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과 5월 – Oasis Folk Festival Vol. 1 – Oasis(OL 1077), 1972.4.4 싱어송라이터, ‘가수’를 넘어 ‘작가’가 되다 4월과 5월의 데뷔 음반으로 당시 이종환이 기획했던 음반인 [오아시스 포크 페스티발]시리즈의 첫번째 음반이다. 그리고, 이 음반은 4월과 5월의 데뷔 음반으로서나, [오아시스 포크 페스티발]의 첫번째 음반으로서가 아닌 또 하나의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음반의 표지 앞면과 뒷면에 기록된 ‘4월과 5월 작품집’이라는 의미이다. 물론 초기 국내 포크음악에서 자신들의 작품을 스스로 노래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의 개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다른 이들의 송라이팅이 참여적인 가사를 동반한 메시지 전달 위주의 곡들이 많았던 반면, ‘4월과 5월 작품집’의 의미는 작사·작곡 뿐만 아니고 편곡에까지 영역을 확대하여, 그들 스스로 ‘자신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일’을 넘어서는 ‘아티스트’로 우뚝 설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음반이다. (오히려 ‘노래를 부르는 일’을 게을리(?)한 적도 많았다.) 사실 기타를 잘 치고 노래를 잘하는 가수나, 자신들의 개성이 뛰어난 가수들이 많았던 1970년대 초반. 4월과 5월은 노래를 부르는 가창력이나, 개성면에 있어서는 그들과 비교될 듀엣은 아니었다. 실제로 이 음반을 들어보면, 음반의 표기와는 달리 “욕심없는 마음”, “절망하지 마라”에서의 메인 싱어 그리고, “푸른 하늘”과 “화”에서 코러스 라인을 이루고 있는 목소리는 이수만의 것이고, 음반에 표기된 대로 “작은 섬” 역시 이수만이 불렀다. 물론 B면의 곡들 중에서 “화”이외의 곡들은 각각 다른 가수들이 맡아서 부르고 있다. 음반은 전체적으로 C&W(country & western)풍의 몇곡을 포함한 포크 음반으로, 어렵지 않은 멜로디라인을 가진 곡들이 많다. 물론, “화”를 비롯한 몇몇 곡들이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것은, 일상적인 주위의 생활을 다룬 친근한 가사의 역할이 컸으리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내가 싫어하는 여자”나 “어떤 말씀”과 같은 노래들은 바로 그 ‘가사’ 때문에 금지곡이라는 철퇴를 맞았다.) 하지만, 그 어렵지 않은 멜로디 라인과 친숙한 가사에 숨겨있는 이들만의 사운드 메이킹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음반의 성격이 ‘포크’ 음반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곡들이 통기타 위주의 편곡으로 되어있고, 통기타 이외의 반주들에서도 이전의 다른 음반들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XXX 전속 관현악단’이 참여하지 않은 소규모 그룹 편성의 연주를 들을 수 있다. 이는 이미 록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던 백순진의 이후 작품들에서 어렵지 않게 등장하는 편곡 방식인데, 그 점에서 관현악의 반주가 있을 경우에도 그룹의 연주가 주를 이루는 이들만의 새로운 사운드 메이킹의 시작점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음반은 여러 명의 가수들이 참여하고 있지만, 음반 전체적으로 볼 때는 어느 하나 튀는 곡 없이 일관성을 지니고 있다. 음반 전체에서 나타나는 매끄러운 일관성이 앞서 이야기했던 편곡, 즉 이들만의 사운드 메이킹에 의한 결과물이었고 또, 앞으로의 진로를 결정짓는 새로운 시도였다. 하지만, 이러한 이들의 새로운 시도들은 ‘표절’이라는 뒷이야기를 낳곤 했다. 실제로 작곡가인 백순진의 아버지는 당시 여행사에 근무하며 세계 여러곳의 음반들을 구해줬다고 하고, 제 3의 멤버로 불리우며 백순진의 여자친구였던 ‘화’의 아버지 역시 엔지니어로 일본에서 오래 살았다는 사실이 이런 시비들을 부추긴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이제와서 이들의 음악과 외국의 다른 음악들을 일일이 비교해 가면서 구태여 짜 맞출 필요는 없다. ‘이 험한 세상의 등불’이 되려고 했던 이들의 음악은 한곡 한곡의 ‘노래’로 그 생명을 갖는다기 보다는, 노래와 관련된 그 모두를 통합한 하나의 의미로 볼 수 있는 ‘4월과 5월 작품집’이기 때문에… 20021224 | 송명하 coner@chollian.net 0/10 신현준의 코멘트 이 앨범에서는 “내가 싫어하는 여자”와 “어떤 말씀”이 금지곡으로 지정되었다. 사유는 “내가 싫어하는 여자”의 경우 ‘가사 퇴폐·치졸’이며, “어떤 말씀”의 경우 ‘가사 불건전·저항적’이다. “어떤 말씀”의 경우 장발을 하지 말고 미니 스커트를 입지 말자는 건전한(?) 메시지를 담은 것인데, 당국은 이런 것을 소재로 삼는다는 것 자체를 못마땅해 한 모양이다. 물론 이런 가사가 쉐그린(이태원·전언수)의 코믹한 창법에 얹히면 ‘계도’보다는 ‘풍자’의 효과를 띤다고 생각했던 것일까. ‘표절 의혹’에 대해서는 “욕심없는 마음”이 러빈 스푼풀(Lovin’ Spoonful)의 “Butchie’s Tune”와 유사하며, “작은 섬”의 전주가 피터 폴 앤 메리(Peter, Paul & Mary)의 “500 Miles”와 유사하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렇지만 표절에 대해 관대했던 당시의 환경을 고려한다면 이런 점이 결정적 흠집이 되지는 않는다. (참고로 한국이 국제저작권협회에 가입한 것은 1980년대 말의 일이고 따라서 이때는 번안곡을 연주하거나 녹음해도 저작권료를 한푼도 지불하지 않았다). 개인적 소견이지만 “화”의 전주에 나오는 기타 리프는 한국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사운드에 속한다. 한 마디로 이루어진 단순한 것이지만 날카로운 금속성 소리는 역사적 순간을 표상한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수록곡 Side A 1. 내가 싫어하는 여자 – 4월과 5월 2. 욕심 없는 마음 – 4월과 5월 3. 절망하지 마라 – 4월과 5월 4. 노래를 부르자 – 4월과 5월 5. 푸른 하늘 – 4월과 5월 6. 작은 섬 – 4월 5월과 이수만 Side B. 1. 화 – 4월과 5월 2. 어떤 말씀 – 쉐그린 3. 나무 그늘 아래서 – 홍민 4. 내가 싫어하는 남자 – Charms 5. 그날을 기다려 – 이수미 6. 고향 떠난 후 – 최병걸과 안혜경 관련 글 그룹 사운드 출신들, ‘포크 싱어’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다(상): 1969-1972 – vol.4/no.20 [20021016] 그룹 사운드 출신들, ‘포크 싱어’들과 만나고 또 헤어지다(하): 1973-1975 – vol.4/no.22 [20021116] ‘포크 명반’의 전설적 편곡자와의 ‘Long Distance Call’: 안건마와의 인터뷰 – vol.4/no.22 [20021116] ‘포크 록’의 東方之光(동방의 빛)을 찾아서: 강근식과의 인터뷰 – vol.4/no.22 [20021116] 어니언스 [작은 새/초저녁별(안건마 편곡집)] 리뷰 – vol.4/no.22 [20021116] 김정호 [김정호 Gold Two] 리뷰 – vol.4/no.22 [20021116] 송창식 [송창식 1] 리뷰 – vol.4/no.22 [20021116] 4월과 5월 [구름들의 보금자리/등불] 리뷰 – vol.4/no.22 [20021116] 송창식 [맨 처음 고백/손을 잡고 걸어요] 리뷰 – vol.4/no.22 [20021116] V.A. [골든 포크 앨범 Vol. 11: 바보들의 행진] 리뷰 – vol.4/no.22 [20021116] 이장희 [그건 너] 리뷰 – vol.4/no.22 [20021116] 영화음악 [별들의 고향] 리뷰 – vol.4/no.22 [20021116] 김세환 [김세환 노래모음(비/그림자 따라)] 리뷰 – vol.4/no.22 [20021116] 투 코리언스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불 꺼진 창] 리뷰 – vol.4/no.22 [20021116] 현경과 영애 [아름다운 사람/내 친구] 리뷰 – vol.4/no.22 [20021116] 관련 사이트 한국 록 음반 연구회 http://cafe.daum.net/add4 코너 뮤직: 한국 록과 포크 음악 사이트 http://www.conermusic.com 윈드버드 http://www.windbird.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