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디바의 후배 로커에 대한 헌정 1935년 생의 여가수가 1953년생의 록 음악인을 ‘헌정’하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이미자나 패티 김이 전인권이나 배철수를 헌정하는 일을 상상할 수 있는가. 비단 한국만이 아니라 다른 어떤 나라라도 이런 일은 일어나기 힘들다. 그렇지만 아르헨티나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났다. 그건 1970년대 중반 메르쎄데스가 체포를 거쳐 망명하는 등 누에바 깐씨온 운동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그 빈 자리를 ‘록 나씨오날’이 메웠다는 역사적 사실이 존재한다. 그래서 소사가 후배 록 음악인들이 작곡한 노래를 부르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라 1980년대 초 이래 일반화된 현상이다. 그렇다고 해도 특정한 한 명의 음악인을 헌정하는 음반이 이례적이긴 하다. 그것은 록 나씨오날이 집단적 운동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선두 주자가 찰리 가르씨아(Charly Garcia)였다는 부동의 사실에 기인한다. 찰리 가르씨아는 간혹 아르헨티나 록의 ‘순수파’들로부터는 ‘셀링 아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정직한 표현을 하면서도 잘 팔린 아티스트’라는 것이 보다 많은 사람들의 평이다. 포크 록 듀오 쉬 헤네리스(Sui Generis)로 시작하여 심포닉 록 그룹 마끼나 드 아쎄르 빠하로스(La Maquina de Hacer Pajaros)과 ‘수퍼그룹’ 세루 히란(Seru Giran)을 거쳐 솔로 활동에 이르는 찰리 가르씨아의 경력에 대해서는 별도로 다뤄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 앨범의 수록곡들은 이런 그룹 활동 시기가 아니라 솔로 활동 시기에 가르씨아가 만든 곡들로 이루어져 있다. 앨범에서 두드러지는 트랙들은, 소사의 명반으로 평가받는 실황 음반 [Mercedes Sosa en Argentina]에서 찰리 가르씨아와 듀엣으로 불렀던 “Cuando Me Empiece A Quedar Solo”, 민속악기를 도입하여 원곡과 상이한 분위기를 만들어낸 “El Tuerto Y Lo Ciegos” 등이다. “Hablando A Tu Corazon”처럼 전자 음향이 들어간 ‘댄서블’한 곡도 원만하게 소화해 내고 있다. 반면 찰리 가르씨아의 최고작으로 평가받는 곡들인 “Rezo por Vos”나 “Cercando de la Revolution”는 기대만큼 흡족하지는 않다고 말할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것은 메르쎄데스 소사의 가창력이나 소화력이 문제라기보다는 원곡이 워낙 뛰어나기 때문이겠지만. 하나 더 남는 논란은 앨범의 프로듀싱이 과연 소사의 목소리나 창법과 어울리는가라는 점이다. 앨범의 사운드는 메인스트림 록의 매끄러운 프로듀싱에 가깝다. 일렉트릭 악기는 물론 신디사이저와 전자효과음까지도 자주 그리고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래서 ‘록 사운드에 얹혀진 찰리 가르씨아의 노래를 소박한 어쿠스틱 음악으로 편곡해서 레코딩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완전히 지울 수는 없다. 물론 이런 아쉬운 생각이 환갑을 넘긴 디바가 후배 록 음악인의 영역을 침범(?)해 보겠다는 의지보다 강한 것은 아닐 것이다. “Siempre Puedes Olvidar”의 장엄한 편곡을 들으면 아쉬움은 많이 사라져 버린다. 게다가 이 앨범이 소사가 병마에 시달리다가 다시 일어서서 월드 투어를 재개하는 계기를 마련한 작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20020503 | 신현준 homey@orgio.net 8/10 1. Cuchillos 2. Promesas Sobre el Bidet 3. Rezo Por Vos 4. Como Mata el Viento Norte 5. Cuando Ya Me Empiece a Quedar Solo 6. Hablando a Tu Corazon 7. Los Sobrevivientes 8. El Tuerto y los Ciegos 9. De Mi 10. Cerca de la Revolucion 11. Siempre Puedes Olvidar 12. Plateado Sobre Plateado (Huellas en el Mar) 관련 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 땅고(탱고), 폴끌로레, 누에바 깐시온 그리고 록 나씨오날 – vol.4/no.7 [20020401] Carlos Gardel [The Best of Carlos Gardel]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57 Minutos con la Realidad]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20 Greatest Hits] 리뷰 – vol.4/no.7 [20020401] Invisible, [El Jardin de Los Presentes]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4]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Feroz]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리뷰 – vol.2/no.9 [20000501] Atahualpa Yupanqui, [30 Ans de Chansons]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ciones Con Fundamento]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En Argentina]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7 Anos]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De Ushuaia a la Quiaca] 리뷰 – vol.4/no.7 [20020401] Various Artists, [Argentine: Les Musiciens de la Pampa] 리뷰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Mercedes Sosa 관련 페이지 http://www.geocities.com/TheTropics/9580/ http://users.hotlink.com.br/saulob/mercedessos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