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oo Watoo – Un Peu de Moi – Blackbean & Placenta, 1997 불란서제 ‘정통’ 인디팝(혹은 ‘애들 장난’) “와뚜와뚜는 프랑스의 팝 밴드다. 빠스깔(Pascale)이 대부분의 노래를 맡고 마이클은 대부분의 악기를 연주한다. 마이클은 한때 빠스깔의 남편이었다. 얼마나 이상한가. 마이클의 친구들이 가끔 그를 도와주는데, 그는 정말 기타를 못 치기 때문이다”. 이상의 홈페이지 문구는 이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대략 알려주는 정보다. ‘전업으로 하는(professional)’ 밴드가 아니라 부업으로 하는 밴드가 인디 밴드의 부동의 정의라면, 이들처럼 심심풀이로 음악을 하는 밴드야말로 인디팝의 정의에 부합해 보인다. 한편 이 앨범을 소개한 페이지도 있다. “[Un Peu de Moi]는 와뚜 와뚜의 첫 번째 음반이고 1997년 11월에 발매되었다. 이 음반은 우리가 정통 인디팝(orthodox indiepop)을 연주한 음반이다. 곡들은 빠르고, 쟁글쟁글하고 단순하다. 우리는 깨끗한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와 파르피사 오르간을 폭넓게 사용했다. 노래들은 짧은 시간에 녹음되었고 사운드는 그리 좋지 않다”라고 되어 있다. ‘DIY 음반’에 대한 전형적인 자평이다. 그렇다면 이들의 음악을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언젠가 누군가 에이든(Aden)의 음악을 “실험성을 제거한 요 라 텡고(Yo La Tengo)”라고 표현한 일이 있는데(승진아, 돌아와라 -.-), 그 표현을 빌면 “실험성을 제거한 스테레오랩(Streolab)” 혹은 “분노를 삭제한 픽시스(The Pixies)”라고 하면 얼추 비슷할 것이다. 실제로 첫 트랙 “Sur le quai”는 픽시스 같은 사운드를 내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못한 곡이라고 하며, 타이틀곡 “Un Peu de Moi”는 필리스(The Feelies)처럼 해보려고 했다는 곡이다. “L’Espace d’un Instant”는 스미쓰(The Smiths)의 조니 마(Johny Marr)의 기타 주법을 흉내내보려고 했던 경험이 반영되고 있고, “Un Peu de Moi”과 “For a While”에서의 기타 솔로는 큐어(The Cure)의 로버트 스미쓰(Robert Smith)의 기타 주법의 영향도 드문드문 관측된다. 빠스깔의 ‘안개낀(misty)’ 목소리도 그리 독창적인 것은 아니다. 파르피사 오르간의 ‘촌스러운’ 음색의 리프가 전개되는 “L’appareil a Sous”를 세르쥬 겡스부르(Serge Gainsbourg)의 곡을 커버한 것이다. 노 브레인이 송골매를, 델리 스파이스가 산울림을 커버한 것 같은 인상을 준다. 프랑스에도 [인디 파워] 같은 요상한 컴필레이션 시리즈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따라서 이런 음반에 대한 반응은 둘 중 하나다. 한번 듣고 ‘애들 장난’이라고 한칼에 집어던져 버리든가(혹은 하드 디스크에서 삭제하든가) 아니면 자기 취향에 딱 맞다고 좋아하든가 둘 중 하나다. 전자에 속하는 사람은 “그래도 다른 사람이 만든 음악을 카피하면서 ‘나는 음악 한다’고 떠벌이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라는 반문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하며, 후자에 속하는 사람은 “이제 그런 말도 시대에 뒤처진 것 같다”는 냉담한 반응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다. 다시 한번 홈페이지로 돌아가 보면 “와뚜 와뚜는 이제는 다르다. 음악은 여전히 인디 팝으로 보이겠지만 이제 우리는 재즈, 보싸 노바 그리고 일렉트로니카를 우리 음악에 추가하고 있다”. 그리고 이 앨범에 수록된 전곡을 다운로드하라고 하면서 이 앨범이 ‘sold out album’이라고 말하고 있다. 재미있는 친구들인 건 분명하다. 아, 참고로 와뚜 와뚜는 집소필과 더불어 일본의 클로버 레이블과 배급 계약을 체결한 밴드이고 “L’appareil a Sous”는 집소필과 함께 연주한 트랙이다. 20020624 | 신현준 homey@orgio.net 7/10 P.S. 한편 이들에 관한 정보를 찾고 mp3를 다운로드 받고 음반 리뷰를 쓰는데 전부 4시간이 걸렸습니다. 인터넷의 미덕이라고 생각해야 할지 그러면 안 되는 건지 혼동스러운 마음이 듭니다. 아무튼 “어떻게 mp3만 듣고 음반 리뷰를 쓸 수 있느냐”고 울분을 토하는 분께는 심심한 사과를, 그렇지 않은 분께는 양해의 말씀을 전합니다. 수록곡 1. Sur le Quai 2. L’Appareil a Sous (with Gypsophile; song by Serge Gainsbourg) 3. Les Reflets 4. Un Peu de Moi 5. For Awhile 6. Dans l’Ombre 7. The Midnight Song, part II 8. L’espace d’un Instant 9. Les Reflets (version aquatique) 관련 글 월드컵 스페셜 : 동아시아에서 눈물 지은 나라들 편(1) – 프랑스(및 벨기에) Yves Duteil [Sans Atteindre] 리뷰 – vol.4/no.13 [20020701] Yann Tiersen [L’absente] 리뷰 – vol.4/no.13 [20020701] Erik Arnaud [Commnet Je Vis] 리뷰 – vol.4/no.13 [20020701] Gypsophile [Unaneelmi] 리뷰 – vol.4/no.13 [20020701] dEUS [In a Bar, Under the Sea] 리뷰 – vol.4/no.13 [20020701] Les Nubians [Princesses Nubiennes]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Watoo Watoo 공식 사이트 http://www.watoowatoo.net [Un Peu de Moi] 전곡 다운로드 사이트 http://updm.watoowatoo.net Clover Records 사이트 http://www.clover-record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