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ahualpa Yupanqui – 30 Ans de Chansons – Le Chant du Monde(France), 1992 빰빠의 음유시인의 발자취 이런 유형의 음반을 리뷰할 때의 마음은 두 가지 중의 하나다. 하나는 20세기 대중음악의 원류를 찾아 나선다는 신성한 마음으로 경외감을 갖게 되는 경우와 오래된 사운드에 별다른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경우. 두 가지는 불가분하게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도 쉽지는 않다. 물론 이런 시작은 이 리뷰가 실리는 웹진의 성격으로 인해 필요할지 모르는 외교적 언사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곡, 한 곡에 얽힌 사연을 알기에는 나의 지식은 턱없이 부족하므로 그저 감상의 차원이 아닌 리뷰의 차원에서 음악을 듣는 일은 부담스럽기 그지없다. 그 알량한 지식 중에는 ‘이미 충분해’라는 뜻의 “Basta ya”가 반미(反美)를 노래한 것이며, 삼바(zamba)에 속하는 마지막 트랙의 제목을 해석하면서 유빵끼에게 기타란 ‘빈자(貧者: pobres)를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유추하는 정도다. 그리고 나선 이 음반에 나오는 기타 연주를 들으면서 유빵끼가 후대의 누에바 깐씨온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것이다. 1908년 엑또르 로베르또 차베로(Hector Roberto Chavero)라는 스페인식 이름으로 태어나서 잉까 제국의 마지막 이름들 중의 하나를 ‘예명’으로 선택했다는 사실이 그에 대해 많은 것을 설명해 줄 것이다. 이베리아인과 인디오(영어로는 ‘Amerindian’)의 감성을 모두 존중하면서 아르헨티나의 농촌을 여행하면서 그곳에 남아 있던 음악적 전통을 찾아 헤맸던 이력으로 인해 그는 칠레의 비올레따 빠라(Violetta Parra)와 더불어 누에바 깐씨온의 아버지라고 불린다. 누에바 깐씨온에 꾸바의 누에바 뜨로바를 포함시킬 수 있다면 그는 까를로스 뿌에블라(Carlos Puebla)와 더불어 20세기 전반기 라틴 아메리카 최고의 뜨루바도레(trouvadore)일 것이다. 민속 ‘가수’들의 음악 뿐만 아니라 빠야도레스(payadores)라고 불리는 즉흥시인의 구비문학도 채집하다가 뒤에는 창작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는 우디 거쓰리(Woody Guthrie)를 연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음반에 수록된 “Caminito del Indio”가 그의 최초의 창작곡으로 기록되는데, 한 기록에 의하면 이는 1926년 작이다. 그리고 “Basta Ya!” 등에서 ‘양키’를 비판한 이유로 그는 1932년과 1949년 망명길에 오르게 되고 그때마다 빠리를 택한다. 빠리에서 에디뜨 삐아프(Edith Piaff), 비올레따 빠라 등과 교류했고, 1949년에는 유럽에서 처음으로 순회공연(tour)을 가지기도 한다. 1967년 또한 차례의 망명 이후 1992년 그곳에서 숨을 거둘 때까지 빠리에 머물렀다. 이상은 음반 리뷰로는 어울리지 않는 그의 전기(biography)다. 그렇지만 이 경우에는 이런 바이오그래피가 필요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음반은 그가 살아가면서 발표한 곡들을 모은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곡들은 하나같이 상실감과 슬픔을 머금고 있다. 이는 칠레의 민중시인 빠블로 네루다( Pablo Neruda)를 노래한 15번 트랙이나 체 게바라를 헌정한 5번 트랙에만 그치지 않고, 밀롱가(milonga: 2번 트랙), 차까레라(chacarera: 4번, 17번 트랙), 바구알라(bagula: 13번 트랙) 등 춤곡의 리듬을 기초로 한 곡에서조차 사라지지 않는 특징이다. 멜로디와 목소리, 기타 연주, 그리고 (잘 알아듣지는 못하지만) 노랫말이 모두 그렇다. 이는 인디오가 사라져가는 민족이라는 사실, 그리고 그가 반생을 망명객으로 살아왔다는 사실과 밀접히 관련되는 것 같다. 이런 소실로 인한 슬픔은 이미 그가 살던 시기부터 존재했던 것들이라면, 이런 음악을 들으면서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아픔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것은 현대의 현실이 이런 사라짐을 더욱 대규모로 반복하고 있다는 점과 무관치 않으며, 이런 현실이 중단되지 않는 한 이런 오래된 노래가 울리는 감동은 영원할 것 같다. 20020503 | 신현준 homey@orgio.net 9/10 P.S. 1. 이 앨범은 그가 고인이 된 직후에 발매되었다. 유빵끼의 유작으로는 여러 종이 있지만 EMI에서 발매된 여덟장 짜리 CD로 된 박스 셋 [Magia de Atahualpa Yupanqui]이 ‘결정판’이다. 언감생심일 뿐이지만. 2. 아따우알빠 유빵끼와 레온 히에꼬(혹은 찰리 가르씨아) 사이의 관계는 러시아의 불라뜨 오꾸자바와 보리스 그레벤시꼬프 사이의 관계 혹은 블라지미르 비소츠키와 빅또르 쪼이(그리고 유리 셰브추끄) 사이의 관계와 비슷하다. 이 시리즈의 ‘컨셉트’에 대해 말하고 있는 중이다. 수록곡 1. Duerme Negrito 2. Los Ejes de Mi Carreta 3. Preguntitas Sobre Dios 4. La Del Campo 5. Nada Mas(Hommage a Ernesto Guevara) 6. Trabajo, Quiero Trabajo 7. Punay 8. El Poeta 9. Hui Jo Jo Jo! 10. Campesino 11. De Aquellos Cerros Vengo 12. Basta Ya 13. Soy Libre! Soy Bueno! 14. El Tulumbano 15. Cancion Para Pablo Neruda 16. Camino del Indio 17. La Olvidada 18. Danza de la Paloma Enamorada 19. Pobrecito Soy 20. Guitara de Pobre 관련 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 땅고(탱고), 폴끌로레, 누에바 깐시온 그리고 록 나씨오날 – vol.4/no.7 [20020401] Carlos Gardel [The Best of Carlos Gardel]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57 Minutos con la Realidad]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20 Greatest Hits] 리뷰 – vol.4/no.7 [20020401] Invisible, [El Jardin de Los Presentes]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4]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Feroz]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리뷰 – vol.2/no.9 [20000501] Mercedes Sosa, [Canciones Con Fundamento]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En Argentina]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ta a Charly Garcia]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7 Anos]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De Ushuaia a la Quiaca] 리뷰 – vol.4/no.7 [20020401] Various Artists, [Argentine: Les Musiciens de la Pampa] 리뷰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Atahualpa Yupanqui 관련 페이지 http://www.geocities.com/SoHo/Coffeehouse/6522/yupanqui.html http://www.raicesargentinas.com.ar/ediciones_anteriores/raices1/biografia.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