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너스의 담요 (Linus’ Blanket) | Show Me Love | Sony Music Korea, 2011 무국적의 팝송 결성된 지 10년이나 지난 밴드 라이너스의 담요(Linus’ Blanket)의 첫 정규 앨범인 [Show Me Love](2011)는, 밴드가 앞서 발매한 [Semester EP](2003)와 [Labor in Vain (Single)](2005)이 끌어낸 음악적 기대치와 더불어 DJ 소울스케이프, 조휴일(검정치마), 도재명(로로스), 정중엽(장기하와 얼굴들), 스윗소로우, 임환택(ex 할로우 잰), 조월(모임 별) 등 ‘업계’ 유명인들의 참여에 대한 기대치가 어우러져 발매 전부터 이들을 아는 사람들에게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딱히 다른 말이 필요 없이, 이들의 음악은 달달하고, 부담 없으며, 담백하다. 앨범의 인트로 역할을 하는 1분 남짓의 연주곡 “Rag Time”과, 이에 바로 이어지는 타이틀곡 “Show Me Love”는 밴드의 보컬 연진의 발랄, 상큼한 보컬과 함께 이 팝 밴드의 정체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Gargle”에서는 최근 한국 인디씬의 아이돌(!)이라고 할 수 있는, 검정치마의 조휴일이 참여하여 노래하고 있다. 담담한 어쿠스틱 기타와 나른한 브라스 세션이 편안한 트랙 “Misty”를 지나면, 이들의 인기곡인 “Picnic”이 새로운 버전으로 실려 있다. 여기엔 보컬 그룹 스윗소로우(Sweet Sorrow)의 코러스가 더해져 더욱 풍부한 사운드를 보이긴 하는데, 8년 전의 그것보다 발랄함은 반감되었다. 그들의 또 다른 히트 싱글들인 “Labor in Vain”과 “Walk”도 새롭게 편곡되어 수록되어 있다. 모임 별의 조월이 프로듀싱한 “Music Takes Us to the Universe”는 앨범에서 가장 다른 분위기의 곡인데, 예전 시부야계 음악의 환영을 보는듯한 가벼운 일렉트로닉 곡이다. 위에서는 앨범의 음악적인 설명을 했지만, 라이너스의 담요의 흥미롭고 재밌는 지점은 가사를 사용하는 방식에 있다. 노랫말은 대개 한 아티스트의 성격을 정의하는 데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와 같이 ‘인디 음악’이라는 말을 ‘새로움’, ‘기발함’ 등으로 정의해 사용할 때에는 특히 그것의 중요성이 더 크게 부각되곤 한다. 그러나 라이너스의 담요는 가사를 딱히 그런 역할로 사용하려는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이들은 가사로 감성을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라 멜로디의 일부로 가사를 사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즉 달콤하고 앳된 연진의 특색 있는 보컬을 이용해 가사를 ‘연주’한다는 느낌이 더욱 진하다. 그래서 이들의 음악은 딱히 가요 같지도, 그렇다고 영미권의 팝송 같지도 않다. 라이너스의 담요가 들려주는 음악이 다른 가요 혹은 인디 음악과 차별성을 갖게 되는 부분이 바로 이 지점이며, 이 점이 바로 그들의 음악이 비로소 독자적인 구역을 설정할 수 있게 되는 근거다. 즉, 가사에 구애받지 않고, 그것도 음악의 일부로 들을 수 있는, 듣기 편한 무국적(無國籍) 팝송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 글 이재훈 jaych249@gmail.com ratings: 2.5/5 수록곡 01. Rag Time 02. Show Me Love 03. Gargle (Feat. 조휴일) 04. Misty 05. Picnic 06. Labor in Vain 07. 순간의 진실 08. 고백 09. Music Takes Us to the Universe 10. Stop Liking, Start Loving 11. Walk 관련 글 라이너스의 담요(Linus’ Blanket) [Semester EP] 리뷰 – vol.5/no.17 [20030901] 관련 영상 “Show Me Love” 관련 사이트 라이너스의 담요(Linus’ Blanket)의 홈페이지 http://linusblanket.net Leave a ReplyYour email address will not be published.CommentName* Email* Website 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