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 La Tengo – Ride The Tiger – Coyote, 1986 스타일의 맹아 혹은 그 나름의 매력 [Sceamadellica](1991) 혹은 [Vanishing Point](1997) 등의 음반으로 프라이멀 스크림(Primal Scream)이라는 밴드의 음악적 특징을 기억하고 있을 당시 뒤늦게 들었던 이들의 데뷔작 [Sonic Flower Groove](1987)는 음악적 완성도를 떠나서 개인적으로 신선한 충격이었던 듯하다. 한마디로 ‘이렇게 가볍고 예쁠 수가!’ 라는 감탄이었다. 요 라 텡고(Yo La Tengo)의 데뷔작 [Ride The Tiger](1986)에게서 이와 유사한 느낌을 받았던 것은 먼저 언급한 프라이멀 스크림처럼 요 라 텡고의 음악이 상당한 변화를 겪은 까닭이라고는 하기 어렵고, 데뷔 당시의 아직은 좀 설익은 듯한-그러나 그만큼 매력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는 데 있는 듯하다. 게다가 초기 R.E.M.을 연상시키는 기타팝이 전면적으로 드러난다는 것도 공통점이고. 영어로 “I’ve Got It”(콩글리쉬로는 “마이 볼”쯤 되나?)이라는 뜻을 지닌 ‘Yo La Tengo’라는 스페인어명의 이 밴드는 1980년대 중반 뉴 저지(New Jersey)의 호보켄(Hoboken)주 출신인 아이러 카플란(Ira Kaplan, 기타/보컬)과 조지아 허블리(Georgia Hubley, 드럼/보컬)를 중심으로 결성되어 몇 차례의 멤버교체 끝에 기타리스트 데이브 슈람(Dave Schramm)과 마이크 루이스(Mike Lewis)를 멤버로 맞아들이면서 안정되었고, 이러한 멤버로 1986년 본작 [Ride The Tiger]를 발매하게 된다. 앨범의 포문을 여는 “The Cone Of Silence”나 “The Forest Green”같은 곡들의 징글쟁글한 포크록풍의 기타 연주는 명백하게 R.E.M.의 초기작들-[Murmur](1983)나 [Reckoning](1984)을 연상시킨다. 역시 R.E.M.의 “Kohoutek”(1985)를 연상시키는 발라드곡 “The River of Water”도 마찬가지. 하지만 아이러 캐플런의 보컬이 바우하우스(Bauhaus)의 피터 머피(Peter Murphy)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The Evil That Men Do”의 드론 사운드는 앞서 언급한 찰랑찰랑한 기타 팝과는 명백히 궤를 달리한다. R.E.M.이 커버한 벨벳 언더그라운드(The Velvet Underground)의 “There She Goes Again”(1983)이 피터 벅(Peter Buck)의 어쿠스틱 기타 연주를 전면에 내세우며 마치 버즈(The Byrds)가 재해석한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곡 같은 느낌을 만들었다면, 러브(Love)의 원곡과 유사하게 들리는 요 라 텡고의 “A House Is Not A Motel”의 경우 중반부 이후의 기타 피드백 연주가 오히려 “Eight Miles High”의 허스커 두(Husker Du) 버전(1984)처럼 들린다. 이러한 특징들은 요 라 텡고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수식어-절충주의라는 단어를 떠오르게 만든다. 하지만 위에 언급했던 스타일들의 대부분의 특징은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영향력 안에서의 몇 가지의 변주라고 봐도 무방하다. 전주가 “The Murder Mystery”를 연상시키는 “The Empty Pool”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도 이들 초기의 사운드가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많은 것을 빚지고 있다는 것은 자명한데, 동시에 킹크스(The Kinks)의 커버 “Big Sky”를 비롯하여 종종 드러나는 파퓰러한 선율과 피트 시거(Pete Seeger)의 커버 “Living In The Country” 등에서의 컨트리의 영향 등은 이들의 절충주의가 꽤 폭넓게 드러날 것을 암시해 준다-혹은 사후적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스타일의 맹아를 목격한 것일 수도 있겠다. 혹은 이 음반의 특징에 대해서 데뷔작 이후 탈퇴한 기타리스트 데이브 슈람의 영향력을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후 그가 결성한 슈람스(Schramms) 혹은 그가 요 라 텡고에 다시 참여한 [Fakebook](1990)이 요 라 텡고의 앨범들 사이에서 가장 예외적일 수 있다는 점 등을 살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후 발표한 [New Wave Hot Dogs](1987)이나 [President Yo La Tengo](1989)에서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노이즈 록이 존 케일이 재적한 초기의 벨벳 언더그라운드에 가깝다면 본작이나 [Fakebook]은 벨벳의 3집 이후와 더 유사하게 들리는데, 본작의 “The Evil That Men Do”가 [President Yo La Tengo]에서 새롭게 두 가지 버전으로 변주되고 있는 것 혹은 [President Yo La Tengo]에 수록된 “Barnaby, Hardly Working”이 [Fakebook]에서 포크풍의 발라드로 변주되고 있는 점 등도 이들이 추구하는 음악적 범위가 상당히 넓고 동시에 이를 철저히 자기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런 의미에서 본작은 그 단초를 제시한 것으로 한정할 수도 있으며, 혹은 그 자체의 상큼함을 즐겨도 무방한 앨범이라고 생각된다. 20020702 | 김성균 niuuy@unitel.co.kr 8/10 수록곡 1. The Cone of Silence 2. Big Sky 3. The Evil That Men Do 4. The Forest Green 5. The Pain of Pain 6. The Way Some People Die 7. The Empty Pool 8. Alrock’s Bells 9. Five Years 10. Screaming Dead Balloons 11. Living in the Country 12. The River of Water 13. A House Is Not a Motel 14. Crispy Duck 15. Closing Time 관련 글 [May I Sing With Me] 리뷰 – vol.4/no.13 [20020701] [Fakebook] 리뷰 – vol.4/no.13 [20020701] [Painful] 리뷰 – vol.4/no.13 [20020701] [Electr-O-Pura] 리뷰 – vol.4/no.13 [20020701] [I Can Hear the Heart Beating as One] 리뷰 – vol.4/no.13 [20020701] [And Then Nothing Turned Itself Inside-Out] 리뷰 – vol.2/no.7 [20000401] 관련 사이트 Yo La Tengo 공식 사이트 http://www.yolatengo.net Yo La Tengo 비공식 사이트 http://www.yolatengo.net 마타도어 레이블 Yo La Tengo 사이트 http://www.matador.recs.com/yo_la_ten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