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il Young & Crazy Horse – Ragged Glory – Reprise, 1990 닳아빠진 혁명전야? 닐 영(Neil Young)에게 있어서 1980년대는 흔히 혼란과 방황의 시기로 이야기된다. 공화당 지지 파문이라는 음악외적 사건도 그렇지만, 80년대 초반 게펜(Geffen) 레이블로 이적한 이후에 그가 발표한 앨범들 중 상업적으로든 비평적으로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경우도 지극히 드물었기 때문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리프라이즈(Reprise) 레이블로의 복귀 이후 발표한 1989년작 [Freedom]은 닐 영의 재기의 조짐을 보인 신호탄으로 볼 수 있겠고, 이어진 [Ragged Glory](1990)는 그가 상업적 성공과 비평계의 환호를 통한 성공적인 재기를 이루어낼 뿐만 아니라, 이를 계기로 당시 서서히 부상하기 시작하던 얼터너티브 록, 특히 그런지의 대부라는 ‘사후적인 평가’를 받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 앨범을 닐 영의 오랜 디스코그래피들 가운데에서 일종의 ‘기점’으로 평가하는 것에는 큰 무리가 없어 보인다. 단적으로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유사한’ 음반이 바로 [Rust Never Sleeps](1979)일텐데,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와 함께한 작업으로 강렬한 톤의 로큰롤이 주조를 이루었다는 점도 그렇지만 등장한 시기에 있어서 일정 정도 당대의 흐름과의 연관성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 더욱 비슷하다. [Rust Never Sleeps]가 닐 영의 펑크에 대한 대답이라면 [Ragged Glory]는 그런지의 전조를 보여준 셈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앨범에서 가장 눈에 띄는, 10여 분에 달하는 두 곡(“Love To Burn”, “Love And Only Love”)에서 종종 드러나는, 디스토션이 잔뜩 걸린 상태에서 무절제하게 펼쳐지는 기타 노이즈와, 그 속에 미끄러져 들어간 닐 영의 어눌한, 그러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보컬 멜로디라인은 그러한 견해를 뒷받침해주는 증거이기도 하다. 사실 이러한 특징은 그의 초기작들, 예를 들어 “Southern Man”(1970)이나 “Down By The River”(1969) 같은 곡들에서 이미 흔히 나타나는 것이며 크레이지 호스를 대동한 시절의 ‘일렉트릭’ 닐 영의 전반적인 특징으로 볼 수 있겠다. 그렇지만 앞서 언급한 곡들의 느슨한 구성에 비해 여기 실린 곡들은 강력한 반복적 리프라는 안정적인 구조를 가진 듯이 보인다-물론 그러한 반복적 리프 속에서 무정형적인 퍼즈톤의 솔로가 여전히 반복되지만. 전작의 “Rockin’ In The Free World”를 연상케 하는 “Mansion On The Hill”이나 “Fuckin’ Up” 등등을 대표적으로 들 수 있는 이러한 스타일은 그의 초기작 중에서 “Cinnamon Girl”(1969)이나 [Rust Never Sleeps]에서 발전되어 온 것처럼 여겨진다 . 이러한 ‘징징거리는’ 기타 연주 속에 녹아들어간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 라인에서는 분명 허스커 두(Husker Du)나 다이노서 주니어(Dinosaur Jr.)와 같은 포스트펑크 밴드들과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그렇지만 프리미어스(The Premiers)의 커버곡 “Farmer John”을 비롯해 “Mother Earth”, “Country Home” 같은 곡들에서 드러나듯이 닐 영은 여전히 그의 음악적 뿌리인 블루스와 컨트리에 대한 애정을 표명하고 있다. 게다가 “Love And Only Love”에서 언급되는 사랑과 평화 같은 단어들이나 “Mansion On The Hill”에서 드러나는 1960년대로의 회귀를 바라는 듯한 몸짓(“Psychedellic Music Fills The Air”)은 분명 ‘복고적’이라는 단어에 더 어울리는 듯이 보인다. 이러한 ‘복고적’ 경향들은 이 음반을 ‘그런지’라는 잣대로만 평가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Fuckin’ Up”에서 나타나는 불안한 자아(“Comatose but walking still”), “Over And Over”에서 달콤한 추억으로 포장된 비탄(“We paid the price of time”), “Days That Used To Be”에서 ‘성공’에 대한 경종(“But possessions and concession are not often what they seem”)과 같은 가사들을 듣노라면 결코 그가 바라는 것이 단순한 ‘좋았던 시절로의 회귀’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사랑’과 ‘평화’라는 단어 속에서도 그는 거대한 전망 따위를 내세우지 않는다. 그저 그는 자신만의 바위투성이의 길을 홀로 걷다가 어느덧 새로운 물결과 자연스레 조우한 것이라고나 할까. 20020608 | 김성균 niuuy@unitel.co.kr 9/10 수록곡 1. Country Home 2. White Line 3. Fuckin’ Up 4. Over and Over 5. Love to Burn 6. Farmer John 7. Mansion on the Hill 8. Days That Used to Be 9. Love and Only Love 10. Mother Earth (Natural Anthem) 관련 글 소설(小說)로 보는 Rough Guide To Neil Young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Are You Passionat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Neil Young]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With Crazy Horse [Everybody Knows This Is Nowher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After The Gold Rush]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Harvest]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On The Beach]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Tonight’s The Night]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Zuma]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Comes A Time]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Rust Never Sleeps] – vol.4/no.11 [20020601] Neil Young & Crazy Horse [Lucky Thirteen]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 The Bluenotes [This Note’s For You]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Freedom]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Ragged Glory]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Arc]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Harvest Moon]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 Crazy Horse [Sleeps With Angels]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Mirror Ball] – vol.4/no.12 [20020616] Neil Young [Dead Man] – vol.4/no.17 [20020901] Neil Young [Silver And Gold] – vol.2/no.13 [20000701] 관련 사이트 Neil Young 공식 사이트 http://www.neilyoung.com Neil Young 비공식 사이트 http://www.hyperrust.org Neil Young 팬 사이트 http://www.ogctheatre.com/oldgreycat/neil.htm http://www.azlyrics.com/y/young.html http://www.tapersalmanac.com/neilsongs.html CD Now의 “The 10 Essential Neil Young Albums” http://www.cdnow.com 영국의 음악 평론가 실비 사이먼즈(Sylvie Simmons)의 Neil Young 음반 가이드 http://www.q4music.comn_the_media.html/promoid=6264 영국의 음악 평론가 실비 사이먼즈(Sylvie Simmons)의 Neil Young 음반 가이드 http://www.q4music.com/buyersguides/DisplayList_ArtistByArtist.cfm?ObjectUUID=4D1B859C-9AC6-11D4-84430002553035E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