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rosmith – Young Lust: The Aerosmith Anthology – Geffen/Universal, 2001 제2의 전성기를 되돌아보다 2001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컴필레이션, 또는 베스트 음반의 열풍은, 아메리칸 록을 대표하는 노장 밴드 중 하나인 에어로스미쓰(Aerosmith)에게도 예외일 수 없었다. 정규 앨범인 [Just Push Play]를 발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두 장 짜리 편집 음반인 [Young Lust: The Aerosmith Anthology]가 등장한 것이다. 이 음반은 어지간한 거물(과 음반 회사)들이 철저하게 ‘이윤'(‘팬 서비스’란 구실 아래)을 남기기 위해 노골적으로 발매한 기획 상품임에 틀림없지만(2001년 말에 이런 현상은 의아하리만치 두드러졌다),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얼마 간 특이한 점이 감지된다. 그 사정은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주목할 사실은 이 컴필레이션이 게펜(Geffen, 현재는 유니버셜(Universal) 산하에 들어가버린)에서 발매되었다는 점이다. 현재 에어로스미쓰는 컬럼비아(Columbia)와 거액이 오간 계약을 맺고 활동 중이지만, 사실 이들이 부진했던 1980년대를 탈피하여 1990년대 초중반 아메리칸 록의 진정한 강자로 거듭나게 된 때는, 게펜 레코드사에 몸담고 있던 시기였다. 1970년대만 해도 [Toys In The Attic](1975)과 [Rocks](1976) 등의 앨범을 내놓으며 키스(Kiss)와 함께 미국 록계를 평정했던 에어로스미쓰였지만, 커다란 성공 뒤에 찾아온 부작용은 이들의 행보를 만만찮게 가로막았다. 즉 매너리즘, 방종한 사생활, 멤버들 간의 불화 등이 이들이 구가하던 ‘영광의 나날들’을 좀먹기 시작했던 것이다. 급기야 1979년 보컬리스트 스티븐 타일러(Steven Tyler)와 함께 밴드의 중추를 이루었던 기타리스트 조 페리(Joe Perry)가 팀을 탈퇴하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물론 새로운 기타리스트를 맞아 부랴부랴 앨범을 발매하긴 했지만, 본래 에어로스미쓰는 선배 밴드 롤링 스톤즈(The Rolling Stones)를 이미지 메이킹 하여 성공을 거둔 밴드이기 때문에(‘아류’가 ‘원조’와 거의 대등한 수준까지 다다른 희귀한 예), 이러한 상황은 에어로스미쓰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었다(예를 들어, 믹 재거(Mick Jagger)나 키쓰 리처즈(Keith Richards) 중 한 명이라도 없는 스톤즈를 상상해 보라). 컬럼비아사와의 전속 관계도 해지되고, 더 이상 앨범도 발매하지 못하고 3년여 동안(1982-1985) 밴드는 사실 상 해산 상태에 있었다. 하지만 에어로스미쓰는 그냥 사라지고 말 운명은 아니었던지, 돌연 극적인 재기를 이루고 낸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화려한 부활을 이룩할 수 있었던 요소는 크게 보아 세 가지였다. 첫 번째는 뭐니뭐니 해도 조 페리를 위시한 오리지널 멤버들의 복귀. 두 번째는 프로듀서 브루스 페어번(Bruce Fairbairn)과의 작업.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게펜과의 음반 계약. 위 세 가지 요소가 완벽한 화학 작용을 이루어, 에어로스미쓰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지존’의 나날을 누리게 된다. 즉 [Permanent Vacation](1987), [Pump](1989), [Get A Grip](1993)은 음악적으로나 상업적으로 빈약한 점을 찾아내기 힘든 ‘완벽한’ 록 음반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에어로스미쓰의 성공 내면에는 굉장히 치밀한 ‘전략’이 숨겨져 있었다. 1970년대 에어로스미쓰 음악이 하드한 솔리드 록(solid rock) 일색이었던 것과는 달리(물론 “Dream On” 같은 발라드도 있었지만), 게펜 시절의 에어로스미쓰는 격렬한 하드 록과 애절한 발라드가 동등한 비중으로 팽팽한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여기에 현악과 관악기가 풍성하게 동원된 오케스트레이션과 연륜에서 나오는 멤버들의 간결하면서 탄탄한 연주는, 아주 ‘상업적’이라 느껴지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달리 얄팍하거나 천박하다고도 할 수 없는 그런 느낌을 안겨 주었던 것이다. 더구나 이들을 확고한 스타덤에 오르게 한 일등 공신은, 다름 아닌 뮤직 비디오 클립이었다. ‘아저씨 밴드’라는 선입견을 타파하기 위해 이들은 “Crying”, “Crazy”, “Amazing” 등의 클립에 앨리시아 실버스톤(Alicia Silverstone)이나 리브 타일러(Liv Tyler) 같은 미소녀들을 ‘활용’한다. 상당히 선정적이면서도 나름대로의 유머가 느껴지는 이 클립들을 통해, 에어로스미쓰는 비주얼 메이킹의 측면에서도 대단한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1995년 친정인 컬럼비아사로 소속을 옮기면서부터, 게펜 시절 이들이 누렸던 전성기가 서서히 식어가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게 풍겨 나오기 시작했다. 컬럼비아에서 내놓은 [Nine Lives](1997)나 [Just Push Play](2001) 등은 물론 에어로스미쓰적인 요소가 변함없이 전개되고 있지만, 게펜 시절 음반에 담긴 화끈한 에너지는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이는 물론 멤버들의 나이가 들어감에 따른 ‘생물학적’ 요인이 으뜸가는 이유겠지만, 이들이 최상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터전이 사실 컬럼비아라기 보다는 게펜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물론 여기에 브루스 페어번의 솜씨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비록 1970년대와 1990년대 후반 컬럼비아 시절의 레퍼토리가 라이브 트랙으로 다수 실려있지만, [Young Lust: The Aerosmith Anthology]의 본질은 이들이 진정으로 다시 한번 불타 올랐던 게펜 레코드사 소속 시절을 회고하는 기념물인 것이다. 20020114 | 오공훈 aura508@unitel.co.kr 6/10 * 여담 : 에어로스미쓰의 게펜 시절 노래를 모은 컴필레이션은 이 음반 말고도 1994년에 발매된 [Big Ones]가 있다. 발매된 지 8년이나 되는 바람에 [Young Lust]가 나온 현재로선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농후하다(아바(Abba)의[Gold]가 맞이한 운명을 상기해 보라). 비록 [Young Lust]에 비해 노래 수가 빈약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지만, 1장 짜리 컴필레이션이 지니고 있는 ‘날렵함’이 돋보이는 음반이다. 이에 비해 [Young Lust]의 경우는, 라이브나 희귀 트랙 등의 보너스가 풍성함에도 불구하고, 듣다보면 때로는 ‘둔중’하다는 감을 지우기 어렵다. 수록곡 DISC 1 1. Let The Music Do The Talking 2. My Fist Your Face 3. Shame On You 4. Heart’s Done Time 5. Rag Doll 6. Dude (Looks Like A Lady) 7. Angel 8. Hangman Jury 9. Permanent Vacation 10. Young Lust 11. The Other Side 12. What It Takes 13. Monkey On My Back 14. Love In An Elevator 15. Janie’s Got A Gun 16. Ain’t Enough 17. Walk This Way (with Run-DMC) DISC 2 1. Eat The Rich 2. Love Me Two Times 3. Head First 4. Livin’ On The Edge (acoustic version) 5. Don’t Stop 6. Can’t Stop Messin’ 7. Amazing (orchestral version) 8. Cryin’ 9. Crazy 10. Shut Up And Dance 11. Deuces Are Wild 12. Walk On Water 13. Blind Man 14. Falling In Love (Is Hard On The Knees) (live) 15. Dream On (live) 16. Hole In My Soul (live) 17. Sweet Emotion (live) 관련 사이트 Aerosmith 공식 사이트 http://www.aerosmith.com Aerosmith 팬 사이트 http://www.aerosmithfans.com Aerosmith 기념품 사이트 http://www.aerosmithdire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