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Comets – Past Masters: 1965~1972 – Columbia, 2000 일본의 ‘엘레키 그룹 사운드’의 영욕의 궤적 0. エレキ グルプ サウンド(엘레키 그룹 사운드) 블루 코메츠는 일본의 ‘로큰롤 캄보’이고, 이 앨범은 제목 그대로 그들이 활동했던 기간 동안의 레코딩을 CD로 재발매한 것이다. 2장의 CD 가운데 첫 번째 디스크는 “Blue Comets Singles: 1966-1972”, 두 번째 디스크는 “Blue Comets Singles: 1965-1972″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데, 숫자에 유의해서 보면 이들의 음반(싱글)이 정식으로 발표한 해는 1966년이지만(첫번째 디스크의 첫 트랙 “靑い瞳”), 그 전 해인 1965년부터 레코딩(두번째 디스크의 두 번째 및 세 번째 트랙)을 시작했다는 사실을 간파할 수 있다. 블루 코메츠의 라인업은 재키 요시카와(ジァッキ- 吉川: 색서폰), 이노우에 타다오(井上忠夫: 드럼), 미하라 추나키(三原綱木: 기타), 타카하시 켄지(高橋建二: 베이스), 오다 히노요시(小田啓義: 키보드)이다. 이들이 보컬 그룹(정확히 말하면 ‘보컬 앤 인스트루멘털 그룹’)으로 데뷔한 것은 1965년 경이지만, 밴드의 기원은 1957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고 한다. 1966년 비틀스의 일본 공연을 조직한 永島達司라는 인물이 밴드의 산파였다고 하는데, 이때부터 재즈 카페와 미군 캠프에서 연주한 것이 블루 코메츠의 전사(前史)를 이룬다고 하니 그룹의 캐리어링 면에서는 한국의 초기 그룹 사운드와 그리 다르지는 않아 보인다. 물론 ‘전쟁’이라는 참혹한 과정을 겪지 않았다는 차이는 있었겠지만. 블루 코메츠를 ‘일본 최초의 그룹 사운드’라고 부를 수 있는지는 아직까지는 확실치 않다. 그렇지만 이들이 1960년대 말 – 1970년대 초 일본의 ‘엘레키 그룹’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주류 미디어로부터 인정받은 존재라는 점은 어느 정도 확실하다. 그래서 만약 당대에 블루 코메츠를 들었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일본인이라면 이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당대의 의미를 따질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30년이 더 지난 시점에서 ‘이방인’이 이들의 음악을 ‘한꺼번에’ 듣는 경험은 ‘개별곡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무의미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저 흐름만을 죽 훑어볼 뿐이다. 1. The One Side 첫 번째 디스크의 수록곡들은 서프(surf), 비트(beat) 등 1960년대 초 영미 팝/록의 영향을 강하게 받아서 만들어진 창작곡들이다. 벤처스(The Ventures)와 비틀스(The Beatles)가 일본의 음악 문화에 끼친 지대한 영향을 고려하면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1966년 발표되었을 때 50만 장을 판매했다는 “靑い瞳(Blue Eyes)”를 비롯하여 이른바 ‘블루 시리즈(Blue Series)’로 연발 히트를 기록한 “靑い渚”, 그리고 “北國の二人”, “マリアの泉(Fountain of Aria) 등이 이들의 초기 사운드의 색깔을 이룬다. 전기 기타의 파워, 오르간(파르피사 오르간)의 음색, 색서폰의 무드, 그리고 무언가 동양적인 멜로디 등이 이들의 초기 사운드의 특징을 구성한다. 그런데 ‘블루 시리즈’ 중에서도 “ブル-·シャトウ(Blue Chateau)”, 나 “ブル-·シャンソン(Blue Chanson)”, 그리고 역시 비슷한 색감으로 다가오는 “草原の輝き”들은 ‘동양적’ 느낌이 더욱 강하다. 그리고 10번 트랙인 “さよならのあとで”는 일본어로 ‘무드가요곡(ム-ド歌謠曲)’이라고 불리는 스타일이고 아예 ‘ブルコメ節’이라는 장르(?)로 불린다. 그 결과 그 이후의 트랙들은 대체로 대중적 취향의 곡들이 등장한다. 악곡 형식도 ‘엔카(演歌)’에 가까워지고 관악과 현악이 많이 등장하는 등 편곡도 풍성해져서 ‘이지 리스닝’한 무드를 만들어낸다. “海邊の石段” 등에서는 간드러진 여성 백킹 코러스도 들을 수 있다. ‘리듬&블루스 취향’의 곡이라고 해설한 “淚の系”의 경우 나같은 한국인이 지금 듣기에는 ‘중국풍’으로 들리는 묘한 결과를 낳기도 한다. 인기 그룹이 된 뒤 대중화되고 ‘토착화’되는 과정은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을까. 2. The Other Side 그렇지만 음반으로 발표된 것 이외에 아무런 기록이 없어 ‘도대체 그들이 연주했던 것은 어땠을까’를 알 길이 없는 한국의 그룹 사운드들과는 달리 블루 코메츠의 경우는 비공식 레코딩이 남아 있다. 이런 트랙들이 두 번째 디스크를 구성하고 있는데, 이 디스크는 “靑い瞳”의 영어 버전(그리고 스테레오 버전)을 제외하고는 10인치 EP나 카셋트 테이프로만 발표된 작품, 미발표 라이브 레코딩 등 ‘레어리티’로 채워지고 있다. 그래서 “A Taste of Honney”, “Jailhouse Rock”, “Balla Balla”, “Help Me Ronda”, “Mr, Kiss Kiss Bang Bang”, “Try a Little Tenderness” 등 로큰롤-리듬&블루스-서프-비트-소울의 고전의 커버(카피?)를 들을 수 있고, 이를 통해 일본의 그룹 사운드가 ‘재즈 콤보’로부터 ‘로커빌리’를 거쳐 ‘엘레키 그룹’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을 죽 지켜볼 수 있다. 커버가 아니라 오마주인 “ウェルカム·ビトルズ”도 중간에 “A Hard Day’s Night”의 간주가 등장하는 등 흥미로운데, 아니나 다를까 비틀스의 일본 공연 때 오프닝 밴드로 나와 이 곡을 연주했다고 한다. 이런 곡들이 ‘기껏해야 커버곡’이라고 생각한다면, “サイケデリック·マン(Psychedelic Man)”, “ル·ト·66”, 그리고 6분에 이르는 “ラヴ~ライト·ショウ(Love-Light Show)” 등의 창작곡들을 통해 이들이 진짜로 하고 싶었던 음악이 어떤 스타일이었는지를 짐작해 볼 수 있다. 마지막 트랙에 1969년 7월 14-15일 퍼시픽 호텔에서 개최된 재즈 페스티벌에서 日野皓正(트럼펫), 稻垣次郞(색서폰)등과 함께 연주한 ‘초희귀 트랙’이 마지막에 수록한 것은 이들의 연주력과 가창력이 만만치 않았음을 확인사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모든 것에 대해 ‘잘 해야 모방’이며 ‘독창성이 없다’고 폄하할 수 있을까? 그럴 수도 있지만 그건 ‘한 술 밥에 배부르려는’ 것 아닐까. 어쨌든 일본이 록의 비즈니스를 확립시킨 나라라면,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이런 선구자적 시도를 폄하하지 않고 작은 기록이라도 소중하게 보관해 온 작업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건 단지 ‘국민성 차이’일까. 20020817 P.S. 음반의 라이너 노트에 의하면 블루 코메츠의 ‘무드 가요로의 전환’은 공교롭게도 1968년 미국에 가서 에드 설리반 쇼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구미의 쇼 비즈니스 현장을 직접 눈으로 경험하고 그 격차에 놀랐고, 귀국 후, 특히 음악적 리더였던 이노우에 타다오가 ‘일본적 음악 = 엔카’로 강하게 경도되어 그 후의 노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김수철이 국악으로 방향을 바꾸게 된 에피소드가 떠오른다. 20020817 | 신현준 homey@orgio.net 10/10 수록곡 Disc 1 1. 靑い瞳(日本語) 2. 靑い渚 3. 何處へ 4. ブル-·シャトウ 5. マリアの泉 6. 北國の二人 7. こころの虹 8. 白鳥の歌 9. 草原の輝き(CBS version) 10. さよならのあとで 11. 雨の赤坂 12. 淚の系 13. ブル-·シャンソン 14. 海邊の石段 15. それはキッスで始まった 16. 泣きながら戀をして 17. むらさき日記 18. 雨の讚美歌 19. 津輕の海 20. 生きるよろこびを 21. その時雲は流れてた 22. 虹と雪のバラ-ド 23. 愛の子守歌 24. 希望にみちた二人のために 25. 想い出の彼方に Disc 2 1. 靑い瞳(英語) 2. ヘルプ·ミ-·ロンダ 3. ミスタ·キス·キス·バン·バン 4. シャウト·アンド·ブル-ス·ビ-ト 5. ウェルカム·ビトルズ 6. 蜜の味 7. ダンス天國 8. バラ·バラ 9. マイ·オ-ルド·タウン 10. 太陽の娘 11. ラヴァ-ズ·シェイク 12. 若いクリスマス 13. ロンドン慕情 14. サイケデリック·マン 15. ル-ト66 16. ラヴ~ライト·ショウ 17. トライ·ア·リトル·テンダ-ネス 18. 絶望の人生 19. 若者たちのメロディ- 20. さすらいの小怪 21. 監獄ロック 22. ブル-·シャトウ(1971 version) 23. キャント·タ-ン·ユ·ル-ス(with日野皓正&稻垣次郞) (未發表 ライヴ) 관련 글 로스트 메모리스 1965-1972: 키 보이스와 ‘부루 코메츠’, 동아시아 록 음악의 잊혀져 가는 기원을 찾아서 – vol.4/no.16 [20020816] 키 보이스 [Key Boys’ Soul & Psychedelic Sound] 리뷰 – vol.4/no.16 [20020816] 키 보이스 [보칼 No.1 키 보이스 특선 2집] 리뷰 – vol.4/no.16 [20020816] 키 보이스 [스테레오 앨범 Vol. 3] 리뷰 – vol.4/no.16 [20020816] 관련 사이트 블루 코메츠 인덱스 http://plaza8.mbn.or.jp/~60net/bc_indx.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