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t Metheny Group – We Live Here – Geffen, 1994 가장 상업적인 팻 메스니 음악의 정점 대중적인 성공에 힘입어 9번째 그래미 수상을 했던 팻 메스니의 1994년 작 [We Live Here]는 가장 대중적이고 상업적이라는 평단의 혹평과 함께 리얼연주가 아닌 프로그래밍의 도입으로 많은 골수 팬들을 그의 음악에서 떠나게 했던 문제의 앨범이다. 물론 그 뒤 [Quartet]이나 [Trio 99>00]에서 들려주었던 전통적인 재즈 어프로치로의 복귀로 ‘변절’이라는 혐의를 벗긴 했지만, 지금도 [We Live Here]는 그 완성도에 비해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한 앨범으로 기억된다. 사실 [We Live Here]에 담겨진 대중적인 장르(R&B, 팝, 힙합같은)의 요소를 이유로 이 앨범을 상업적이라고 폄하하는 건 부당하다. 오히려 이 앨범은 그의 음악여정 중 가장 실험적이였던 [Zero Tolerance For Silence]와 연결되는 앨범이다. [Zero Tolerance For Silence]가 단 한순간도 타협하지 않은 극단의 실험정신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We Live Here]는 ‘동시대 대중음악과의 대화’라는 게펜시절 팻 메스니 음악의 경향을 가장 극명하게 표현했다는 점에서 일맥상통 하는 지점이 있다. 본 작은 그의 20년 음악여정과 맥락을 같이하는, 아니 가장 진취적인 앨범으로 꼽아야 한다. 매끄러운 그루브로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Here To Stay”는 예전 팻 메스니 음악의 서정적인 회화성과는 조금은 다른 도회적인 정서를 물씬 풍겨낸다(리듬섹션의 강조 때문인 듯 하다). 매력적인 곡 구성이 돋보이는 “And Then I Knew”는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곡이다. 반복적인 리듬 위로 흐르는 자유로운 기타 멜로디 라인, 보컬 하모니와 퍼커션, 신디사이저의 화려한 섞임, 강약을 조절해내며 서서히 페이드 아웃 되는 엔딩까지… 귀를 채는 ‘훅’과 음악적 완성도, 섬세한 표현력을 놀랍도록 조화시켜 낸 곡이다. 다음 곡 “The Girls Next Door”까지 이어지며 앨범의 전체적인 느낌을 규정하는 매끄러운 그루브는 “The End Of The World”에서 잠시 쉬어간다. 퍼커션을 중심으로 서서히 등장하는 인트로에 맞물려 들면서 곡 전체를 상승시켜내는 기타연주의 순간, 다시 정적인 연주. 종국에는 보컬과 기타 신디사이저의 비장미로 최고조를 맞는 구조는 [Offramp]와 [Secret Story]앨범에서 가장 잘 표현된 드라마틱한 곡 구성을 닮아 있기도 하다. 강조된 리듬 위로 흐르는 기타의 극적 긴장감은 타이틀 곡 “We Live Here”에서도 이어진다. 팻 메스니 표 발라드 “Something To Remind You”의 휴식을 지나고 나면 멤버들의 연주가 가장 화려하게 뿜어져 나오는 “Stranger In Town”의 응집력에 감탄하며 앨범을 마치게 된다. ECM에서 게펜 레이블로 옮기면서 그가 들려주었던 역동적이면서 드라마틱한 사운드([Still Life], [Letter From Home]으로 대표되는)가 가장 완성된 형태로 구현된 음악이며, 너무 매끄럽게 다듬어져 있는 것이 단점이 아니라면 단점을 찾기 힘든 훌륭한 앨범이다. ECM 시절의 탐미주의적 스타일과는 거리가 있지만, 그의 진보적인 음악여정과 대중성이 행복하게 만난, ‘변절’이 아닌 ‘변화’를 완성시킨 가장 상업적인 팻 메스니 음악의 정점으로 기록되어야 할 앨범이다. 20020317 | 박정용 jypark@nhncorp.com 9/10 수록곡 1. Here To Stay 2. And Then I Knew 3. The Girls Next Door 4. To The End Of The World 5. We Live Here 6. Episode d’Azur 7. Something To Remind You 8. Red Sky 9. Stranger In Town 관련 글 Pat Metheny Group [Pat Metheny Group]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Group [80/81]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Group [Offramp]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Group [The First Circle]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Group [Letter From Home]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Secret Stoy]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Trio>Live] 리뷰 – vol.3/no.5 [20010301] Pat Metheny & Jim Hall [Pat Metheny & Jim Hall] 리뷰 – vol.4/no.6 [20020316] Pat Metheny Group [Speaking Of Now] 리뷰 – vol.4/no.6 [20020316] 관련사이트 Pat Metheny Group 공식사이트 http://www.patmethenygroup.com/ Pat Metheny Group 국내 팬 사이트 http://i-qube.co.kr/p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