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wel – This Way – Warner, 2001 Who Will Save Your Soul? … Seriously [This Way]는 1995년 데뷔 앨범 [Pieces of You]를 발매한 여성 뮤지션 주얼(Jewel)의 정규 3집 앨범이다. 흠… 그런데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그것도 다이아몬드 레코드(미국내 천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레코드)를 보유한) 스타급 여가수를 소개하면서 왜 마치 신인가수를 소개하듯이 글을 쓴 건지 의문이 생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본인은 이 앨범을 얘기하면서 그럴 듯한 다른 표현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이것이 정말 주얼의 앨범인가? 데뷔 당시, 주얼의 음악은 대체로 포크와 컨트리를 가미한 팝으로 분류되었다. 하지만 그냥 간편하게 포크 팝, 또는 어덜트 컨트리로 도매금하기엔 무언가 석연치 않은 ‘진정성’이 느껴지는 음악을 하는 (혹은 그럴 가능성이 엿보이는) 가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어쩌면 레코드사와 계약하기 이전, 전국 곳곳의 술집들을 전전하며 이어갔던 공연 때문일 수도 있고, 또 [Pieces of You]를 녹음하기 위해 300곡 이상이라는 엄청난 수의 곡을 창작했던 그 열정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랬기 때문에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원숙했던 “Foolish Games” 같은 곡에서조차도 색안경을 끼지 않고 그녀를 바라볼 수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1998년 발매되었던 [Spirit]은, 주얼의 특질들이 상당 부분 거세된 듣기 편하고 평범한 팝 앨범으로 완성되었고, 곧이어 발매된 크리스마스 앨범 [Joy : A Holiday Collection](1999)은 ‘결국 주얼도 주류 팝 음악계의 몰개성화에 휩쓸려 버리는 것인가’하는 푸념을 낳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This Way]에 이르러 정말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 같다. [This Way]는 정말 ‘대단한’ 앨범이다. 몇몇 곡은 마치 셰릴 크로우(Sheryl Crow) 같고(이건 예전 주얼의 음악을 생각해 볼 때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지만), 심지어는 셀린 디온(Celine Dion)이나 마돈나(Madonna)를 언급하더라도 별 탈이 없을 음악이라는 사실은, 정말로 경악할 만한 변화가 아닐 수 없다(그나마 뮤직 비디오를 보고 충격받았던 “Standing Still”은 별로 놀랄게 없을 정도이다). 우선 앨범 재킷부터가 심상치 않다. 젖은 머리결에 농염한 표정으로, ‘나 어때?’ 식으로 두 팔을 쫙 벌리고 있는 모습이라니. 도대체 공중 화장실에서 통기타 한 대만을 매고 ‘누가 네 영혼을 구원해줄까?’라며 사뭇 진지하게 물어보던 그 소박한 소녀는 어디로 가버린 건가? 주얼은 정말로 자신이 가야할 길이 바로 ‘이 길(this way)’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어쩌면 주얼은 너무 젊은 나이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성공을 거둔 것일 수도 있다. 특히 이런 생각은 [Pieces of You]의 사운드가, 같은 해에 데뷔하여 비슷한 규모의 성공을 거두었던 앨러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의 ‘준비된 히트 데뷔 앨범’ [Jagged Little Pill]과는 달리, 정말 본인도, 레코드사도 생각지 못한 ‘깜짝 성공’이었을 거라는 확신 비슷한 추측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랬기 때문에 더더욱 현실로 다가온 성공이 값져 보이고 놓치기 싫은 것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그냥 그런 거지’ 하고 묻어 두기엔 [Pieces of You]에서 보여줬던 주얼의 ‘소박한’ 가능성이 너무나 아쉽다. 주얼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밝고 경쾌한 목소리로 한 점 꺼리길 것 없다는 듯이 노래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순수하던 20대 초반의 소녀(?)가 아니라, 30줄에 접어든 ‘히트 제조기’로서의 부담을 느끼는 인기 여가수가 돼버린 듯하다. 그리고 이 사실이 그녀 자신에겐 그리 놀라울 것 없는 ‘자연스러운 성장’으로서 보일는지도 모르지만, 이 부끄러운 줄 모르는 앨범을 사람들은(적어도 나 자신만큼은), 절대로 곱게 봐주지 못할 것 같다. 정말로 음악 비즈니스에서 ‘순수함’은 인정되지 않는 것일까? 20020412 | 김태서 uralalah@paran.com 3/10 수록곡 1. Standing Still 2. Jesus Loves You 3. Everybody Needs Someone Sometimes 4. Break Me 5. Do You Want to Play? 6. Till We Run out of Road 7. Serve the Ego 8. This Way 9. Cleveland 10. I Won’t Walk Away 11. Love Me Just Leave Me Alone 12. The New Wild West 관련 사이트 Jewel 공식 사이트 http://www.jewelj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