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nal – Manal – Mandioca, 1970 ‘아르헨티나의 롤링 스톤스’가 부르는 도시 블루스 마날이라는 낯선 이름의 밴드에 대해 접근하려면 ‘마날은 하비에르 마르띠네스(Cavier Martinez)가 이끈 3인조 밴드이고, 이 밴드의 드러머이자 보컬인 하비에르 마르띠네스는 아르헨티나 록의 창시자’라는 정보가 필요할 것이다. 그의 야심은 단순하게 ‘스페인어로 블루스를 부르는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고, 이런 야심은 이들이 발표한 네 종의 싱글과 두 종의 앨범에 실현되었다. 이들이 더욱 각별하게 대접받는 것은 아르헨티나 최초의 록 음악 전문 레이블인 만디오까(Mandioca)와 계약을 체결한 최초의 밴드라는 사실도 작용한다. 또하나 언급할 점은 이들 역시 아르헨티나 록의 산실인 전설적 클럽 꾸에바(La Cueva)에서 ‘함께 놀던’ 존재라는 점이다. 1968년 싱글 “Que Pena Me Das”를 발표하면서 레코딩 경력을 시작한 이들은 가또스(Los Gatos), 알멘드라(Almendra)와 더불어 아르헨티나 록이 영미의 트렌드의 수용을 넘어 자기 발로 서기 시작할 무렵의 ‘3인방’ 중 하나였다. 어느 나라나 ‘비틀스가 있다면 롤링 스톤스가 있는 법’이라면, 아르헨티나의 경우도 ‘가또스가 비틀스라면, 마날은 롤링 스톤스였다’라는 말이 성립할 것이다. 이 글을 쓰는 사람의 주장이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록 역사가’들에게는 공인된 견해다. 앨범을 여는 트랙 “Jugo de Tomate”가 휘감아 도는 블루스 리프로 시작하고 걸쭉한 톤의 보컬이 휘청거리듯 노래부르고 하모니카가 뒤에 가세하는 점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 이들의 최고 히트곡이기도 한 이 곡은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보다는 C.C.R.(Creedence Clearwater Revival)같다’는 평이 나올 만한 곡이다. 그렇지만 이후의 곡을 들어보면 롤링 스톤스처럼 개망나니같지도, C.C.R.처럼 건강하고 민중적이지도 않다. 본격적으로 셋잇단음표가 나오는 “Todo el dia me pregunto”에서는 블루스 순수주의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Una casa con 10 pinos”는 ‘컨트리와 블루스가 그리 다른 스타일은 아니다’는 점을 보여주려는 듯하다. 그런데 (북)아메리카도 아니고 흑인계 주민도 많지 않은 아르헨티나에서 왠 블루스? 이건 뭐 미국인이 아니면 블루스를 연주할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로컬’ 감성이 묻어 있지 않다면 그리 흥미롭지는 않다는 뜻이다. 워킹 베이스가 등장하는 도시 블루스 스타일의 “Avenida Rivadavia”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기나긴 거리를 가사에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Avellaneda Blues”는 왠지 이 앨범 수록곡들 중에서 가장 독창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니 현지 평론가들이 ‘탱고 블루스’라고 부르고 있다. 물론 탱고를 ‘딴딴딴 따라 딴딴~’하는 식의 리듬으로만 알고 있다면 이 말은 요령부득일 것이다. 마날의 하비에르 마르띠네스 1971년에 마날은 해체되었다. 뒤에 다른 멤버들은 꾸에바 클럽의 공동 소유자인 빌리 본드(Billy Bond: 물론 ‘예명’이다)가 이끌던 ‘프리폼 그룹’ 페사다(La Pesada)에 가담했고, 마르띠네스는 아르헨티나를 떠나버렸다고 한다. 그 뒤 1981년과 1995년에 컴백을 시도했지만 그리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후문도 들린다. 1981년의 컴백은 알멘드라의 성공적 컴백에 힘입어 시도한 것이라는 이야기도 함께 따라다닌다. 어쨌거나 블루스가 록 음악인의 궁극적 귀의점이 되는 것이 영미 본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면 ‘마날 스토리’도 여기에 꼭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20020315 | 신현준 homey@orgio.net 7/10 수록곡 1. Jugo De Tomate 2. Porque Hoy Naci 3. Todo El Dia Me Pregunto 4. Informe De Un Dia 5. Una Casa Con 10 Pinos 6. Avenida Rivadavia 7. Avellaneda Blues 8. Dona Laura 관련 글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눈물을 믿지 않는다!(1): 록 엔 에스빠뇰을 발견하며 – vol.4/no.6 [20020316] Various Artists, [Love, Peace And Poetry: Latin American Psychedelic Music] – vol.4/no.6 [20020316] Los Shakers, [Por Favor] 리뷰 – vol.4/no.6 [20020316] Laghonia, [Etcetera] 리뷰 – vol.4/no.6 [20020316] Los Dug Dug’s, [Los Dug Dug’s] 리뷰 – vol.4/no.6 [20020316] Los Gatos, [Los Gatos] 리뷰 – vol.4/no.6 [20020316] Almendra, [Almendra] 리뷰 – vol.4/no.6 [20020316] 관련 사이트아르헨티나 록 데이터베이스 http://rock.com.ar http://www.geocities.com/rock-argentino/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의 록 음악 데이터베이스 http://tinpan.fortunecity.com/waterloo/728/magic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