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 음악 잡지에서 작년 말 독자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2001년 음악계 10대 사건’ 중의 하나로 언니네 이발관 재결성이 선정되었을 때도 뭔가 심상치 않더니(정작 본인들은 “우리는 해체한 적이 없다”라고 항변하지만), 이렇다 할만한 사전 홍보 없이 발매된 언니네 이발관의 새 앨범 [꿈의 팝송]이 대박의 징조를 보이고 있다. [꿈의 팝송]은 발매되기 전 초도 물량 15,000장이 선주문으로 모두 품절, 곧바로 재판 제작에 들어가면서 범상치 않은 조짐을 예고하더니, 10월 17일 발매 당일에 사건을 터뜨렸다. 교보문고(‘핫트랙스’)에서 열린 쇼 케이스에 많은 인파가 몰려들어(이 서점의 쇼 케이스 사상 최다였다고 한다) 예정된 사인회가 취소되는 해프닝이 있었고, 입고된 300장의 물량마저 품절 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발매 첫날, 서울 지역에서만 재주문량이 6,500장에 달할 만큼 기록적인 판매고로 발매 첫날의 판매 데이터가 마감되었다고 한다. 배급사인 유니버설 측에 의하면 이 정도의 기록은 꾸준히 성공실적을 쌓아온 중견급 메이저 뮤지션의 새 앨범이 출시되었을 때나 볼 수 있는 반응이라고 한다. 이 ‘의외의 사태’에 밴드 측은 물론, 소속사, 배급사, 매장에 이르기까지 모두 즐거운 비명을 지르며 이 뜻하지 않은 반응을 어떻게 봐라봐야 할지 고심중이다. 이 인디 씬에서 유례없는 폭발적인 열기는 4년만의 새 앨범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상외이다. 그런데 이는 그 동안 언니네 이발관의 신보를 기다리던 팬들에게만 국한되는 일시적인 현상이 될 것인가, 아니면 ‘대박’으로 이어져 국내 모던 록이 주류 시장에 안착하는 첨병역할을 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는 록 밴드들의 선전과 더불어 그들 자신에게나 한국 대중 음악계 전체적으로나 분명히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언니네 이발관과 더불어 조만간 앨범 발매 계획을 갖고 있는 모든 록 밴드들의 성공가도를 기대해본다. 20021018 | 김작가 kimzakka@hotmail.com 관련 글 언니네 이발관 [비둘기는 하늘의 쥐] 리뷰 vol.2/no.22 [20001116] 언니네 이발관 [후일담] 리뷰 vol.2/no.22 [20001116] 언니네 이발관 [꿈의 팝송] 리뷰 vol.4/no.21 [20021101] 줄리아 하트 [가벼운 숨결] 리뷰 vol.4/no.3 [20020201] 데이트리퍼 [수집가] 리뷰 vol.3/no.3 [20010201] 관련 사이트 언니네 이발관 공식 사이트 http://www.shakeyourbodymoveyourbod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