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231085338-0401bestjazz_charliehunterCharlie Hunter – Songs From The Analog Playground – Blue Note, 2001

 

 

재즈의 영역을 넓히는 8-string 기타의 매력

포스트밥(post-bop)에서 애시드, 재즈 록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인정을 받고 있는 찰리 헌터(Charlie Hunter)의 대부분의 앨범에는 베이스가 없다. 그가 연주하는 8-sting 기타는 베이스 라인과 리드 부분을 모두 소화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8-string의 기타의 매력’, 이것이 앨범 감상의 첫 포인트이다.

한때 재즈가 주류였던 (상업적인) 황금기를 지나 팝과 록, 힙합에 묻혀 점차 상업적인 지분을 잃어가고 있는 재즈 시장의 활로는 대표적인 재즈 레이블 블루 노트(Blue Note)에 있어서 가장 큰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블루 노트는 그 활로 모색의 하나로 DJ 스매쉬(DJ Smash)나 칼 덴슨(Karl Denson) 같이 힙합을 가미한 애시드 재즈에 주목한 듯하다. 그런 경향이 녹아있는 ‘다양한 장르의 혼합’, 이것은 앨범 감상의 두 번째 포인트이다.

[Songs From The Analog Playground]는 전작의 차분한 재킷에 비해 심상치 않은 앨범 재킷부터 다른 느낌을 준다 싶더니, 예상대로 모스 데프(Mos Def)의 이름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어스 윈드 앤 파이어(Earth, Wind & Fire)와 브라이언 페리(Bryan Ferry)의 곡부터, 닉 드레이크(Nick Drake)의 곡을 거쳐, 전설적인 블루스 스타 윌리 딕슨(Willie Dixon)의 이름까지 확인하게 되면 앨범의 목표가 무엇인지 분명해진다.

“Street Sounds”와 “Creole”에서 보여주는 모스 데프의 랩(이라 하기엔 많이 부드러운)은 여전히 사색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Creole”에서는 재즈 보컬이라고 이야기해도 믿을 만큼 충분히 스윙하면서 곡과 녹아든다. 그와 더불어 “Mighty Mighty”와 “Spoonful”에서 들려주는 소울과 블루스에 대한 밀도 있는 재즈적 해석은 찰리 헌터 음악의 장점을 잘 설명해 준다. 찰리 헌터가 보여주는 다양한 장르의 해석은 단순히 재즈적인 느낌의 차용이 아닌 음악적인 접합을 통해 재즈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자신의 곡 “Rhythm Music Rides Again”에서 들려주는 연주는 오히려 DJ 스매쉬 류의 음악보다 훨씬 훵키하고 그루브한 매력을 보여주며, 브라이언 페리의 곡 “More Than This”에서 표현해내는 로맨틱한 서정은 청자의 마음을 열게 하는 특별한 선물이기도 하다.

다양한 장르를 재즈의 요소와 훌륭하게 결합시켜낼 뿐 아니라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새로운 매력을 느끼게 만드는 노하우가 성숙하게 녹아있는 앨범이다. 무엇보다 8-string 기타가 주는 색다름은 한번 느끼게 되면 헤어 나오기 힘든 묘한 매력이 있다. 20011228 | 박정용 bluetonic@lycos.co.kr

8/10

수록곡
1. Street Sounds
2. Rhythm Music Rides Again
3. Mighty Mighty
4. Mitch Better Have My Bunny
5. More Than This
6. Desert Way
7. Run For It
8. Spoonful
9. Close Your Eyes
10. Percussion Shuffle
11. Creole
12. Sunday Morning
13. Day Is D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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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사이트
Charlie Hunter 공식 사이트
http://www.charliehunter.com