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ling Stones – Tattoo You – Virgin, 1981 위대한 로큰롤 밴드의 마지막 불꽃 [Sticky Fingers](1971)로 화려하게 1970년대를 연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는 그 후 앨범들을 연달아 미국 차트 정상에 올려놓는 위업을 이루어냈고, 그 가운데 1978년에 나온 [Some Girls]는 그들에게 최고의 상업적 성공을 가져다주었다. 특히 이 음반의 성공은 펑크와 디스코의 전성기 때 당대의 여러 조류를 자신들의 스타일로 소화해내 거둔 것이라서 의미가 컸는데, 이런 여세를 몰아 이들은 소울과 디스코에 좀더 깊이 빠져든 앨범 [Emotional Rescue](1980)를 내놓는다. 하지만 이 음반은 상업적인 성공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평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스타일을 내면화함에 있어서도 예전만 못했을 뿐더러, 무엇보다 수록곡들 사이의 편차가 심했던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듬해 내놓은 앨범 [Tattoo You]는 예전의 활달한 로큰롤에 비중이 놓이면서 밴드의 건재함을 과시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 [Tattoo You]는 미발표곡 모음집의 성격이 강하다. 앨범을 위해 새롭게 작곡된 곡은 “Neighbours”와 “Heaven” 이렇게 둘일 뿐, 나머지 곡들은 멀게는 [Goat’s Head Soup]가 녹음될 무렵 작업된 것을 바탕으로 가사를 입히고 녹음을 새롭게 한 것이다(이는 당시 엔지니어를 맡았던 크리스 킴지(Chris Kimsey)의 아이디어였다). 그럼에도 이 앨범은 정규 앨범 못지 않은 높은 완성도를 갖게 되었다. 앨범의 전반부에는 주로 스트레이트 한 로큰롤 넘버들이 포진되어 있고, 후반부에는 믹 재거(Mick Jagger)의 팔세토 창법이 두드러진 느린 템포의 곡들이 있다. 그래서 이 앨범은 1970년대 중반 이래 밴드를 대변하는 두 얼굴인 하드 록과 소울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기도 한다. 첫 곡 “Start Me Up”은 차트에서도 커다란 성공을 거둔 곡으로, 간명한 리프와 흥겨운 리듬을 앞세운 스톤즈의 전형적인 감각적 로큰롤이다. 당시 차트를 지배했던 록 밴드 저니(Journey)나 알이오 스피드왜건(REO Speedwagon) 등과 비교해볼 때 이들은 여전히 로큰롤의 정수를 예리하게 포착하고 있었다. 이어 캐치한 여흥구가 귀를 잡아채는 “Hangfire”와 키쓰 리처즈(Keith Richards)의 보컬로 거친 입담의 가사가 뱉어지는 “Little T&A”, 박진감 넘치는 비트에 색소폰의 격정이 어우러진 “Neighbours” 등 매력적인 곡들이 이어진다. 이들 사이에 놓인 “Slave”는 좀 독특한 곡인데 훵키한 베이스 리듬 위에 소울 풍의 합창과 오르간, 색소폰 등이 어우러진 잼 세션 같은 곡이다. “Worried About You”에서 “No Use in Crying”까지 믹 재거가 팔세토 창법으로 노래하는 곡들은 다들 비슷한 분위기로 임팩트가 조금은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앨범의 마지막에 놓인 “Waiting On A Friend”에 이르면 또 한번 숨을 죽이게 된다. 청명한 일렉트릭 기타 울림에 피아노와 퍼커션이 들어오고 믹 재거의 가성이 살포시 얹히면서 시작되는 이 곡은 스톤즈의 수많은 고전 중 가장 마음이 따뜻해지는 곡이다. 1973년 자메이카에서 가진 [Goat’s Head Soup] 세션에서 가져온 곡인데, 그 때문인지 카리브해 풍의 퍼커션과 베이스 연주가 곡에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다. 스톤즈의 오랜 팬이라면 오랜만에 믹 테일러(Mick Taylor)의 기타 소리를 듣는 기쁨도 누릴 수 있고, 또한 “Slave”와 “Neighbours”에 이어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의 멋진 색서폰 연주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뜻밖인 건 우정을 갈망하는 가사이다. “매춘부도 필요 없고, 술도 처녀도 필요 없어요 / 단지 얘기하고 보호해줄 누군가가 필요할 뿐…” 믹 재거의 입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Tattoo You]가 거둔 성공은 그러나 이후 다시는 재현되지 못했다. 1989년 [Steel Wheels]로 또 한번 차트 정상을 밟기는 하지만, 그리고 1990년대 들어 엄청난 규모의 순회 공연으로 세간의 화제에 오르긴 하지만 현재적인 의미에서 이 위대한 로큰롤 밴드의 역사는 여기까지다. 하지만 아쉬울 건 없다. 이 때 멤버들은 이미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르고 있었으니 말이다. 20020214 | 장호연 bubbler@naver.com 7/10 수록곡 1. Start Me Up 2. Hang Fire 3. Slave 4. Little T & A 5. Black Limousine 6. Neighbours 7. Worried About You 8. Tops 9. Heaven 10. No Use In Crying 11. Waiting On A Friend 관련 글 Mick Jagger [Goddess In The Doorway]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Aftermath]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Between The Button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Their Satanic Majesties Reques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Beggars Banque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Let It Bleed]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Get Yer Ya-Ya’s Ou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Sticky Finger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Exile On Main Street]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Hot Rocks 1964-1971]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Some Girls] 리뷰 – vol.4/no.4 [20020216] The Rolling Stones [Voodoo Lounge] 리뷰 – vol.4/no.4 [20020216] 관련 사이트 The Rolling Stones 공식 사이트 http://www.therollingstones.com The Rolling Stones 비공식 사이트 http://www.stones.com The Rolling Stones 팬 사이트 http://www.rssoundingboard.com http://www.beggarsbanquetonline.com http://www.aquilo.net/st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