나 언급했던 바에서 짐작할 수 있듯 록을 넘어서는 ‘새로움’이 이들의 목적은 아니다. 두 메이크 세이 띵크가 설정했던(또는 소비되는) 방향은 스테레오랩(Stereolab)이나 라이카(Laika)가 시도했던 절충적 노선은 아니지만 포스트 록 내에서 이미 확립된 스타일에 적절히 안주하는 것이라고 봐야 적당하다. [& Yet & Yet]은 이러한 노선이 본 궤도에 진입했음을 알리는 음반이다. 그래서 이 음반을 듣고 있노라면 ‘누군가’와 비교하고 싶어 참을 수 없는지도 모른다. 시종일관 단조의 드론 사운드만을 반복하는 “Chinatown”에서는 앰비언트+드림 팝 같은 느낌이, 미니멀하게 반복되는 리프, 드럼과 트럼펫이 맞물린 “Classic Noodlanding”은 가스트르 델 솔(Gastr del Sol)을 연상시킨다. 그 뿐이 아니다. 짐 오루크(Jim O’Rourke)의 솔로 작업같이 들리는 “White Light Of”와 갓 스피드 유 블랙 엠페러(Godspeed You Black Emperor!)의 악곡 구성과 비슷한 “Anything for Now”도 있다. 그러나 다른 포스트 록 밴드들의 영향을 ‘강하게’ 느낄 순 없다. 이는 두 메이크 세이 띵크가 기존에 존재했던 익숙한 요소들을 다양하게 가져오지만 그것들을 차용하고 응용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을 두 메이크 세이 띵크가 극명하게 드러내는 바는 음반에서 전자 음이나 사운드의 의도적인 변형을 제한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마이 블러디 발렌타인(My Bloody Valentine)으로부터 시작된 의도적인 샘플링, 드럼머신의 사용은 록의 전자음악화를 불러왔다. 토터즈(Tortoise)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샘플링된 소리에서 ‘날 것’의 느낌을 변형시켜 새로운 음악적 효과음으로 활용하는 등, 기술의 발전과 음악의 진보는 평행선을 그리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기술이 정체되자 사고의 틀도 정체되었고 사운드의 형태의 발전은 답보상태이다. 그래서 어쩌면 두 메이크 세이 띵크가 갖는 지점은 독특하다고 해야할지도 모른다. 이들은 트럼펫을 제외하면 전형적인 록 밴드의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드럼머신이라던지 연주된 기타음의 샘플링같은 이제는 당연히 사용되는 것들조차 거부하고, 모든 연주를 ‘실연(實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을 ‘퇴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들이 목적하는 것은 이미 고착화된 실험이 아니다. 두 메이크 세이 띵크가 연주의 실연(實演)으로 원했던 것은 사운드의 ‘자연스러움’이다. 효과음들로 직조된 텍스쳐 대신 그들이 채택하고 있는 것은 공간에 여유를 두는 사운드이며, 그 울림은 청자에게 ‘나긋한’ 편안함을 준다. 마치 하나의 곡같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곡 배치도 이에 일조하고 있다. “Classic Noodlanding”에서 “White Light Of”까지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연결을 감안한 듯한 악곡구성덕분에 “Chinatown”이 나와야 곡이 바뀐 걸 알아채기도 했으니 말이다. 뒤집어보면 ‘독창적’이라는 표현은 무언가 ‘과잉’되었다는 말도 된다. 과장된 독특함들 속에 비평가를 위한 음악만이 난무할 뿐, 정작 소비자인 청자를 위한 음반은 찾기 드문 현실에 우리는 존재하는 것이다. 그래서 두 메이크 세이 띵크를 간단히 평가하기는 어렵다. ‘독창적’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들의 청자를 위한 사려 깊은 배려는 놓치기 아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한번쯤은 흔하지 않지만 독특한 것은 아닌 우등생의 손을 들어주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20030105 | 배찬재 focuface@hanmail.net 8/10 수록곡 1. Classic Noodlanding 2. End of Music 3. White Light Of 4. Chinatown 5. Reitschule 6. Soul and Onward 7. Anything for Now 관련 사이트 Constellation 레이블에서 제공하는 공식 페이지 http://www.cstrecords.com/html/domake.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