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zare Pereira – E Brasil, E Forro – Playsound, 2001 국제감각을 갖춘 (브라질의) 포루(forro) 음반 나자레 뻬헤이라라는 이름의 디바는 1998년 빠리(Paris)에서 살고 있었다. 그때 프랑스와 브라질의 월드컵 축구 결승전에서 그녀는 어느 팀을 응원했을까. 아마도 브라질이었을 것이다. 썰렁한 예를 든 것은 그녀가 ‘브라질 태생으로 파리에서 활동하는 가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정보만 가지고는 불충분하다. 그녀는 브라질의 주요 구성원인 포르투갈계 백인과도, 아프리카계 흑인과도 피가 섞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상의 이야기는 그녀가 태어난 곳이 “페루와 볼리비아와 국경을 맞이한 조그만 마을”이고, “어머니는 아마존의 인디오의 계통이고, 아버지는 이탈리아에 선조로 두고 있었다”는 부클렛의 해설을 보고 부연 설명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제는 앨범의 타이틀인 포루(Forro)에 대해 알아보아야 할 차례다. 브라질 음악에 삼바(samba)와 보싸노바(bossa nova)만 있다고 말하는 것은 미국 음악에 블루스와 컨트리밖에 없다고 말하는 것이나 똑같다. 포루(forro)란 브라질의 북부 및 북동부 지역의 음악이다. 브라질인들에게는 이 지역이 마치 미국의 남동부처럼 ‘음악의 고향’으로 숭상받는다는 사실은 브라질의 음악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 있으면 누구나 알 것이다. 이 지역이 유럽인들이 브라질에 처음으로 발을 디딘 곳이고, 특히 바이아의 주(州都) 살바도르(Salvador)는 리우 데자이네루와 사웅 빠울루 등의 도시가 발전하기 전까지 브라질의 수도였다는 사실은 언급하는 일은 다소 장황하지만, 데이비드 바이언이 편집한 [Brazil Classics]의 세 번째 시리즈가 [Forro et al]이라는 점은 언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특히 루이스 곤자가(Luis Gonzaga)라는 인물은 ‘전설적’ 존재로 지금도 추앙받는 존재인데, “Asa Branca”같은 곡은 이 지역 출신의 뜨로삐까이아의 거인 까에따누 벨로주(Caetano Veloso)과 질베르뚜 질(Gilberto Gil)은 물론 브라질 록의 선구자 룰루 산토스(Lulu Santos)를 비롯하여 후대의 뮤지션들에 의해 줄기차게 커버(리메이크)되고 있다. 곤자가가 작곡한 곡들은 이 음반의 7번 트랙에도 ‘메들리’로 실려 있다. 아코디언의 리프(riff)가 이끌어가고 사붐바(zabumba: 큰 북)가 아래를 받쳐주고 트라이앵글, 빤데이로(pandeiro: 탬버린), 플루트가 위에서 장식하면서 ‘댄서블하면서도 멜랑꼴리한 묘한 느낌’을 주는 포루의 공식은 유지되고 있다. 곤자가의 또하나의 명곡 “Quem Nem Jilo”도 13번 트랙에 수록되어 있는데, 브라질 음악을 조금 들어본 사람이라면 “어디서 들어본 것 같은데…”라는 말이 나올 곡이다. 곤자가 이외에도 포루의 여타 유명 음악인의 곡을 재해석한 트랙들이 수록되어 있다. 또한 “Forroxote em Cariri”과 “Valente Nordeste”에서는 1970-80년대 브라질 북동부의 중요한 경향이었던 삼바레게(sambareggae)의 리듬을 들을 수 있다. 악기편성이나 편곡 이외에도 포루의 특징을 이루는 하나의 요소는 뭐라고 말로 설명하기 힘든 ‘창법’이다. 브라질 문화의 기원을 이루는 양축인 포르투갈의 파두(fado)처럼 궁상(?)맞지는 않고, 그렇다고 아프리카의 그리오트(griot)처럼 처연하지도 않은 묘한 창법이고, ‘열정적’인 삼바나 ‘쿨’한 보싸노바의 창법과도 다르다. 그게 인디오 문화의 영향인지는 더 이상의 지식이 없어서 알 수 없으므로, ‘신나면서도 구슬프다’는 주관적 인상을 피력하면서 마친다. ‘나자레 뻬헤이라의 목소리는 이런 감정을 전달하는데 적절하다’는 상투적인 평을 추가하면서… 포루는 삼바나 보싸노바보다 ‘순수하다’는 인상을 주고 그 결과 ‘월드 뮤직’으로 인기가 있다. 그렇지만 최근의 포루의 레코딩이 현대적 악기들로 편곡되면서 본래의 맛을 잃어버린 듯한 느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이 음반은 오히려 ‘어쿠스틱’하게 편곡되어 포루의 고전적 느낌을 살리고 있다. 그 이유는 역설적으로 그녀가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해 왔다는 경력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이 음반은 그녀의 많은 레코딩 중에서 브라질에서 제작한 음반으로는 두 번째 음반이고, 그래서 결과는 ‘보편적이고 지구적 감각을 갖춘 민속 음악 레코딩’이 되었다. 그래서 프랑스어로 부르는 마지막 트랙 “J’ai Deux Amour”는 노스탤지어와 겹쳐서 매우 보편적인 서정을 자아낸다. 20020601 | 신현준 homey@orgio.net 8/10 P.S. 영미권에서 발표한 음반들 중 나자레 뻬헤리아의 노래는 앞서 언급한 [Brazil Classics] 시리즈 가운데 [Brazil Classics Vol. 1: Beleza Tropical](Luaka Bop/Warner, 1989)의 두 트랙에서 들을 수 있다. 수록곡 1. Forroxote Em Cariri 2. Valente Nordeste 3. Tacaca 4. Baiao Em Paris 5. Rodopiou 6. Meu Jardim de Amor 7. Medley: Forro de Cabo a Rabo/Casaca de Couro/Pagode Russo 8. Maracatimbo 9. Cristina 10. Gosto Do Teu Beijo 11. O Uirapuru 12. Medley: Doido Pra Vadiar/Forro Do Xenhenhem 13. Que Nem Jilo 14. Quadrilha Em Familia 15. J’Ai Deux Amours 관련 글 포르투갈어로 노래하는 ‘월드 디바’들 (3) – vol.3/no.2 [20010116] 관련 사이트 나자레 뻬헤이라 사이트(영어, 포르투갈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http://users.sfera.net/giko/Nazare/nazare.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