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풍경 – 너희가 통기타를 믿느냐 – 스타맥스, 2001 기타로 쓴 패러디 자전거 탄 풍경(이하 자전거)의 앨범 [너희가 통기타를 믿느냐]는 이미 히트한 인기가요의 포크, 가스펠, 아카펠라 버전이다. 아, 물론 통기타에 가장 잘 어울리는 올드 넘버 “가시나무”와 “담배가게 아가씨”도 슬쩍 끼어 있다. 타이틀에 들어간 ‘통기타’라는 악기는 최소한의 악기, 보컬의 묘미와 하모니를 전하기 위한 최적의 선택과 동의어로 보인다. 또한 포크는 곧 통기타로 부르는 노래라고 굳게 믿고 있는 자칭타칭 포크 애호가에게 노래의 주인공이 포크의 후예라는 것을 아주 간단하게 드러낸다. 자전거, 통기타에서 묻어나는 소박함과 각종 인기 차트를 휩쓸던 삐까한 플레이리스트를 잇는 접점은 노랑머리 젊은 그대들의 치기라 할 수 있다. 바하의 미뉴엣을 기습적으로 넣어, 삼박의 리듬으로 탈바꿈한 “영원한 사랑”, “Knockin’ On Heaven’s Door”의 주요 테마와 R&B 스타일 보컬의 여운을 조합한 “어머님께”, 원곡 못지 않게 왁자하고 유쾌하게 부른 “DOC와 춤을”은 가볍지는 않지만 유쾌하게 비틀려는 의도가 보이는 듯하다. 핑클과 S.E.S의 천사표 노래를 닭살스런 보컬로 재현하는 곡들을 듣노라면 ‘그럭저럭 재미있네’라는 평이 나올 수도 있다. 베토벤 9번 교향곡의 테마와 내레이션이 깔리는 “빛”은 좀 오버라는 생각도 들지만… 이 앨범은 ‘싱잉엔터테이너’의 재롱만발, 대중음악에 침투한 작가주의라는 양 방향의 외풍(?)으로 인해 잊고 있던(혹은 잊혀지고 있던) ‘노래하는’ 재미를 새삼스레 일깨웠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면서 빵빵하지만 난삽한 샘플링, 각종 장르 사칭 등으로 거품이 가득찬 주류 가요계에 가벼운 잽을 날리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 앨범에서 정말로 패러디하려는 것은 무엇이었을까? 댄스가요? 아니면 재탕·삼탕하는 편집 음반 관행? 혹시 통기타 자신? 20020415 | 박애경 vivelavie@hanmail.net 5/10 수록곡 1. 영원한 사랑 2. 폼생폼사 3. 어머님께 4. Oh My Love 5. 너 6. 가시나무 7. DOC와 춤을 8. 왜 불러 9. 오빠 10. 담배가게 아가씨 11. 빛 관련 글 돌아온 그들의 발걸음이 가볍지 않은 이유는… – vol.4/no.8 [20020416] 한국 포크, 그 아름다움의 세계 – vol.4/no.8 [20020416] 정태춘 [정태춘의 새 노래들]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떠나가는 배]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북한강에서]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무진 새 노래]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 [아, 대한민국…]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92년 장마, 종로에서]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정동진 / 건너간다]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20년 골든 앨범(1978-1998)] 리뷰 – vol.4/no.8 [20020416] 정태춘·박은옥 “봄바람 꽃노래” 공연 리뷰 – vol.4/no.8 [20020416] 관련 사이트 자전거 탄 풍경 공식 사이트 http://jtp.namo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