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ck Jagger – Goddess In The Doorway – Virgin/EMI, 2001 늙지 않는 악동 로커의 행장 [She’s The Boss](1985)부터 시작된 믹 재거의 솔로 행보는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의 블루스와 로큰롤 원칙에서 보다 ‘팝’하게 넓은 영역으로 나가고자 하는 기획으로 이해된다. 밴드 출신의 솔로 프로젝트 뮤지션들이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통상하는 전법대로 믹 재거 역시 각 기획 때마다 유수 뮤지션들을 세션으로 영입해 왔다. 허비 행콕(Herbie Hancock), 피트 타운전트(Pete Townshend), 제프 백(Jeff Beck), 피터 토쉬(Peter Tosh), 사이먼 필립스(Simon Philips) 등, 솔로 앨범 크래딧을 채운 상이한 스타일의 뮤지션들을 훑고 있으면 스톤즈와는 다른 트렌드를 만들어 내려는 재거의 기획 의도를 일부분 짐작할 수 있다. [Goddess In The Doorway]를 위해 모인 세션 뮤지션들부터 이야기해 보자면 가히 최고조에 달한 공조 시스템이라 할만하다. 이 시스템에선 이미 친숙해진 레니 크래비츠(Lenny Kravitz), 피트 타운전트부터 보노(Bono/U2), 조 페리(Joe Perry/Aerosmith), 와이클레프 진(Wyclef Jean)까지. 산타나(Santana)의 [Supernatural](1999)이 곧바로 연상되는 것도 당연하다. 역사적 명반에나 수여할 별 다섯 개를 달아준 음악지 [롤링 스톤(Rolling Stone)]의 호들갑이 상당 부분 이런 점에서 연유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 결론부터 말하자. [롤링 스톤]에 합세할 생각은 조금도 없지만 이 앨범이 ‘준수한’ 로큰롤 앨범인 것은 분명하다. 스톤즈나 믹 재거를 로큰롤 명예의 전당 ‘꽈’로 여기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릴지는 모르지만 거의 화석화되었다 싶었던 그의 음역이 생각만큼 관습적으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첫 싱글커트 되어 각종 방송 매체에서 뮤직 비디오를 심심지 않게 볼 수 있는 “God Gave Me Everything I Want”가 가장 좋은 예다. 인트로부터 세차게 몰아치는 펑크 로큰롤을 위해 레니 크래비츠가 합세한 이 곡은 가쁘게 쥐어 짜내는 재거 특유의 창법과 어울려 오랜만에 반동적으로 흥겨운 그루브를 맛보게 해 준다. 아울러 근 40여 년 간 쌓아온 그의 의도적이고 마초적인 허세도 여전해 반갑다(한 때 연인이었던 마리안느 페이스풀의 노회와 비교해 보니 더더욱..). 축구 경기장의 응원 소리 샘플링과 함께 조 페리의 스타디움 급 기타가 울려 퍼지는 “Everybody’s Getting High”나 중동 풍의 아리아와 기타, 클럽 댄스 비트가 신비롭게 휘몰아치는 “Goddess In The Doorway” 역시 로큰롤을 기반으로 다양한 스타일을 모색하고자 하는 재거의 의도를 효과적으로 발화시키고 있다. “Visions Of Paradise”나 “Don’t Call Me Up” 등이 재거 식의 ‘관습적인’ 슬로우 템포 록처럼 들려 심심하지만 “Hide Away” 나 “Joy”는 괜찮다. 와이클레프 진이 참여해 레게리듬과 힙합 비트를 얻게 된 “Hideaway”는 그 위로 얹힌 스패니쉬 기타와 플루트 때문에 초월적인 풍광으로까지 확장된다. “Joy”는 신실한 보노의 노래와 가스펠 합창이 재거의 그것과 대조를 이루는 로큰롤 송가라고 해도 될 듯 싶다. 정리하면 고전적 로큰롤과 상이한 스타일들이 놀라울 것 없이 화해하고 있지만 의식적이거나 지지 부진하게 들리지 않는다. 수많은 고령 로큰롤, 하드 록 밴드, 뮤지션들이 동형반복 외에는 방법이 없어 신보를 낸다 해도 생존 여부 확인 이상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것도 범상치 않은 재주다(58세의 나이에 몸에 딱 맞는 가죽 재킷과 대님 진을 입고 화면 가득히 춤추는 엉덩이를 보여주면서 음습하거나 추레해지지 않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사뭇 로큰롤 특유의 미학인 남성적 섹슈얼리티는 영원히 유효하다는 생각마저 든다. 악동 로커들은 늙을 수 없다. 20020215 | 최세희 nutshelter@hotmail.com 7/10 수록곡 1. Visions Of Paradise 2. Joy 3. Dancing In The Starlight 4. God Gave Me Everything 5. Hide Away 6. Don’t Call Me Up 7. Goddess In The Doorway 8. Lucky Day 9. Everybody Getting High 10. Gun 11. Too Far Gone 12. Brand New Set Of Rules 관련 글 The Rolling Stones [Aftermath]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Between The Button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Their Satanic Majesties Reques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Beggars Banque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Let It Bleed]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Get Yer Ya-Ya’s Ou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Sticky Finger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Exile On Main Stree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Hot Rocks 1964-1971]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Some Girl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Tattoo You]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Voodoo Lounge] 리뷰 – vol.4/no.4 [20020216] 관련 사이트 Mick Jagger 공식 사이트 http://www.mickjagger.com The Rolling Stones 공식 사이트 http://www.therollingstones.com The Rolling Stones 비공식 사이트 http://www.stones.com The Rolling Stones 팬 사이트 http://www.rssoundingboard.com http://www.beggarsbanquetonline.com http://www.aquilo.net/st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