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ves Duteil – Sans Atteindre – Inca, 2002 글로벌라이제이션 시대의 ‘프랑스 문화의 수호자’의 저력 이브 뒤떼이(Yves Duteil)에 대해 소개하기 위해서는 “Prendre un Enfant par la Main”(1977)이라는 불후의 명곡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저 노래가 [베티 블루(37.2 Le Matin)]에 삽입되었다는 정보가 그에 대한 관심을 조금 더 증가시킬지 모르겠다. 한국에도 두 차례 방문하여 공연을 가진 적이 있다는 정보도 마찬가지. 그렇다곤 해도 빠리 근교의 조그만 시의 시장이 되어 한적한 중년을 보낸다는 그가 꾸준히 앨범을 발표했다는 사실은 다소 의외일 것이다. 일단 이제 초로의 신사가 되어 버린 그가 어떤 음악을 레코딩했는지 들어보기로 하자. 고음을 울려대는 어쿠스틱 기타의 핑거링이 아름다운 “Avoir et Etre”는 프랑스어에서 가장 기본적인 두 동사를 가지고 유머러스하게 읊조리는 곡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두 번째 트랙 “Lettre a mon pere”은 비감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아니나 다를까 4년 전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사건을 노래한 곡이다. 이 곡과 더불어 “Apprendre”에서 등장하는 오케스트레이션은 젊은 취향의 사람에게는 다소 ‘치지(cheesy)’하게 들리겠지만 매끄러운 프로듀싱으로 떡칠하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않아서 듣기 부담스럽지 않다. 거기에 ‘불란서제’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주려는 듯 아코디언 소리가 퍼지는 “Les gestes delicats”는 아련해서 좋다. 이런 노래들이 ‘자극이 없다’고 느낀다면 대안적 트랙들을 찾아 들을 수도 있다. “L’ile de Toussaint”와 “Tombee des nues”에서는 각각 재즈와 딕시랜드의 느낌을 풍기더니, “Vivre sans vivre”는 아예 브라질계 가수 비아(Bia)와 듀엣으로 삼바/보싸 노바의 고전 “Samba em Preludio”를 프랑스어로 번안하여 부르고 있다. 마지막 트랙 “Le simple fait que tu existes”은 별다른 훅(hook)이 없이도 귀에 슬슬 감기는 뒤떼이 특유의 매력이 가장 잘 발휘된 곡이다. 첫 트랙과 더불어 고음의 어쿠스틱 기타의 울림이 영롱하고 현 세션이 은근히 받쳐주면서, 환상이 많은 사람이라면 ‘유럽의 중세의 성에 와 있는 듯하다’는 반응을 낳을지도 모르는 곡이다. 이브 뒤떼이는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의 수호자의 상징’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사실에 대해 ‘영미 문화에 날로 침식되어가는….’이라는 말을 늘어놓는 것은 진부한 일이다. 그렇지만 유심히 들으면 그의 음악에서는 ‘외래 문화’의 영향이 없지 않다. ‘영미 포크의 영향’에 대해서는 그저 추측일 뿐이지만, “나는 또끼노(Toquinho), 바덴 파월(Baden Powell), 주앙 질베르뚜(Joao Gilberto)를 들으면서 기타를 처음 잡았다. 나는 스탠 게츠(Stan Getz)와 아스트루드 질베르뚜(Astrud Gilberto)의 디스크를 늘 가지고 다녔다”는 걸 보면 그의 음악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대략 감을 잡을 수 있다. 글로벌 시대에서 베테랑 뮤지션의 미덕은 ‘국제적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자신의 뿌리를 잊지 않는’ 정도인 듯하다. 그게 전부는 아니라고 해도… 20020621 | 신현준 homey@orgio.net 7/10 P.S. 이번 앨범에는 앞서 언급한 비아 외에도 프란시스 까브렐(Francis Cabrel)의 베이스 주자로 활동했던 제라르도 비키알로(Gerard Bikialo)가 참여하여 음악의 색깔을 확립해 주었다. 수록곡 1. Avoir et etre 2. Lettre a mon pere 3. L’ile de Toussaint 4. Apprendre… 5. Nos yeux se sont croises 6. Yen 7. Pour que tu ne meures pas 8. Les gestes delicats 9. Vivre sans vivre (en duo avec Bia) 10. Tombee des nues 11. Le simple fait que tu existes 관련 글 월드컵 스페셜 : 동아시아에서 눈물 지은 나라들 편(1) – 프랑스(및 벨기에) Yann Tiersen [L’absente] 리뷰 – vol.4/no.13 [20020701] Erik Arnaud [Commnet Je Vis] 리뷰 – vol.4/no.13 [20020701] Gypsophile [Unaneelmi] 리뷰 – vol.4/no.13 [20020701] Watoo Watoo [Un Peu de Moi] 리뷰 – vol.4/no.13 [20020701] dEUS [In a Bar, Under the Sea] 리뷰 – vol.4/no.13 [20020701] Les Nubians [Princesses Nubiennes]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이브 뒤떼이 바이오그래피(프랑스어) http://www.rfimusique.com/o2cf_fr/grolier_v5/cf_fr_base?INPUT-%3Eaffiche_passeport(341) Yves Duteil [Sans Atteindre] 리뷰(프랑스어) http://www.cyberpresse.ca/reseau/arts/0112/art_101120045033.html (호미 언니가 쓴) 이브 뒤떼이 바이오그래피(언해본) http://homey.compuz.com/zboard/view.php?id=popicons&no=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