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l Young – Lucky Thirteen – Geffen, 1993 1980년대 닐 영의 중구난방 컴필레이션 앨범 타이틀 참 이상하군. ‘행운의 13(Lucky Thirteen)’이라고? 우리 식대로 하면 ‘행운의 4’쯤 될까? 여기서 나타난 ’13’은 대략 두 가지 의미일 것이다. 하나는 이 앨범의 수록곡이 모두 열 세 개인 데서, 그리하여 1980년대 닐 영의 노래들 중에서 대표곡으로 선정된 ‘행운’을 안았다는 점에서 붙여진 것일 테다. [Lucky Thirteen](1993)은 닐 영의 1960, 70년대 명곡들을 모은 [Decade](1976) 이후 두 번째로 나온 컴필레이션 음반이다. 두 번째는 이 ’13’이 불길/불운을 암시하는 재수 없는 숫자라는 의미다. 이 음반은 1980년대 닐 영의 게펜(Geffen) 레코드사 전속 시절 때 곡들을 모은 것이다. 건스 앤 로지스(Guns ‘n’ Roses), 너바나(Nirvana), 소닉 유스(Sonic Youth), 벡(Beck), 팻 매스니(Pat Metheny) 등으로 명망 높은 게펜도 아뿔싸, 닐 영과는 궁합이 잘 안 맞았던 모양. 이 시절 발표된 음반들은 기존 팬들과 평론가의 냉대를 면치 못했고, 심지어는 “일부러 음반을 비상업적으로 만든다”는 게펜의 비난과 함께 닐 영은 게펜의 고소로 법정까지 갈 뻔했던 것. 그렇다면 이 암울한 시기의 노래들은 과연 소문대로 별볼일 없는 것들인가? ‘트랙 바이 트랙(track by track)’으로 살펴보도록 하자: 1. Sample And Hold 2. Transformer Man 40 장에 육박하는 닐 영의 작품들 중 가장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든 [Trans](1982) 앨범 수록곡. 완전한 테크노 사운드이며 보컬은 보코더로 처리되었음. 모르고 들으면 이게 닐 영이라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자료를 보면 닐 영은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의 영향을 받아 이런 노래들을 만들었다는데, 여기서의 ‘크라프트베르크’는 [Autobahn](1974) 시절이 아니라 [The Man-Machine](1978) 때의 크라프트베르크인 듯하다. 닐 영이 풍기는 기존 고정 관념을 잊을 수만 있다면 제법 들을 만한 노래들. 특히 “Transformer Man”은 달콤한 멜로디 라인이 돋보인다. 그럼에도 “어떻게 닐 영 같은 분이 이런 스타일의 노래를…?”이라는 놀라움을 떨치기는 꽤 힘들다. 4. Get Gone 5. Don’t Take Your Love Away From Me [Trans]로 우리를 경악케 했던 닐 영은 곧장 [Everybody’s Rockin’](1983)이란 앨범을 내놓아 다시 한번 우리를 나자빠지게 만들었다. [Everybody’s Rockin’]은 [Trans]와는 완전히 다른 순수 로커빌리 앨범. 혹자들은 좌충우돌하는 닐 영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기도. 여하튼 이 문제의 두 앨범은 닐 영이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는 작품들이라고 한다. 그런데 여기 수록된 “Get Gone”과 “Don’t Take Your Love Away From Me”는 [Everybody’s Rockin’]에 있는 노래들은 아니다.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는 닐 영의 대망의 집대성 모음집 앨범 [Neil Young Archives]에서 추출된 라이브 곡이다. 하지만 이 노래들을 [Everybody’s Rockin’] 시절의 소산물로 볼 수 있는 게, 여기에 참여한 백 뮤지션들이 바로 [Everybody’s Rockin’]에서도 반주를 맡아주었던 쇼킹 핑크스(The Shocking Pinks) 이기 때문. 여기 이 두 곡들은 [Everybody’s Rockin’] 음반과 동일한 이들이 연주하고 있음에도 그 음반과는 약간 다른, 보다 록적인 색채를 갖고 있다. 3. Depression Blues 6. Once An Angel 7. Where Is The Highway Tonight? 닐 영 정규 음반 사상 가장 많은 수의 뮤지션들이 참여한 정통 컨트리 앨범 [Old Ways](1985)의 수록곡들. 단, “Depression Blues”는 [Old Ways]에는 없으나, 음반 제작 시 녹음되어 현재는 [Neil Young Archives]에 담긴 노래라 한다. 닐 영의 본령은 원래 컨트리 색 짙은 포크 록에 자리잡고 있는 만큼, 이 곡들은 한 치의 어색함 없이 아주 푸근하고 부담 없는 사운드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컨트리 음악을 싫어하는 기세가 강한 한국 사람들에게 권할 만하다. 즉 닐 영은 여기에서 컨트리의 ‘부정적인’ 측면을 어느 정도 없애는 데 성공, 이글스(The Eagles)나 타미 와이넷(Tammy Wynette, “Stand By Your Man”으로 유명한)의 컨트리처럼 우리가 듣기에도 편안한 음악을 만들었다. 8. Hippie Dream 9. Pressure 또 하나의 특이한 음반인 [Landing On Water](1986)의 수록곡들. 매우 긴장감 넘치는 노래들이다. [Landing On Water]는 [Trans] 시절의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당시 유행하던 뉴 웨이브 스타일의 파워 록이 적절히 섞인 앨범으로, 전체적으로 로버트 파머(Robert Palmer), 존 테일러(John Taylor)의 파워 스테이션(The Power Station)을 연상시킨다. 특히 대니 코치마(Danny Kortchmar)의 힘이 넘치는 드럼 연주가 귀를 확 잡아당긴다. 10. Around The World 11. Mideast Vacation 하도 상상을 뛰어넘는 음반들만 내놓다가 결국엔 지친 걸까. 아니면 게펜과의 악연을 청산하려는 뜻인가. 여기 이 노래들은 정말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음반 [Life](1987, 게펜사에서의 마지막 정규 앨범)의 수록곡이다. 모처럼 만에 크레이지 호스와 재결합하여 내놓은 점 말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노래들. 여태까지 내놓았던 1980년대 닐 영 음악들의 각 요소가 여기저기 섞여 있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다. 비인상적. 12. Ain’t It The Truth 13. This Note’s For You 오랜 침체기(비록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은 주목할 만한 음악을 많이 내놓았음에도)의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음반 [This Note’s For You](1988). 이후 [Freedom](1989), [Ragged Glory](1990), [Weld](1991), [Harvest Moon](1992)으로 이어지는 닐 영 두 번째 전성기의 와중에서 닐 영은 뜻하지 않게 ‘그런지의 대부’라는 명예 작위까지 얻게 되었다. 여기 수록곡은 [This Note’s For You]를 함께 녹음한 블루노츠(The Bluenotes)와 협연한 라이브 곡들로, [Neil Young Archives]에서 뽑아왔다. 정통적인, 하지만 닐 영 스타일이 가미된 리듬 앤 블루스 사운드. 평소 절제를 모른 채 흐느적거리던 닐 영의 기타 연주가 여기서는 간결하면서 핵심만 짚고 있다. 이 곡들의 압도적인 특징은 뭐니뭐니 해도 화려하기 그지없는 블루노츠의 브라스 섹션 연주. 듣는 이들의 가슴을 용솟음 치게 만들고도 남는 박력있는 에너지로 가득하다. 20020623 | 오공훈 aura508@unitel.co.kr 7/10 * 여담: [Lucky Thirteen]과 비슷한 성격의 컴필레이션으로, 유럽에서만 발매된 [Mystery Train](2001)이 있다. 수록곡 1. Sample And Hold 2. Transformer Man 3. Depression Blues 4. Get Gone 5. Don’t Take Your Love Away From Me 6. Once An Angel 7. Where Is The Highway Tonight? 8. Hippie Dream 9. Pressure 10. Around The World 11. Mideast Vacation 12. Ain’t It The Truth 13. This Note’s For You 관련 글 소설(小說)로 보는 Rough Guide To Neil Young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Are You Passionat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Neil Young]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With Crazy Horse [Everybody Knows This Is Nowher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After The Gold Rush]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Harvest]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On The Beach]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Tonight’s The Night]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Zuma]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Comes A Tim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Rust Never Sleeps]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Lucky Thirteen]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 The Bluenotes [This Note’s For You]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Freedom]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Ragged Glory]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Arc]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Harvest Moon]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Sleeps With Angels]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Mirror Ball]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Dead Man]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Silver And Gold] – vol.2/no.13 [20000701] 관련 사이트 Neil Young 공식 사이트 http://www.neilyoung.com Neil Young 비공식 사이트 http://www.hyperrust.org Neil Young 팬 사이트 http://www.ogctheatre.com/oldgreycat/neil.htm http://www.azlyrics.com/y/young.html http://www.tapersalmanac.com/neilsongs.html CD Now의 “The 10 Essential Neil Young Albums” http://www.cdnow.com 영국의 음악 평론가 실비 사이먼즈(Sylvie Simmons)의 Neil Young 음반 가이드 http://www.q4music.comn_the_media.html/promoid=6264 영국의 음악 평론가 실비 사이먼즈(Sylvie Simmons)의 Neil Young 음반 가이드 http://www.q4music.com/buyersguides/DisplayList_ArtistByArtist.cfm?ObjectUUID=4D1B859C-9AC6-11D4-84430002553035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