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2105430-0417sergioSergio Mendes Trio – Brazil ’65 – EMI, 1965

 

 

보싸 노바의 세계화, 그 전초전

세르지오 멘데스(Sergio Mendes)는 보싸 노바의 상업화 가능성을 몸소 실천하여 실현시킨 인물이다. 그는 안또니우 까를루스 조빔(Antonio Carlos Jobim)이 세계적으로 보싸 노바의 위명을 드높일 무렵 허브 앨버트(Herb Albert)가 창립한 레이블인 A&M의 첫 번째 월드 뮤직 아티스트로 적을 올린 인물이다. 그 뒤 에두 로보, 땀바 꽈뜨로, 아스뜨루드 질베르뚜, 월터 웬들리 등의 아티스트들을 영미권의 시장에 소개하는 전도사 역할을 자임했으며 음악적으로는 라운지 음악의 비조라고 평가받는 사람이다.

그가 보싸 노바의 세계화 가능성을 알린 것은 그가 1966년에 조직한 그룹인 Brazil 66’이었다. 이 시절의 음악이 팝적이며 소프트 록 사운드를 표방한 작품들이 많았다면 지금 소개하려는 [Brazil ’65]는 보싸 노바 특유의 소편성에 세련되며 청량감 넘치는 리듬감이 공존하는 음악이다. 이 앨범에는 특별하게 세르지오 멘데스의 그룹 브라질 ’65뿐만이 아니라 후에 에두 로보와 결혼을 하게 되는 여성 보컬리스트 완다 지 사(Wanda de Sah)와 브라질의 정말 흔치않은 여류 비올렁 연주자이자 1990년대 초에 식물인간이 되기 전까지 브라질 내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점하던 아티스트 로지냐 지 발렌사가 참여하고 있다.

첫 곡은 보싸 노바의 스탠더드 중의 스탠더드인 “So Nice”이다. 정말 수많은 해석이 존재하는 곡이지만 이 곡만큼 리듬이 미묘하게 살아 숨쉬는 구성을 지닌 해석은 드물다고 생각된다. 특히 팔세토가 완전히 거세된 완다 지 사의 순수한 목소리는 보싸 노바계의 보컬 중에 비할 만한 목소리가 드물다고 생각된다. 세르지오 멘데스가 왜 라운지의 비조인지를 보여주는 곡이다. 아름다운 멜로디의 연주와 풍미가 가벼우면서도 화려한 리듬. 이것이야말로 라운지 사운드의 미려함을 뽐내는 곡이다. 세르지오 멘데스의 편곡 능력이 극대화된 “Berimbau”는 원곡의 다소 육중한 듯한 느낌을 완전히 제거해 버리고 산뜻한 분위기로 뒤바뀌어 있다. 이는 훗날 브라질 ’66(Brazil ’66)을 결성한 후 비틀즈나 조니 미첼의 곡을 편곡할 때 사용하던 수법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유려한 청량미가 넘치는 “Aquaris”에서의 플루트와 세르지오 멘데스의 피아노가 그려내는 인터플레이는 도회적 세련미가 넘치는 명연이다. 여기에는 후일의 그를 존경하는 유러피언 라운지계의 아티스트들이 닮고 싶어하던 고상함이 한껏 녹아있다. 멋지게 삽입되어 있는 미묘한 싱커페이션이 보싸 노바의 매력을 진하게 전달해주는 연주 “Muito a Vontage” 역시 경이로운 세련됨으로 무장되어있는 최상의 연주중 하나이다.

세르지오 멘데스는 브라질이 낳은 최고의 피아니스트중 한 사람이자 유능한 편곡자이다. 그의 연주에는 그 누구도 흉내내지 못할 미묘하면서도 울림이 적은 흔들림이 녹아있다. 이것이야말로 보싸 노바에서 가장 필요한 능력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이 음반은 풍류와 세련미가 넘치는 최상의 명연들이 담겨 있는 작품이자 라운지의 시작을 알린 음반이라고 할 수 있는 음반이다. 이렇게 싱그러운 음악 앞에서 머리 아픈 정치적 사회적인 견해는 잠시 접어두고 그저 느끼며 청렬한 축복을 즐기는 것이 현명한 사람이 아닐까? 20020820 | 박주혁 villastrangiato@hanmail.net

9/10

수록곡
1. So Nice
2. Favela
3. Berimbau
4. Tristeza em Mim
5. Aquarius
6. One Note Samba
7. She’s a Carioca
8. Muito a Vontade
9. Let Me (Deixa)
10. Consolacao
11. Re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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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Sergio Mendes 디스코그래피 및 기타 정보
http://www.brasil66.com/index.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