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is Regina – Elis 1972 – Phillips/Polygram. 1972 Elis Regina – Elis 1972 – Phillips/Polygram. 1972브라질, 유럽을 만나다 엘리스 헤지나는 브라질이 낳은 최고의 여성 아티스트 중 한 명이다. 그녀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조빔과의 활동이나 말년의 투츠 씰레망스와의 활동 때문이겠지만, 브라질 국내에서 엘리스 헤지나는 보싸 노바/MPB계열에서 비교 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막강하다. 그녀는 아쉽게도 자신이 작사와 작곡에 재능을 가지고 있지 못하기에 항상 작곡가와 작사가들을 찾아서 그들의 노래를 불렀다. 그러나 그녀는 작곡가를 선택하는 혜안을 가졌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그녀가 선택했던 작곡자들은 현재의 MPB씬을 영도하는 뮤지션들이 많다. 밀뚠 나씨멘뚜, 주앙 보스꾸, 이반 린스 등 감히 어깨를 겨눌 이가 드문 특급 뮤지션들이 그녀에게 곡을 제공하면서 직업적 음악인으로 데뷔했으며, 그들의 명곡을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해석해내는 엘리스 헤지나의 천재적인 해석력에 한결같은 찬사를 보낸 바 있다. 편안해 보이는 의자에서 기지개를 피는 그녀의 모습처럼 이 음반의 전체를 관통하고 있는 분위기는 안락함이며 그 안을 꿰뚫고 있는 정서는 애잔한 서정이다. 재지한 무드의 피아노로 서문을 여는 “20 Anos Blue”는 빅또르 마르땡이 작사를 맡은 곡이다. 우울한 비감이 넘치는 오케스트레이션의 마무리에서도 비범함이 엿보이는 곡이다. 주앙 보스꾸와 아디르 블랑이라는, MPB가 자랑하는 작사-작곡 콤비가 곡을 제공한 “Bala Com Bala”는 실로 자연스러운 청량감이 흐르는 멋진 곡이다. 이어지는 곡 “Nada Sera Como Antes” 역시 MPB가 자랑하는 작사·작곡 콤비인 밀뚠 나씨멘뚜와 호나우두 바스뚜스가 만든 곡이다. 이 곡은 후일에 밀뚠 나씨멘뚜 자신의 앨범 내에도 여러 종류의 편곡을 거쳐 수록되어있고 라이브에서도 빼놓지 않고 부르는 곡이다. 뿐만 아니라 조빔의 영원한 스탠더드중 한 곡인 “Aguas de Marco”를 그녀의 목소리로 해석해내고 있다. 화사한 목소리와 보싸 노바 특유의 리듬을 타고 흐르는 비올렁의 소리들이 상큼한 천연의 미감을 선사한다. 이 곡을 듣고서 조빔이 귀국한 후에 그녀와의 듀엣 앨범을 계획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멋진 해석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꾸 부아르끼의 곡을 원곡보다 훨씬 애잔하게 해석한 “Atras da Porta”의 극적으로 몰아치는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이 전해주는 정서는 결코 과잉되지 않은 세련된 우울함으로 승화한다. 역시 밀뚠 나씨멘뚜와 호나우두 바스뚜스 황금 콤비가 제공한 “Cais”역시 아름다운 오케스트라 편곡이 돋보이는 곡이며, 영롱한 하프시코드소리와 오케스트레이션 위로 흐르는 그녀의 목소리가 더없이 돋보이는 “Casa No Tempo”의 여유 역시 매혹적인 사운드스케이프를 선사하는 명연이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 앨범은 극적으로 몰아치는 오케스트레이션과 ‘태풍’이라는 그녀의 별명에 걸맞는 힘있는 목소리가 균형있게 어우러지는 음반이다. 이 앨범에서 그녀가 꾀한 것은 고도의 절충주의가 아닐까한다. 전형적인 ‘유러피언 팝’의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 강렬한 오케스트레이션을 그녀의 소리 안에 이식시켰지만 그녀가 그려내는 리듬은 여전히 지극히 브라질적인, 자연스러운 산개와 집합이 이루어지며 멜로디들은 인위적인 면이 없이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온다. 즉, 이 음반은 MPB 특유의 브라질적인 자연미를 살리면서 그 위에 고풍스러우면서도 미려한 진행을 가진 유럽적 작법을 성공적으로 이식시킨 것이다. 유례를 찾을 수 없이 수준이 높았던 1970년대의 MPB 씬에서도 이 음반이 우뚝 서 보이는 것은 이 절묘한 접합에서 일어난 수준 높은 작법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20020820 | 박주혁 villastrangiato@hanmail.net 9/10 수록곡 1. 20 Anos Blue 2. Bala Com Bala 3. Nada Sera Como Antes 4. Mucripe 5. Olhos Abertos 6. Vida de Bailarina 7. Aguas de Marco 8. Atras da Porta 9. Cais 10. Me Deixa Em Paz 11. Casa No Campo 12. Boa Noite, Amor 13. Entrudo 관련 글 브라질 월드컵 우승을 빙자한 브라질 음악 스페셜(2): 삼바, 보싸 노바, MPB의 명인들 – vol.4/no.17 [20020901] Martinho da Vila [Meu Samba Feliz] 리뷰 – vol.4/no.17 [20020901] Antonio Carlos Jobim [Brasileiro] 리뷰 – vol.4/no.17 [20020901] Edu Lobu & Tom Jobim [Edu & Tom] 리뷰 – vol.4/no.17 [20020901] Edu Lobo [Cantiga de Longe] 리뷰 – vol.4/no.17 [20020901] Joao Gilberto [Joao Gilberto] 리뷰 – vol.4/no.17 [20020901] Sergio Mendes Trio [Brazil ’65] 리뷰 – vol.4/no.17 [20020901] Flora Purim & Airto Moreira [The Magicians] 리뷰 – vol.4/no.17 [20020901] Chico Buarque [Construcao] 리뷰 – vol.4/no.17 [20020901] Ivan Lins [Modo Livre] 리뷰 – vol.4/no.17 [20020901] Milton Nascimento [Minas] 리뷰 – vol.4/no.17 [20020901] Tom Ze [Estudando O Samba] 리뷰 – vol.4/no.17 [20020901] 관련 사이트 Elis Regina 사이트 [Viva Elis] http://www.geocities.com/Broadway/Stage/68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