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rcedes Sosa – Canciones Con Fundamento – ANS, 1994 아르헨티나의 성녀(聖女)가 부르는 진짜 민요 ‘누에바 깐씨온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생각처럼 그리 간단하게 답변하기는 힘들다. 그저 누에바 깐씨온과 폴끌로레의 관계가 북아메리카에서 ‘트래디셔널 포크(traditional folk)’와 ‘모던 포크’와의 관계와 유사하다고 유추할 뿐이다. 북아메리카의 트래디셔널 포크와 남아메리카의 폴끌로레든 ‘작자가 없이 구비전승되는’ 음악인 반면, 모던 포크와 누에바 깐씨온은 ‘작가’가 있는 음악이라는 점에 착안할 뿐이다. 그래서 메르쎄데스 소사의 음반들 가운데 가장 ‘트래디셔널’한 이 앨범의 경우도 ‘전래 민요’는 아니다. 이는 부클렛에 적힌 흐노스 누네스(Hnos Nunez), 라몬 아얄라(Ramon Ayala), 아리엘 라미레스(Ariel Ramirez), 아니발 삼빠요(Anibal Sampayo), 마누엘 오스까르 마뚜스(Manuel Oscar Matus), 아르만도 떼하다 코메스(Armando Tejada Gomez) 등 작사가·작곡가의 이름을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소사의 바이오그래피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마누엘 오스까르 마뚜스가 소사의 남편이며, 아르만도 떼하다 고메스가 마뚜스와 함께 작업한 시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 음반은 1994년에 발매된 것으로 나와 있지만 실제로는 1964-5년 경에 레코딩한 것이다. 작품으로 들린다. 소사가 폴리그램(현재는 유니버설)에서 발매한 최초의 앨범이 1966년작이라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이 음반은 ‘인디펜던트’하게 제작된 것이다. 또한 이제는 전설이 된 1965년의 꼬스낀 페스티벌(Cosquin Festival)에 참여하기 직전이기도 하다. 즉, ‘새노래운동(Movimiento del Nuevo Cancionero)’의 시작을 알린 바로 그 시기의 기록이고, 음반 레이블이 안스(Ans)라는 생경한 이름을 가진 것도 이런 사정 때문이다. 그래서 앨범에 수록된 트랙들은 매우 ‘수수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첫 트랙을 여는 차까레라 넘버인 “Chacarera del ’55″부터 마지막 트랙인 “Zamba del Riego”까지는 불과 30분을 조금 넘을 뿐이고, 악기 편성은 어쿠스틱 기타가 대부분이고, 그밖의 악기로는 “Chacarera del ’55”, “Zafrera”, “La Pancho Alfaro” 등에 등장하는 북(봄보 드럼)이 전부다. 그래서 화려하고 미묘한 사운드에 익숙한 젊은 음악 팬들이 듣기에는 무미건조한 음악일 것이다. 그렇지만 혹시라도 노래와 기타 연주에 빠지면 30분을 흘려 보내기는 어렵지 않다. 노래 솜씨야 명불허전이지만, 소박하면서도 능란한 기타 연주도 장난이 아니다. 예를 들어 “Ki Chororo”나 “Los Inundados”에서의 트레몰로에 이은 플러킹과 스트러밍의 종횡무진한 변동을 들으면 소박함 이면에 있는 화려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런 기타 주법을 듣고 있으면 누에바 깐씨온은 북아메리카의 모던 포크처럼 어쿠스틱 기타에 기초한 음악이지만, 악기에 대한 해석이 영 다르다는 결론을 내리게 된다. 오히려 북아메리카의 포크의 기타 소리가 밋밋하고 심심하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그러니 아르헨티나의 ‘475세대’라면 이 음반이 CD로 재발매된 것을 보고 감회에 잠길 것이다. 한국인들이 양희은, 방의경, 김광희 등의 1970년대 초의 모습을 보는 기분과 비슷하려나… 그건 확인할 수 없지만 메르쎄데스 소사가 30년 전에도 지금처럼 ‘자이언트’였다는 것은 분명하다. 음악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20020503 | 신현준 homey@orgio.net 8/10 P.S. 푸념: 아르헨티나처럼 한국인들이 ‘후진국’으로 생각하는 나라는 이런 음반을 재발매하여 15달러 이하로 판매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왜 방의경과 김광희의 30년 전 음반이 2-300만원을 호가하는가. 과연 어느 나라가 후진국인가? 수록곡 1. Chacarera del 55 2. El Cachapecero 3. El Cosechero 4. El Jangadero 5. El Viento Duende 6. Ki Chororo 7. La De los Humildes 8. La Pancho Alfaro 9. La Zafrera 10. Los Inundados 11. Zamba de la Distancia 12. Zamba del Riego 관련 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 땅고(탱고), 폴끌로레, 누에바 깐시온 그리고 록 나씨오날 – vol.4/no.7 [20020401] Carlos Gardel [The Best of Carlos Gardel]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57 Minutos con la Realidad]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20 Greatest Hits] 리뷰 – vol.4/no.7 [20020401] Invisible, [El Jardin de Los Presentes]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4]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Feroz]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리뷰 – vol.2/no.9 [20000501] Atahualpa Yupanqui, [30 Ans de Chansons]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En Argentina]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ta a Charly Garcia]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7 Anos]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De Ushuaia a la Quiaca] 리뷰 – vol.4/no.7 [20020401] Various Artists, [Argentine: Les Musiciens de la Pampa] 리뷰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Mercedes Sosa 관련 페이지 http://www.geocities.com/TheTropics/9580/ http://users.hotlink.com.br/saulob/mercedessos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