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902103725-0417ivanlinsIvan Lins – Modo Livre – BMG Brazil. 1974

 

 

MPB의 고품격 상업화의 가능성

‘포지셔닝(positioning)’이라는 광고의 개념이 있다. 이 개념은 ‘그 상품의 이름을 접했을 때 반사적으로 떠오르는 특징’이라고 정의된다. 그렇다면 이반 린스의 포지셔닝은 브라질의 대중음악에서 상업적 트렌드의 성향을 반영하는 이름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것도 최고급의 상업적 트렌드를 말이다. 언제나 아름다운 톤의 건반 악기를 중심으로 자연스러운 멜로디를 뽑아내지만 놀랍게도 그가 만들어내는 멜로디는 충분한 대중적 설득력을 지니고 있기에, 그는 언제나 상업적으로도 적지 않은 성공을 획득하고 있으며 그의 순수한 음악의 기품으로 인해 항상 평단의 멋진 찬사를 얻는다.

이 음반은 그가 발표한 30장에 가까운 정규 음반 중에서도 단연 그 음악적 완성도의 면에서나 상업적인 성공이라는 면에서나 가장 돋보이는 음반이다. 아울러 엘리스 헤지나의 전속 작곡자로서 활동을 하던 초기의 활동을 접고 본격적으로 솔로이스트로서의 선언을 시작한 음반이기도 하다.

“Rei do Carnaval”이나 “Deixa Eu Dizer”는 그의 작곡 솜씨가 얼마나 훌륭한 것인지를 대표하는 곡들이다. 고급스러운 오케스트레이션, 아름답기 그지없는 멜로디가 있지만, 그러면서도 삼바의 영향이 느껴지는 경쾌하게 흩날리는 코러스와 색채감 있는 타악기의 조합으로 인해 영미권의 팝 음악과는 결정적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해먼드 오르간과 피아노, 무그 신씨사이저 등 다채로운 건반악기의 앙상블로 표현되는 까에따누 벨로주의 고전 “Avarandado”을 재해석하면서, 절절하게 와 닿는 원곡의 치열함 대신 여유로운 서정미를 택한 것도 ‘역시 이반 린스답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부분이다. 원곡에 누를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반 린스의 색채를 이식하는 솜씨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 외에도 “Nao Tem Perdao”와 “Espero”는 아름다운 멜로디가 천연의 우울함을 형성해 내면서 과도하지 않은 감정의 이입이 절묘하다.
무엇보다도 앨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곡인 “Abre Alas”는 그의 젊은 시절을 대표하던 명곡 가운데 하나로서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매력적인 멜로디와 완성도 넘치는 연주의 향연이 팝 음악에서 얻을 수 있는 최상의 청각적 쾌감을 제공한다.

이반 린스는 순수한 혈통의 팝 뮤지션이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오로지 완결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아름다운 멜로디의 악곡이다. 상업성에 기대어 있는 가수들처럼 언제나 팔리는 악곡을 만들어야된다는 강박관념에서 나오는 역겨운 달콤함이나 위선적인 미향(美香)은 결코 없다. 단지 자신이 가진 최상의 역량을 발휘하여 듣기 좋은 멜로디를 만들어 내겠다는 순수한 탐미주의만이 있을 뿐이다. 그리하여 그의 음악에서는 언제나 산뜻한 달콤함이 느껴진다.

브라질의 팝 음악이 라틴권에서는 비교의 대상이 없을 정도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까닭은 자신들이 가진 천혜의 낙관주의에 기대선 순수한 기품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상업적 음악의 특징인 과도한 감정의 이입, 온갖 기교로 떡칠이 되어 자연발생적인 수려함 따위는 찾을 수 없는 멜로디 같은 요소들은 MPB에서는 찾기 힘들다. 팝 음악이 정당하게 성공하려면 어떤 식으로 음악을 만들어야 되는 것인지에 대한 전범을 세운 초특급 예인이 만들어낸 순수한 팝의 명작이란 이런 음반이 아닐까한다. 20020820 | 박주혁 villastrangiato@hanmail.net

9/10

수록곡
1. Rei Do Carnaval
2. Deixa Eu Dizer
3. Avarandado
4. Tens (Calmaria)
5. Nao Tem Perdao
6. Abre Alas
7. Chega
8. Espero
9. Essa Mare
10. Desejo
11. General da Banda/A Fonte Secou/Record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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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Ivan Lins 사이트(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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