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ing Stones – Sticky Fingers – Virgin, 1971 스톤즈 식 장르 탐구의 최우수 사례 [Sticky Fingers](1971)는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가 단순히 1960년대 유물로만 남지 않겠다는 의지를 만방에 알린 걸작이다. 그리고 이러한 스톤즈의 결의는 성공적인 결실을 얻었다. 영국과 미국 양쪽에서 차트 1위에 올랐으며, “Brown Sugar”와 “Wild Horses”라는 대형 히트곡도 배출했다. 1970년대를 맞이하는 스톤즈의 앞날은 창창해 보였다. 그리고 그러한 전망은 결국 틀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1970년대 나온 롤링 스톤즈의 스튜디오 음반 전부가 앨범 차트 정상에 올랐던 것이다. “영국에서 새롭게 나타난 히트메이커”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공룡 밴드”가 되고 만 것이다. [Sticky Fingers]는 외양에서나 내용에서 깊은 인상을 주는 음반이다. 우선 이 음반을 둘러싼 외적 측면을 보자. 무엇보다도 이 앨범의 압권은 팝 아트의 거장이자 뉴욕 언더그라운드 문화계의 대부였던 앤디 워홀(Andy Warhol)이 다듬어 낸 커버 디자인이다. 실제 바지 지퍼가 달린 이 악명 높은 커버는, [Sticky Finger]를 들어보지 못한 이도 쉽게 기억을 하리만큼 ‘전설’로 남아있다. 빨간 혓바닥과 입술로 상징되는 롤링 스톤즈의 로고가 처음 등장한 것도 바로 이 음반에서였다(많은 이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리, 이 디자인은 온전한 앤디 워홀의 작품은 아니라고 한다. 믹 재거(Mick Jagger)와 그래픽 디자이너 존 패쉬(John Pashe)가 실질적으로 고안해 낸 것이라고). 앤디 워홀의 작업장인 ‘팩토리(The Factory)’에서 찍은 것으로 추정되는 스톤즈 멤버들의 사진도 이상하리만치 강력한 분위기를 발산한다. 하지만 앨범 [Sticky Fingers]를 인상적으로 만드는 요인은 무엇보다도 뛰어난 수록곡들이다. 브라이언 존스 시절 스톤즈가 낸 음반들은 각 트랙 사이에 불균등한 점이 뚜렷했다. 즉 노래들간 편차가 심했던 것이다. 따라서 어떤 노래는 기가 막히게 훌륭한 반면 어떤 곡은 형편없기도 한 불균형이 고질적인 문제로 존재했다. 그런데 [Let It Bleed](1969)부터 이런 병폐가 눈에 띄게 최소화되더니, [Sticky Fingers]에 이르러 ‘완전무결’에 도달하게 된다. 누구보다도 뛰어난 재능을 과시하던 브라이언 존스가 사망하자 스톤즈 사운드 전체의 질적 향상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실로 아이러니지만, 엄연한 사실이었다. 음악적으로 롤링 스톤즈는 최전성기를 맞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Sticky Fingers] 수록곡들의 뛰어남은, 각각의 트랙이 다양한 음악 장르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스톤즈 고유의 색채를 부여받아, 무리 없이 빼어난 모양새를 갖추고 있다는 점에 기인한다. 솔리드 록의 하드함이 관악기의 풍성한 뒷받침을 안은 채 질주하는 “Brown Sugar”와 “Bitch”, “As Tears Go By”나 “Lady Jane”의 맥을 잇는 애절한 발라드 “Wild Horses”, 미국 남부 록과 블루스가 정돈된 화합을 이루는 “Sway”, 훵키 그루브로 시작하여 산타나(Santana) 스타일의 라틴 록이 돌출하는 “Can’t You Hear Me Knocking”, 미시시피 델타 블루스를 탐구하는 “You Gotta Move”, 영감으로 가득한 경건한 가스펠의 세계 “I Got The Blues”, 마약으로 얼룩진 싸이키델리아 “Sister Morphine”, 컨트리 뮤직에 대한 어두운 패러디 “Dead Flowers”, 그리고 음반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심포닉 록 “Moonlight Mile” 등. 스톤즈의 뿌리, 그리고 당시 주류를 이루던 장르 사조가 남김없이 재해석/창조되고 있다. 마치 비틀스(The Beatles)의 [The Beatles(White Album)]처럼, 스톤즈는 [Sticky Fingers]를 통해 자신들만의 ‘장르 순례’를 감행하고 있다. 하지만 멤버들의 아집으로 균열을 보이는 [The Beatles(White Album)]와 달리, [Sticky Fingers]는 조금의 흔들림도 감지되지 않는 통일성과 안정감을 견지하고 있다. 이것은 호흡이 잘 맞는 팀웍 때문일 수도 있고, 기량이 절정에 오른 멤버들의 개인기 때문일 수도 있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누구보다 출중한 실력을 갖추었으면서도 결코 나서지 않는 믹 테일러(Mick Taylor)와, 치밀한 프로듀싱으로 음반을 다듬어 낸 지미 밀러(Jimmy Miller)의 공로가 가장 클 것이다. [Sticky Fingers]를 통해 감행한 화려하고도 단단한 음악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스톤즈는, 이 음반의 성공으로부터 얻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내면으로 들어가는 모험을 개시하기에 이른다. 과연 자신들을 오늘날까지 변함없이 존재하게 만든 게 무엇인지, 그 정체의 뿌리를 파헤치려는 결의였다. 그 탐험의 산물이 바로 [Exile On Main Street] (1972)였다. [Sticky Fingers]와 [Exile On Main Street]에는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정도로 고양된 롤링 스톤즈의 참모습이 거침없이 구현되고 있다. 이제 다시는 직접 볼 수 없을 그 진귀한 광경이. 20020214 | 오공훈 aura508@unitel.co.kr 10/10 수록곡 1. Brown Sugar 2. Sway 3. Wild Horses 4. Can’t You Hear Me Knocking 5. You Gotta Move 6. Bitch 7. I Got The Blues 8. Sister Morphine 9. Dead Flowers 10.Moonlight Mile 관련 글 Mick Jagger [Goddess In The Doorway]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Aftermath]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Between The Button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Their Satanic Majesties Reques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Beggars Banque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Let It Bleed]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Get Yer Ya-Ya’s Ou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Exile On Main Stree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Hot Rocks 1964-1971]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Some Girl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Tattoo You]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Voodoo Lounge] 리뷰 – vol.4/no.4 [20020216] 관련 사이트 The Rolling Stones 공식 사이트 http://www.therollingstones.com The Rolling Stones 비공식 사이트 http://www.stones.com The Rolling Stones 팬 사이트 http://www.rssoundingboard.com http://www.beggarsbanquetonline.com http://www.aquilo.net/st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