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Brothers – Self, Volume 1 – Pimpstrut, 1998 아시아계 힙합 게릴라의 야심찬 출사표 필라델피아 출신 중국계 2세대 청년들인 챱스(Chops), 페릴 엘(Peril-L), 스타일스(Styles)는 부모 세대로부터 전해들은 수호지의 무용담이 범상치 않았나 보다. 마운틴 브라더스(Mountain Brothers)라는 그룹 이름이나 인디 씬을 중심으로 벌여나가는 그들의 활동 하나 하나가 자신들의 주장대로 철저히 ‘양산박’을 모델로 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이들 세 청년은 수년간 메이저 레이블과 힙합 공동체를 상대로 힘겨운 투쟁을 벌인 끝에 마침내 아시안 아메리칸 청년 세대를 대변하는 최고의 ‘게릴라 힙합 전사’가 되었다. 러프하우스(Ruffhouse)와 결별한 뒤, 1998년 자신들의 핌프스트럿(Pimpstrut) 레이블을 통해 발매된 마운틴 브라더스의 데뷔 앨범 [Self, Volume 1]은 매우 인상적인 인디 힙합 음반이다. 가장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은 앨범 전체를 관통하는, 샘플링을 철저히 배제하고 라이브 악기 중심으로 만들어낸 창조적인 비트와 깔끔한 사운드다. 프로듀싱을 담당한 챱스는 기본적으로, 따뜻한 키보드 멜로디와 두툼한 베이스 라인을 탄력 있는 드럼 비트와 적절하게 섞어 유기적인 사운드를 뽑아낸다. 재즈와 훵크에 경도되었다는 점에서 동향의 루츠(the Roots)를 비교대상으로 떠올릴 수 있지만, 마운틴 브라더스의 음악은 훨씬 여유롭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 이는 신쓰 리프와 관악, 복고적 건반, 턴테이블의 소리들을 직조해내는 이들의 솜씨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Galaxy: The Next Level”이나 “Paperchase”같은 트랙이 그러하다. 이들 트리오의 마이크로폰 스킬(microphone skill) 또한 범상치 않다. 아니 마이크를 제대로 이해하는 엠씨들이라고 평하는 게 옳을 것이다. 간혹 평자들은 네이티브 텅(Native Tongues) 패거리와 이들을 견주기도 하는데, 이 경우 마운틴 브라더스의 비교 대상은 탈리브 크웰리(Talib Kweli)나 모스 데프(Mos Def)라기 보다 1990년대 초반의 드 라 소울(De La Soul)임을 염두에 둬야 한다. 커먼(Common)을 연상케 하는 페릴 엘, 카리스마 가득한 스타일스, 재빠른 플로우의 챱스는 유머와 위트로 점철된 가사와 복잡하면서도 ‘결’을 따르는 라임으로 무장한 탁월한 래핑 실력을 제각기 뽐낸다. 특히 그들이 사용하는 메타포들은 적당히 지적이면서도 결코 난해하지 않기 때문에 시종일관 듣는 이들을 즐겁게 한다. 성적인 쾌락에 집착하는 기존 랩의 물질주의를 통타하는 “Brand Names”나 “Days Of Being Dumb”은 그 단적인 예다. 마운틴 브라더스는 [Self, Volume 1]을 통해 미국 인디 힙합 씬에서 열렬한 지지를 획득한 최초의 아시안 아메리칸 랩 그룹이 되었다. 특히 대학가 라디오를 중심으로 게릴라식의 앨범 홍보 작업을 통해, 메이저 레이블의 도움 없이도 아시아계 힙합 뮤지션들이 성공할 수 있음을 만방에 보여 주었다. 물론 아시아계 케이블 텔레비젼 채널들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뮤직 비디오를 선전하는 작업도 게을리 하지 않았는데, 덕분에 마운틴 브라더스는 지금 미국에서 아시아계 청년들이 유달리 선호하는 아시안 아메리칸 뮤지션으로 손꼽힌다. 그라운드 컨트롤(Ground Control) 레이블과 계약을 맺고 조만간 발매될 차기 앨범을 기점으로, 마운틴 브라더스가 아시안 아메리칸 힙합 ‘롤 모델(role model)’ 단계를 뛰어 넘는 거물급 힙합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20020412 | 양재영 cocto@hotmail.com 9/10 * 사족 하나. 이미 인디 힙합 클래식의 반열에 오른 [Self, Volume 1]은 그라운트 컨트롤을 통해 미국 시장에서 최근에 재발매되었다. 수록곡 1. All Good Heroes Need Theme Music 2. Galaxies: The Next Level 3. Brand Names 4. Fluids 5. The Adventures Of… 6. Love Poetry 7. Dig It 8. Paperchase 9. Super Saturday 10. Whiplash! 11. Turntable Mathematics 12. Day Jobs 13. Wake-Up Call 14. Things To Do 15. Days Of Being Dumb 16. Black Whirlwind 17. Ain’t Nuthin’ 18. 5 Elements 19. Oh-Oh-Oh 관련 글 아시안 아메리칸 힙합의 현황과 전망 (1) – vol.4/no.10 [20020516] 아시안 아메리칸 힙합의 현황과 전망 (2) – vol.4/no.10 [20020516] Visionaries [Sophomore Jinx] 리뷰 – vol.4/no.10 [20020516] Offwhyte [Squints] 리뷰 – vol.4/no.10 [20020516] 관련 사이트 Mountain Brothers 공식 사이트 http://www.mountainbrother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