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606022922-scofieldJohn Scofield Band – Uberjam – Verve, 2002

 

 

리듬으로 열어제낀 정통재즈의 신기원

멀리서 언뜻 봤다가는 라비 샹카(Ravi Shankar)의 앨범으로 착각할 만한 앨범 재킷부터 예사롭지 않은 존 스코필드(John Scofield)의 신작은 한마디로 ‘거장이 들려주는 또 한번의 지(知)적인 파티’다. 지난 앨범이자 그의 걸작으로 꼽힐 [Works For Me]로 훼손되지 않은 정통 재즈의 가치가 오히려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 주었던 그가 새롭게 선택한 화두는 ‘리듬’이었다.

이미 1997년작 [A Go Go]에서 함께 했던 메디스키 마틴 앤 우드(Medeski, Martin & Wood)의 키보디스트 존 메디스키(John Medeski)와 블루노트에서 한참 밀고 있는 애시드 재즈의 대표주자 칼 덴슨(Karl Denson)이 색소폰을 맡은 본작은 그동안 존 스코필드가 들려주었던 리듬감을 전면으로 밀고 나가 앨범 전체가 물결치는 리듬으로 한 곡처럼 들릴 정도다. 이전의 그의 연주가 솔로 라인 안에서의 절묘하게 변하는 리듬이 매력이었는데 이번엔 아예 곡의 전체 구성을 리듬으로 채워 넣었으니 말이다.

메데스키의 이국적인 멜로트론을 시작으로 아비 보트닉(Avi Bortnick)의 리듬 기타와 존 스코필드의 일렉 기타가 신비하면서도 맛깔스럽게 섞이는 첫 곡 “Acidhead”, 칼 덴슨의 리듬을 타는 플룻 연주가 돋보이는 “Ideofunk”, 드러머 아담 다이치(Adam Deitch)의 랩과 일정한 리듬 기타의 흐름 안에서 유영하는 기타 솔로, 다양한 샘플이 애시드한 매력을 드러내는 “I Brake 4 Monster Booty”. 경쾌한 멜로디 속에서 생생한 리듬을 전해주는 “Offspring”, 컨트리 풍으로 잠시 쉬어 가는 “Tomorrow Land”, 펑키함을 넘어 일렉트로닉한 느낌까지 전해주는 리듬기타와 드러밍의 리얼 연주가 빛을 발하는 “Uberjam”, 제시 머피(Jesse Murphy)의 베이스 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매끈한 그루브가 돋보이는 “Snap Crackle”까지, 그의 전작이었던 [A Go Go]나 [Bump]에서 들려주었던 펑키한 표현들이 좀 더 전면적이면서 매우 참신한 형태로 완성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이 음반은, 어떤 이들에게는 조금은 과도하게 사용된 샘플링이나 프로그래밍 사운드가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그런 요소들에 전혀 잠식당하지 않은 채 오히려 이질적인 요소들로 재즈 본연의 스윙감을 구성해 내는데 성공한 능력있는 음악을 가지고 있다. 얼마 전 발매된 메디스키 마틴 앤 우드의 신작이 점점 재즈 그 너머 어디로 향해가는 것에 비하면 존 스코필드의 신작은 새로운 시대의 음악적 요소들을 이용해 오히려 정통재즈의 외연을 넓히고 있는 느낌이다. 전작 [Works For Me]에 이은 [Uberjam]의 이런 진보적인 완성도는 오히려 조금씩 패턴화 되어가는 팻 메스니(Pat Mehteny)의 모습과 비교되는 2000년대 재즈의 가능성이라고 해도 부족함은 없다. 20020531 | 박정용 jypark@nhncorp.com

8/10

수록곡
1. Acidhead
2. Ideofunk
3. Jungle Fiction
4. I Brake 4 Monster Booty
5. Animal Farm
6. Offspring
7. Tommorow Land
8. Uberjam
9. Polo Towers
10. Snap Crackle Pop
11. Lucky For Her

관련 사이트
존 스코필드 공식사이트
http://www.johnscofie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