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ious Artists – Argentina: Les Musiciens de la Pampa – Air Mail Music, 2001 가우초의 후예들이 연주하는 팜파의 소리들 프랑스 특히 파리가 ‘월드 뮤직’ 배급의 중심 축이라는 사실은 다른 글에서 여러 번 언급한 바 있다. 아프리카나 남아메리카 출신의 아티스트들의 음반 가운데 미국이나 영국에서 발매되지 않아도 프랑스에서 발매되는 음반이 꽤 많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에어 메일(Air Mail) 역시 프랑스 파리에 소재를 둔 음반 레이블이자 월드 뮤직 전문 레이블이다. 단, 일반적인 월드 뮤직 전문 레이블과 다른 점은 개인이든 그룹이든 ‘아티스트’의 이름을 달고 있는 음악이 아니라 ‘익명’의 음악인들이 연주하는 레코딩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에어 메일 레이블에서 발매되는 음반들의 제목은 아티스트의 이름이 아니라 ‘나라’나 ‘지역’의 이름이다. 단지 나라 이름 뒤에는 음악을 설명해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아르헨티나를 제목으로 한 이 음반의 부제는 ‘빰빠의 음악인들(Les Musiciens de la Pampa)’다. 아르헨티나의 음악에 탱고밖에 없는 줄 아는 사람이라면 다소 뜻밖일 수도 있는 음악이 담겨 있다. 그렇지만 국내의 수입원의 홍보 문구인 “탱고가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중심으로 한 도시 음악이라면, 팜파 지방의 민속 음악은 탱고의 정열보다는 좀더 안으로 갈무리된 인간적인 음악”이라는 비교는 이 음반의 경우는 정확히 들어맞지 않는다. 이는 무엇보다도 ‘tango’라는 제목이 들어간 트랙이 꽤 많다는 사실에서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들어 보아도 이 트랙들은 탱고와 무관치 않다. 게다가 첫 트랙은 탱고의 고전에 속하는 “(La) Cumparsita”이다. 물론 이런 곡들은 주류 탱고와는 다른 식으로 해석(편곡)되고 있으며, 차까레라스(chacareras), 바일레씨토스(bailecitos), 삼바(zamba) 등 아르헨티나 고유의 민속음악을 연주한 트랙들도 꽤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트랙들도 ‘정말’ 민속음악이라기보다는 이미 많이 현대적으로 윤색된 소리들이다. 그러니까 민속음악 특유의 ‘아마추어도, 프로페셔널도 아닌 지방의 음악인들의 연주’와는 무언가 느낌이 다르다는 점이다(이런 소리를 듣고 싶으면 레온 히에꼬의 [De Ushuaia a la Quiaca]를 권한다). 부클릿에도 이에 관한 아무런 설명도 없어서 음악과 연주인에 관한 더 이상의 정보를 찾을 수 없다. 부클릿은 마치 ‘짝퉁’ 음반 수준으로 속에는 자기 레이블에서 발매한 다른 앨범의 카탈로그만 있을 뿐이다. 몇몇 트랙들의 제목이 “Chacareras”, “Bailecitos” 식으로 이미 확립된 장르 이름을 달고 있는 것도 이상하다. 이 정도 이야기했으면 독자들은 눈치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앨범은 한국에서 듣기 힘든 아르헨티나의 민속음악을 수록한 드문 앨범이다”라는 말이 나올 순서라는 것을… 그렇지만 이런 말은 내심으로는 “같은 액수의 돈이었다면 더 좋은 앨범을 구입하는 편이 나을 뻔했다”는 후회를 동반한다. 솔직히 말해서 이 앨범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수입 전문 음반사에서 정식 수입한 것이기 때문에, 이 음반을 구매하는 것이 인터넷으로 정식 수입되지 않는 음반을 구입하는 것에 비한다면 ‘음반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판단이 없었던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역시 음반을 구매하고 음악을 듣는데 애국심은 불필요하고 거추장스러운 것 같다는 말로 이 음반에 대한 평을 대신한다. 20020503 | 신현준 homey@orgio.net 6/10 수록곡 1. Cumparsita 2. Zamba 3. Chacarera 4. Palomita Blanca 5. Si yo fuera 6. Zamba de ausencia 7. Tango Mora 8. Viento Soy 9. Adios Pampa Mia 10. Romace de viento 11. Palomita 12. Cantare 13. El Diablo 14. Punal 15. Chacarera 16. Danza de mora 17. Tango carneval 18. Tango de la vida 19. Bailecitos 관련 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 땅고(탱고), 폴끌로레, 누에바 깐시온 그리고 록 나씨오날 – vol.4/no.7 [20020401] Carlos Gardel [The Best of Carlos Gardel]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57 Minutos con la Realidad]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20 Greatest Hits] 리뷰 – vol.4/no.7 [20020401] Invisible, [El Jardin de Los Presentes]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4]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Feroz]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리뷰 – vol.2/no.9 [20000501] Atahualpa Yupanqui, [30 Ans de Chansons]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ciones Con Fundamento]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En Argentina]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ta a Charly Garcia]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7 Anos]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De Ushuaia a la Quiaca] 리뷰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아르헨티나의 음악문화에 관한 간명한 해설(영어 및 스페인어) http://www.surdelsur.com/identidad/cumusing.htm Air Mail Music 홈페이지(영어 및 프랑스어) http://www.airmail-music.com 폴끌로레의 악기와 춤에 관한 한 사이트(스페인어) http://www.folkloredelnorte.com.ar/instru.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