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or Piazzolla | 57 Minutos con la Realidad (1996)

Astor Piazzolla – 57 Minutos con la Realidad – Intuition, 1996

탱고 혁명가가 들려주는 57분 동안의 전율

일단 기초 정보를 제공한다면 이 음반은 삐아솔라의 마지막 레코딩이다. 1번 트랙부터 4번 트랙까지는 그가 쓰러지기 직전인 1989년 11월 독일에서 레코딩한 것이고 킴 한라한(Kip Hanrahan)이 프로듀싱을 맡았다. 밴드 편성은 6인조 악단(sextet)으로 삐아솔라가 반도네온을, 제라르도 간디니(Gerardo Gandini)가 피아노를, 호레이씨오 말비씨노(Horacio Malvicino)가 기타를, 다니엘 비넬리(Daniel Binelli)가 반도네온을, 까를로스 노찌(Carlos Nozzi)가 첼로를 맡았다. 콘트라베이스는 1번 트랙과 2번 트랙에서는 앙헬 리돌피(Angel Ridolfi)가 3번 트랙과 4번 트랙에서는 앤디 곤살레스(Andy Gonzalez)가 맡았다. 한편 5번 트랙부터 8번 트랙까지는 1989년 6월 영국의 BBC에서 실황을 녹음한 것이다. 반도네온, 피아노, 기타는 앞의 트랙들과 같은 인물이 연주했지만 첼로는 호세 브라가또(Jose Bragato), 콘트라베이스는 엑또르 꼰솔레(Hector Console)가 맡았다. 마지막 트랙인 9번 트랙은 1982년 8월작인 [Rough Dancer and Cyclical Night]의 서곡이다.

이 음반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최후까지도 실험을 게을리하지 않는 거장의 면모다. 이는 “Buenos Aires Hora Cero”에서의 새로운 해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타카토 걸린 피아노, 어둡게 쿵쾅거리는 콘트라베이스, 미끄러지듯이 흐르는 첼로 소리와 함께 두 대의 반도네온이 특유의 울려퍼지는 소리를 통해 청중을 조였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다른 어떤 레코딩보다도 길게 연주한 “Adios Nonono”도 9분에 가까운 길이가 전혀 지루하지 않게 청자를 흡입한다. 다른 한편 “Tres Minutos con la Realidad”은 앨범 타이틀을 이 곡의 제목을 확장한 것에서 알 수 있듯 삐아솔라의 엑기스만을 추출한 뒤 그것을 응축하여 3분 동안의 전율을 안겨 준다. 어떻게 3분 동안의 시간 동안 삐아솔라의 모든 음악적 특징들은 물론 재즈 스타일의 기타와 피아노까지 더해질 수 있는지가 궁금할 정도다. 점층적으로 고조되는 “Milonga para Tete”보다 부드럽게 진행되는 “Mumuki”같은 곡에서의 해석도 나같은 초심자가 간단히 언급하고 끝낼 성질의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삐아솔라는 프로듀서의 믹싱에 대해 불만을 가졌다고 한다. 그게 어떤 불만이었을지가 궁금하다. ‘클래식’ 음악계에 속한 작곡가가 그런 바램을 가졌다는 사실에 의아해 하는 것은 평생 실험가였던 인물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것이지만… 어쨌든 이 음반을 다 듣고 난 뒤에는 어설픈 스페인어가 튀어나오게 된다. Adios! 20020503 | 신현준 homey@orgio.net

10/10

수록곡

1. Imagenes
2. Milonga Para Tres
3. Buenos Aires Hora Cero
4. Pasajes Obscuras Dos Estrellas
5. Tres Minutos con la Realidad
6. Mumuki
7. Sexteto8. Adios Nonino
9. Prelude To The Cyclical 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