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nk Floyd – Atom Heart Mother – EMI, 1970 초원에서 울려 퍼지는 전위교향곡 감정의 격정이 아닌 치유의 음악으로서 ‘저 푸른 초원의 젖소 한 마리’보다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상징은 무엇일까. 이를 위해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Atom Heart Mother]는 무작위로 추출된 신문의 표제에도 불구하고, 힙그노시스(Hipgnosis)의 단순한 표지사진에도 불구하고, 교향악과 아방가르드의 현대적 조우에 따른 불안을 떨쳐버리고 삼위일체로서 완결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곧 1970년에 이르러 ‘부조화의 조화’는 핑크 플로이드의 새로운 면모로 각인 되어 버린다. 물론 “Atom Heart Mother”는 20여분대의 긴 음악이지만, 소단락으로 나누어져 있는 덕택에 음반은 전체적으로 작은 노래들의 모임처럼 들린다. 더구나 “Alan’s Psychedelic Breakfast”는 음악이라기보다는 ‘음향’에 치중한 작품으로서, 물 떨어지는 소리라든가 시리얼 씹는 소리, 커피 마시는 소리는 자못 흥미롭게 들리며 그것은 분절의 효과를 더욱 높인다. 그 외 나머지 곡들도 소곡위주로 개인적인 감정을 피력한 듯하니, 그러므로 앨범의 수록곡들은 두드러지는 파격은 보이지 않지만 한 걸음 떨어져 있는 어슷함으로 존재한다. 이른바 작은 병렬구조는 지속적인 충격을 미세하게 전달하지만 청자는 종국에 가서 그것에 익숙해지고 결과적으로는 ‘자연’이 되어 편안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 불협화음과 전자음향 그리고 여러 번 변주되는 음률의 완충적 결합으로 20여분을 채우는 “Atom Heart Mother”는 듣는 이에 따라서 싱겁기 그지없을 텐데, 그것은 핑크 플로이드 음악에 익숙한 점층적 상승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긴박하지도, 긴밀하게 얽혀있지도 않기에 쉽게 감정이입이 어려운바, ‘전개-갈등-절정-결말’등의 구성 따위는 모른 채 일상과 같은 리듬을 타게 된다. 마치 종잡을 수 없는 주변의 일기예보처럼. 그러므로 이 앨범은 ‘자연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어 오랜 시간동안 음악을 분석하려는 의지는 사라지게 되고 종국에 가서는 음악에 몸을 기대게 된다. 이때의 음악은 청자와 상대적인 대척감으로 마주보기보다는 상호 공존 속에서 흡수와 포용이 되고 이는 다시 표지의 그림과도 같은 의미이니, 이로서 커버에 대한 해석은 보강되어진다. 두 번째 곡인 “If”도 작고 조용한 분위기인데 음악은 물론이거니와 ‘If I were the moon, I’d be cool. / If I were a road, I would bend. / If I were a good man, I’d understand the spaces between friends. / If I were alone, I would cry. / And if I were with you, I’d be home and dry…’라는 두운의 리듬감을 보여주며 ‘When that fat old sun in the sky is falling’라는 가사로 시작하는 데이빗 길모어(David Gilmour)의 곡 “Fat Old Sun”도 미성의 목소리로 목가적인 평화로움을 감상적으로 그려내어 앨범 분위기에 일조하고 있다. 반면 릭 라이트(Rick Wright)가 만든 “Summer ’68″은 낙차 큰 완급으로 곡을 주무르면서 “빰빠바바”하고 부르는 코러스는 1968년을 떠오르게 해주고 이는 간접적인 대상의 연모가 담겨있어 ‘My friends are lying in the sun, I wish I was there’라는 가사의 심정을 이해할 것만 같다. 다음의 “Alan’s Psychedelic Breakfast”는 아마 재킷 표지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이후 [Dark side of the moon](1973)에서 엔지니어로 활약하게 될 알란 파슨스(Alan Parsons)에 의한 최초의 앰비언트라 할만하다. 이와 연관지어 케에엘에프(The KLF)의 [Chill out]은 이들의 앨범 표지를 차용했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아무튼 이러한 주변소리와 함께 하는 음악은 엄밀히 음악이라기보다는 또 다른 주변음으로 장식되어버린다. 이는 소리와 음악이 귀까지 전달되기 위한 거리감이 거부되면서 동시에 음원을 동일선으로 끌어올려 미세한 소리와 인위적 악기도 모두 같은 데시벨로 맞추어진다. 그리하여 소리와 음악의 경계는 모호해져 마셜 맥루한의 미디어 전달론에 입각한, 마이크는 화자의 입이 되고 티브이는 모습의 전달이라는 식으로 주변의 일부로의 영입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그것은 곧 생경스러움의 도전의식이며 소리를 일상에 받아들이도록 권유하는 최후 통첩일 수도 있다. 그런 만큼 재킷의 사진은 모든 이의 행복한 날들을 대변하게 되고 현대적 ‘전위교향곡’은 치유의 길을 함께 할 수 있다. 20011227 | 신주희 zoohere@hanmail.net 8/10 수록곡 1. Atom Heart Mother (a) Father’s Shout (b) Breast Milky (c) Mother Fore (d) Funky Dung (e) Mind Your Throats Please (f) Remergence 2. If 3. Summer ’68 4. Fat Old Sun 5. Alan’s Psychedelic Breakfast (a) Rise and Shine (b) Sunny Side Up (c) Morning Glory 관련 글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는 메아리를 위해 내 안에 벽을 쌓았다 – vol.4/no.1 [20020101] 핑크 플로이드, 영욕의 35년의 디스코그래피(incomplete version 1.1)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Echoes: The Best Of Pink Floyd]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The Piper At The Gates Of Dawn]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A Saucerful Of Secrets]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Ummagumma]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Meddle]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Obscured By Clouds]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The Dark Side Of The Moon]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Wish You Were Here]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Animals]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The Wall]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The Final Cut]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A Momentary Lapse Of Reason] – vol.4/no.1 [20020101] Pink Floyd [The Division Bell] – vol.4/no.1 [20020101] Roger Waters [The Pros And Cons Of Hitch Hiking] – vol.4/no.1 [20020101] Roger Waters [Amused To Death] – vol.4/no.1 [20020101] Syd Barret [The Madcap Laughs] – vol.4/no.1 [20020101] 관련 사이트 Pink Floyd 공식 사이트 http://www.pinkfloyd.com Pink Floyd 팬 사이트 http://www.pinkfloyd.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