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los Gardel – The Best of Carlos Gardel – Hemsphere/EMI, 1998 전성기의 ‘탱고 가요(tango cancion)’, 그 전설의 목소리 까를로스 가르델(Carlos Gardel)은 통상 ’20세기 남미가 낳은 최고의 가수’라고 불린다. 이때 ‘남미’가 쿠바같은 카리브해 섬나라나 멕시코 등 ‘중미(中美)’ 대륙의 나라를 제외한다는 점을 전제해야 덜 혼동스러울 것이다. 그가 1935년 불의의 비행기 사고로 요절했다는 사실로 인해 후대의 평가가 너그럽다는 점도 조금은 감안해야 할 사실이다. 물론 이런 평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소수설’도 있다. 다름 아니라 ’20세기가 남미가 낳은 최고의 문호’인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Jorge Luis Borghhess)다. 보르헤스의 주장을 거칠게 요약한다면 까를로스 가르델은 땅고(탱고)가 가졌던 원초적 에너지를 (여성 취향의?) ‘부드러운 사랑타령’으로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여기서 누가 옳으냐는 진실 게임을 벌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단지 까를로스 가르델이라는 존재가 20세기 전반기의 대중음악을 표상하는 존재라는 사실만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20세기 전반기라는 시기는 영미 대중음악이 세계를 제패한 시기가 아니라 근대화된 나라들에서는 각자의 ‘국민적 대중음악’을 형성한 시기였고, 거기에는 땅고도 마땅히 포함되어야 한다. 그리고 땅고가 단지 ‘춤을 추기 위한 배경음악’이 아니라 ‘노래 형식’을 갖춘 대중음악으로 정착시켰다는 점은 공(功)이자 과(過)이고 따라서 ‘업적’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아무래도 익숙한 트랙들이 귀를 잡아 끈다. 유년 시절에 엄마와 함께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게토로 이주해온 가르델의 경험을 담고 있는 “Mi Buenos Aires Querido”, 헤어진 여인에 대한 갈망을 담은 “Volver”와 “El Dia Que Me Quieras” 등등. 이 곡들은 훌리오 이글레시아스(Julio Iglesias)나 루이스 미겔(Luis Miguel)에 의해 최근에도 재해석되고 있으니 비교해 가면서 듣는 재미도 있다. 물론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선율은 영화 [True Lies]의 사운드트랙으로 나오는 “Por Una Cabeza”일 것이다. 신산스러운 바이얼린 소리, 구슬픈 반도네온 소리를 내세운 ‘오르께스뜨라 띠삐까(orquestra tipica)’의 악단의 연주에 맞춰 부르는 가르델의 노래는 ‘직업 가수라면 누구나 목숨 걸고 노래부르던 시절’의 느낌을 그대로 전해 준다. 그러다 보면 가르델의 ‘땅고 깐씨온(탱고 가요?)’도 마냥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것은 아니다. 낭만적이지만 거칠고, 육감적이면서도 승화된 땅고의 일반적 매력이 사라지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아직 LP 레코드(문자 그대로 ‘long play’)라는 음반 포맷도 없었고 레코딩의 음역대도 가청주파수를 모두 포함하지 못하던 시기이니 여기에 수록된 사운드는 ‘갑갑한’ 느낌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 SP 레코드를 축음기에 걸고 나팔관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노래가 컴팩트 디스크에 담기는 일이 희귀한 일은 아니지만, 컴팩트 디스크로 그때의 느낌을 받는 일은 점점 희귀해지는 것 같다. 수많은 종의 컴필레이션 음반들 중에서 이것을 고른 이유 가운데 이 CD가 1978년에 발매된 앨범을 리매스터링한 것이라는 사실도 포함될까. 그렇게 말하기에는 나의 땅고(탱고) 편력이 너무 짧다. 20020403 | 신현준 homey@orgio.net 8/10 수록곡 1. Mi Buenos Aires Querido (tango) 2. Melodia de Arrabal (tango) 3. Leguisamo Solo (tango) 4. Tomo y Obligo (tango) 5. Silencio (tango) 6. Golondrinas (tango cancion) 7. Por Una Cabeza (tango) 8. Sus Ojos Se Cerraron (tango) 9. Volver (tango) 10. Rubias de Nueva York (fox trot) 11. El Dia Que Me Quieras (tango) 12. Cuesta Abajo (tango) 13. Madreselva (tango) 14. Amargura (tango) 15. Estudiante (tango) 16. Soy Una Fiera (milonga) 17. Buenos Aires (tango) 18. Arrabal Amargo (tango) 19. Volvio Una Noche (tango) 20. Lejana Tierra Mia (cancion) 관련 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2): 땅고(탱고), 폴끌로레, 누에바 깐시온 그리고 록 나씨오날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57 Minutos con la Realidad] 리뷰 – vol.4/no.7 [20020401] Astor Piazzolla, [20 Greatest Hits] 리뷰 – vol.4/no.7 [20020401] Invisible, [El Jardin de Los Presentes]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리뷰 – vol.4/no.7 [20020401] Charly Garcia, [Tango 4]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Feroz] 리뷰 – vol.4/no.7 [20020401] O.S.T., [Tango] 리뷰 – vol.2/no.9 [20000501] Atahualpa Yupanqui, [30 Ans de Chansons]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ciones Con Fundamento]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En Argentina] 리뷰 – vol.4/no.7 [20020401] Mercedes Sosa, [Canta a Charly Garcia]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7 Anos] 리뷰 – vol.4/no.7 [20020401] Leon Gieco, [De Ushuaia a la Quiaca] 리뷰 – vol.4/no.7 [20020401] Various Artists, [Argentine: Les Musiciens de la Pampa] 리뷰 – vol.4/no.7 [20020401] 관련 사이트 아르헨티나의 음악문화에 관한 간명한 해설(영어 및 스페인어) http://www.surdelsur.com/identidad/cumusing.htm 탱고에 관한 간명한 해설(영어 및 스페인어) http://www.argentour.com/tangoi.html 까를로스 가르델 사이트들 http://www.todotango.com/english/gardel/gardel.html http://www.tangoargentino.com/gardel.htm http://www.tango.montreal.qc.ca/cbc/TANGO_PT1/Tango_1.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